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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5(4); 2021 > Article
교양교육과정 개편의 조건과 방향에 대한 탐색 -I 대학교 개편사례를 중심으로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교양교육과정 개편과정에서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조건과 방향을 탐색하는 데 있다. 특히 본 연구는 교양교육의 책무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교양교육과정을 개편하는 이론적 관점과 실천적 논리를 탐색함으로써, 교양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거시적 방향과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교양교육과정의 토대, 구조, 내용을 중심으로 교육과정 개편을 위한 이론적 배경을 탐색하고, 토대, 구조, 내용의 측면에서 국내외 교양교육과정 개편 사례와 I 대학의 교양교육과정을 진단하였으며, 이론 및 사례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중심으로 I 대학의 교양교육과정 개편의 타당성 논거를 확보하였다. 본 연구는 교양교육과정 토대의 측면에서 I 대학의 교양교육 목적과 목표를 수립하였고, 구조와 내용의 측면에서 기초교양 및 핵심교양의 재구조화를 시도하였다. 결론적으로 교양교육과정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방안으로 교수자의 책임 있는 교육활동, 교양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한 행정적 지원, 교양교육과정에 대한 평가시스템 확립을 제시하였다.

Abstract

The objective of this study is to explore the conditions and direction that should be closely reviewed in the process of reorganizing the curriculum for general education. In particular, this study concentrated on the establishment of a detailed execution plan and the macroscopic direction of general education. It did so by exploring the practical logic and theoretical perspective for reorganizing the curriculum for general education when the accountability of general education is to be emphasized. For this, this study explored the theoretical background for the reorganization of the curriculum focusing on the foundation, structure, and contents of the curriculum for general education. It also diagnosed some domestic and foreign cases of reorganizing the curriculum for general education, and the curriculum for general education of I university in regards to its foundation, structure, and contents. It then secured the argument for the validity of the reorganization of the curriculum for general education of I university focusing on the results drawn through both the theoretical and case research.
This study established the goal and objectives found in the general education of I university regarding the foundation of its curriculum for general education, and attempted the reorganization of basic and core general education when it came to its structure and its contents. In conclusion, this study presented the professors’ responsible educational activities, the administrative support for the qualitative improvement of general education, and the establishment of the evaluation system of the curriculum for general education. Having done so, we have pointed out the measures we need to take in order to offer a more stable and settled general education curriculum.

1. 들어가는 말

교양교육은 전공교육과 함께 학부교육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는 교육이다. 특히 교양교육은 품격 있는 삶의 방식을 이끌고, 기본적인 학업 능력을 배양시켜 학문의 기초를 탐색하게 하며, 인생의 장기적 비전 수립을 가능케 하는 교육으로서 전공 진입을 위한 예비교육의 차원을 넘어서 학부교육의 기본 골격을 형성하는 토대교육의 성격을 지닌다. 이런 측면에서 교양교육과정 개편은 학부교육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교육의 측면에서 볼 때 지금은 전환의 시대, 위기의 시대다. 우리는 새로운 실험과 도전이 끊임없이 수반되는 변혁의 시대를 살고 있고, 대학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새롭게 증명해야 하는 긴박한 시대에 살고 있다. 전통적 의미의 대학교육은 위협받고 있으며, 특히 학사제도 유연화, 교과내용과 교수학습방법론의 획기적 전환, 교육공간의 변화는 코로나 19로 인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학부교육은 교육의 최종단계로서의 고등교육(higher education)의 위상을 상실하고 평생교육에 부합하는 단계교육으로 전환될 것이고, 획일적이고 양적인 교육에서 맞춤형 질적 교육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 같은 시대적 변화 속에서 교양교육은 교육의 내재적 가치와 사회변화를 균형적으로 고려하여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시대적 책무를 부여받고 있다. 인성교육을 통해 자기 스스로를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기며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개척해나가는 능력을 길러주고, 융복합교육을 통해 자동화로 환원될 수 없는 자신만의 독창성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고양시키며, 역량교육을 통해 평생교육의 토대로서 자신의 인생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자기갱신능력을 제대로 길러주어야 할 것이다(정연재, 2020: 61-63).
교육과정(curriculum)은 교육목표에 따라 학습자의 성장과 발전을 돕기 위해 응집(coherence), 순차(sequence), 연계(articulation)의 원리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교육내용을 체계적으로 구조화하고 조직화한 모음이고(이성호, 2013: 12-13), 또 다른 측면에서 교육과정은 무엇을 가르치고 배울 것인가에 대한 답변으로서 교육활동의 기준을 계획하며, 이를 전문적으로 실천하고 질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총체적인 과정이다(홍후조, 2016: 20-21). 교육과정이 지니는 이 같은 체계적인 성격은 교육과정 개발에서 설계의 중요성을 전제하며, 특히 교양교육과정의 측면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대학의 교육과정이 전공교육과정과 교양교육과정으로 구분되어 있고, 전공교육과정은 학과별 전공교육과 계열별 전공기초교육으로 명확한 한계설정이 가능하나, 교양교육과정은 전공이 아닌 모든 교과를 의미할 만큼 그 경계가 애매하다는 현실적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교양교육과정을 개편하는 데 있어 교양교육의 목적과 목표를 구현하기 위해 각각의 영역에 어떤 교과목과 내용을 포함시켜야 할 것인가라는 교육내용의 문제와, 이러한 교육내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조직화할 것인가 하는 구조의 문제는 전공교육과정보다 훨씬 매우 중요하게 부각된다.
본 글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한다. 본 글은 대학의 교양교육과정이 교육적 측면에서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 어떤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서 출발한다. 특히 본 글의 목적은 교양교육과정 개편과정에서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조건과 방향을 탐색하는 데 있으며, 교양교육의 책무성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교양교육과정을 개편하는 이론적 관점과 실천적 논리를 탐색함으로써 교양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거시적 방향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계기를 확보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교양교육과정의 토대, 구조, 내용을 중심으로 교양교육과정 개편을 위한 이론적 배경을 탐색하고(2장), 토대, 구조, 내용의 측면에서 국내외 교양교육과정 개편 사례를 분석하는 동시에 I 대학의 교양교육과정을 진단하며(3장), 이론적 측면과 사례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중심으로 I 대학의 교양교육과정 개편의 타당성 논거를 확보하고(4장), 결론적으로 교양교육과정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향후 과제를 제시할 것이다(5장).

2. 이론적 배경: 교양교육과정의 토대, 구조, 내용을 중심으로

2.1 교양교육과정의 토대: 교양교육의 정체성과 교양교육과정의 목적 및 목표

2.1.1 교양교육의 정체성: 내재적 가치와 실제적 유용성 사이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은 교육과정에 교양교육을 편성하여 모든 학생들에게 이수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교양교육의 목적, 내용, 구성원리에 비추어 보면 수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어 있으며, 이 문제를 관통하고 있는 것이 바로 교양교육의 정체성 미확립이다. 자유교육에 토대를 둔 교양교육은 원래 내재적 가치, 즉 ‘지식을 그 자체의 목적으로 추구하는’ 교육이다. 자유교육은 ‘지적 문화를 형성하는 지식’(뉴먼), ‘가치 있는 활동, 사고와 행동의 양식으로 사람들을 입문시키는 성년식’(피터스), ‘마음의 발달’(허스트),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닌 인간 능력을 최고도로 이끌어내는 것’(휴웰), ‘인간의 본질적 마음을 발달시키는 교육’(허친스) 등 여러 학자들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규정되어 왔음에도 ‘자유롭게 하는 교육’이라는 본래의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전통에서 교양교육은 “특정 목적에 수단으로서 봉사하게 되는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케 하는 교육이 아니라, 그 자체로 본래적 가치를 갖는 품성을 도야하고 자기목적적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손동현, 2006: 220)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교양교육은 일반교육(general education)이다. 일반교육은 자유교육을 미국의 실용주의적 풍토와 대중교육적 상황에 맞게 재구성한 버전이다(박연호, 2010: 58). 여기서 말하는 ‘일반’은 특정 엘리트 계층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교육으로서 교육의 실제적 측면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식을 그 자체의 목적으로 추구해야 한다는 관점과 지식을 실제적으로 추구해야 한다는 관점 사이의 대립과 긴장은 교양교육의 역사에서 뚜렷하게 부각되어 왔다. 무엇보다 내재적 가치가 부각될 경우 학부교육의 완벽한 대안으로서 완결된 형태의 교양교육이, 실제적 유용성이 부각될 경우 평생교육의 토대와 직무역량의 기초로서의 교양교육이 강조될 것이다(정연재, 2019: 12).
또한 교양교육은 전공교육과의 심각한 갈등과 외부로부터 오는 요구, 즉 시대변화에 따른 사회적 요구에 따라 크게 변화되어 왔으며, 교양교육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왔다. 이 같은 교양교육의 정체성 혼란은 교육과정에 정확하게 반영되는데, 이 같은 상황을 백승수는 ‘전공의 침윤’과 ‘잡학의 공세’로 명료하게 정리한 바 있다(백승수, 2019: 144 참조). 교양교육과정을 전공교육과정의 하위 과정이나 예비과정으로 인식하여 전공기초교육을 교양교육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전자이고, 생활교양을 내세워 일반 상식이나 취창업 실무 교과목이 교양교육과정에 상당한 비율로 편성되어 있는 현실을 가리키는 것이 후자이다. 교양교육과정 개편에 앞서서 교양교육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2.1.2 교양교육과정의 목적 및 목표 설정

교육과정의 목적과 목표 설정은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첫 번째 단계로서 교육과정 개발에서 수행되는 모든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특히 교육내용을 선정하고 조직하는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즉 교육과정 설계시 어떤 교과목에서 어떤 지식으로 구성할지, 학습자들의 학습경험을 어떻게 조직하고 전개할지 고민할 때 교육목적 및 목표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동한다. 위계 구조상 상위 목적이 하위 목표의 근거와 기준이 되어야 하며, 이들 간에 논리적인 일관성과 경험적인 관련성을 높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신행자, 2013: 477). 흔히 교육목적(curriculum goals)은 미래의 성취나 행위를 위해 구체적으로 계획된 행동에 형태와 방향을 제공하는 포괄적, 일반적 진술이며, 이러한 목적을 구체화한 것이 목표다. 즉 교육목표(curriculum objectives)는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학습자는 무엇을 배우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교육목적보다 더 구체적으로 대답한 것으로서 의도된 구체적인 목적지를 제시한다(한혜정, 조덕주, 2012: 113; 이정옥, 2017: 497 참조). 따라서 유기적인 연계 속에서 명시적으로 기술된 교육과정 목적과 목표는 수업목적과 목표로 더욱 구체화되어 교과목 차원에서 교육내용과 경험이 조직화될 수 있는 토대를 이룬다.

2.2 교양교육과정의 구조: 교양교육과정의 유형별 특징

전공교육과정이 특정 학문분야에 대한 천착을 통해 ‘깊이’(depth)를 추구하는 ‘단일학문성’을 본질적 특징으로 지니는 교육과정이라 한다면, 교양교육과정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 대한 다각적인 관점과 이해를 도모함으로써 전인적 인간, 균형 있는 안목과 실천적 판단력을 갖춘 인간을 형성하기 위해 ‘폭’(breath)을 추구하는 교육과정이다(김지현, 2014: 194-195). 따라서 교양교육과정 구조에서 중요한 것은 학문간 횡단을 통해 어떻게 지적 안목과 지평을 확장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흔히 교양교육의 내용을 담는 틀로서 교양교육과정을 유형화한다면, 중핵교육과정, 자유선택교육과정, 배분이수교육과정으로 구성할 수 있다.
우선 중핵 교육과정(core curriculum)은 학생들에게 ‘경험의 중핵’ 혹은 ‘중핵적인 경험’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교육과정으로, 교육과정에서 모든 학습자들에게 공통 필수적인 부분을 지칭하며, 내용 자체가 문제중심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이성호, 2009: 275-277 참조). 특히 사회문제와 쟁점을 중심으로 여러 교과의 내용을 통합적으로 구성하는 교육과정으로서, 지식, 학문과 경험, 생활을 동시에 추구하는 일종의 교과중심 교육과정과 경험중심 교육과정의 통합 형태이다. 여기서 말하는 통합이란 교과중심 교육과정의 문제점인 단편적인 지식 습득과 경험중심 교육과정의 지나친 현실추구 경향을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대안이라는 측면에서다. 따라서 중핵교육과정은 분과적이고 단편적인 학습을 지양하고 각 교과들을 밀접하게 관련시킴으로써 긍극적으로 통합학습을 강조하며 사회적 필요나 문제해결을 중핵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백승수, 2020: 84). 중핵교육과정은 운영하는 방식에 따라 필수이수제, 부분필수이수제, 선택이수제, 그리고 필수와 선택으로 이원화하여 필수는 중점개별과목으로 그리고 나머지는 선택과목으로 이원화하여 운영한다(윤유진, 이연주, 2018: 264).
자유선택교육과정(free electives)은 학생들 개개인이 관심 있는 학문 분야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이수하는 교육과정이다. 대학교육의 대중화, 학문 발전과 분화에 따른 교과 세분화, 학생들의 관심 다양화 등이 자유선택교육과정을 제도화하고 촉진했던 동인들이다. 1869년 하버드 대학에서 처음 도입한 이후로 1910년대에 이르기까지 미국대학 교육과정의 주류를 형성하였으나 학생들의 학점 취득이 용이한 교과목에 선택이 집중되는 딜레탕티즘에 빠져듦으로써 자유로운 선택이 지니는 본래적 의미가 퇴색될 수 있는 결정적 단점을 지니고 있다(백승수, 2020: 79-80 참조).
배분이수교육과정(distribution requirements)은 자유선택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교육과정으로 학문적 편식을 지양하고 균형적 학습을 장려하는 유형이다.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교과목만을 마구잡이로 이수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학문 계열별로 교육과정을 몇 개의 범주로 구분해서 각 영역에서 필수로 이수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각 영역에서 최저이수제를 설정해서 학생들이 한 영역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 있는 지식 습득을 하도록 하고 있다(윤유진, 이연주, 2018: 264). ‘폭’을 지향하는 ‘배분’ (distribution)과 ‘깊이’를 지향하는 ‘집중’(concentration)은 각각 교양교육과정과 전공교육과정을 대표하는 개념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특히 배분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기초학문 분야를 중심으로 편성된 영역에서 제한된 측면의 선택을 보장한다. 이런 측면에서 배분이수제는 교과내용의 조직보다는 이수방식에 강조점이 있는 교육과정 유형으로서 공통배분필수제, 영역별 배분필수제, 배분영역별 자유선택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백승수, 2020: 83-86 참조).
백승수는 교양교육과정 유형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수행하면서, 새로운 교양교육과정 유형으로서 배분이수적인 학문 영역과 중핵교육과정의 주제 영역을 동시에 추구하는 융합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백승수, 2020: 97 이하 참조). 그에 따르면, 자유교육의 시원이라 할 수 있는 고대 그리스의 자유학예(artes libralis)의 3학 4과를 변용하여 3학문 4주제 모델을 제시하는데, 3학문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이라는 3대 기초학문 분야를 통해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탐색을 수행하고, 4주제는 대학의 교육이념과 인재상을 반영하여 자율적으로 중핵 주제를 선정하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배분이수제의 기초학문의 균형적 안목과 중핵교육과정의 통합적 학습경험을 균형적으로 고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2.3 교양교육과정의 내용

교육과정 개발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것은 교육과정 목적과 목표에 부합하는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목적과 목표에 부합하는 교육과정 내용을 선정하는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목적과 목표에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브래디(L. Brady)에 따르면, 교육과정 내용은 해당 학문 분야의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포함시켜 교육목표 달성에 부합해야 하고, 해당 학문의 본질적 요소과 탐구방법 측면에서 밀접한 연관성을 지녀야 하며, 학습자의 흥미나 호기심, 지적 관심에 적합해야 하고, 교수자 입장에서 가르칠 수 있고, 학습자 입장에서 학습 가능한 내용이어야 하며, 사회적 현실과 부합해야 하고, 학교 밖 현실세계와의 관련 아래서 학생들이 실제적인 삶을 준비하고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하고, 개인의 발달과 사회적 변화에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Brady, 1992; 박휴용, 2012: 182-183에서 재인용).
교육과정 내용 선정에 있어서 이러한 일반적 기준 이외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교양교육의 측면에서 교육과정 내용을 선정하는 문제이다. 교양교육과정의 내용을 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은, 학습자 요구, 현재주의, 전문직업주의가 강화되는 현실 가운데서 이러한 현실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교양교육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수용하는 유연성 확보가 관건이다. 특히 역사적 측면에서 교양교육 내용에서 가장 기본을 이루는 것은 바로 기초학문이다.1) 이런 맥락에서 인류 문화의 기본적인 내용을 형성하는 기초학문의 본질적 내용을 선정하고, 이러한 학문의 구조, 지형을 탐색하여 학문의 구조, 지형을 탐구할 수 있는 방법를 선정하고, 내용과 방법을 상호간에 연결시키는 것이 교양교육 내용 선정의 주요 절차이다(한혜정, 조덕주, 2012: 136 참조).
손동현에 따르면, 교양교육의 핵심은 세계에 대한 일관되고 정합적인 이해의 틀로서 세계관 혹은 세계상을 갖게 하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자기인식으로서 인간관을 수립케 하며, 보다 나은 세계,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할 때 그 지향점을 결정하는 가치 일반에 대한 의식을 공유케 하는 교육이다. 이러한 교육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교양교육의 핵심내용은 특정 전문분야의 직업적 활동에 소용되는 실용적 지식이나 기술을 개발하려는 응용학문 분야가 아니라 학문적 가치의 근원성과 보편성을 고려해 인문학, 기초사회과학, 기초자연과학 등 기초학문 분야의 연구성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손동현, 2019: 70).
또한 한국교양기초교육원에서 권고하는 교양교육과정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학부교육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기초학업능력을 함양하는 기초교육,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에 대한 균형적인 지식을 습득하거나 학문간 경계를 넘어서는 융복합적 주제를 탐구하는 교양교육, 인격 함양에 역점을 두어 성숙한 대학생의 토대를 만드는 소양교육이 그것이다(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21). 백승수에 따르면, 교양교육과정의 내용적 측면에서 나타난 교양교육과정의 문제는 교육내용 구성의 경직성 및 획일성, 고등학교 교육과정과의 차별성 부족, 전공예비교육적 성격, 학제적 과목의 부재 등이다(백승수, 2012: 341-343). 따라서 교양교육과정의 내용을 구성하는 데 있어 계열별 전공 기초교육과 실용교육 차원의 교육이 반영되는 것을 지양하고 교양교육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3. 국내외 교양교육과정 개편 사례 및 I 대학 교양교육과정 진단

3.1 국내외 교양교육과정 개편 사례

3.1.1 교양교육과정 토대의 측면에서

2018년 하버드 대학은 교양교육과정을 개편하면서, 교양교육과정에 대한 확실한 목적과 목표를 정립한 바 있다. 주지하다시피 교육과정 설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교육목적과 목표다. 교과내용을 체계화하고 학습경험을 조직화하는 일종의 준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개편과정에서 나타난 하버드 대학의 목적과 목표는 중요한 시사점을 가져다준다(H-GERC, 2016; 김지현, 2014: 200-204; 최미리, 2017: 269-272 참조).
<표 1>에서 알 수 있듯이 2009년에서 2017년까지는 ‘학문과 일상적 삶의 연계’가 목적이었다면, 2018년부터는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삶’으로 목적이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전자가 불확실하고 예측불가능한 세계에서 실제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교양교육에서 확보하고자 했다면, 후자는 다양한 문화와 전통의 연관 속에서 필요한 능력이 도덕적 삶이며, 이를 중점적으로 함양해야 하는 것이 교양교육임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편된 교양교육과정 목적이 “변화하는 세계에서 학생들이 시민으로서 도덕적으로 관여하는 삶을 살도록 준비시키는 것”(H-GERC, 2016)으로 설정된 것은 점점 더 상호연관성을 지니는 세계에서 미래세대가 어떤 방식의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다. 교양교육에서 도덕적 행위를 강조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교육의 실천적 면모가 정교한 이론적 작업을 통해 도달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버드 교양교육의 4가지 원칙은 “유덕한 행위의 본질에 대해, 사회와 전통의 정체성에 대해, 도덕적 차원의 문제에 대해, 개인과 사회의 관계, 과학과 기술의 변화에 대해 다양한 문제제기와 탐구를 수행하는 것” (H-GERC, 2016)이다. 도덕적 동기화(moral motivation)에 앞서 도덕적 정당화(moral justification)를 위한 치열한 탐구만이 미래의 험난한 삶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는 통찰이 엿보인다. 특정 가치에 대한 일방적인 전수가 아니라 다양한 가치체계를 정당화하는 조건과 과정을 스스로 찾아내게 하는 일종의 과정중심의 교육을 표방한 것으로 보인다(정연재, 2020: 71-72).2)
<표 1>
하버드 대학의 교양교육과정 목적 및 목표
구분 2009-2017 2018-
목적 학문과 일상적 삶의 연계 변화하는 세계에서 학생들이 시민으로서 도덕적으로 관여하는 삶을 살도록 준비시키는 것
목표 1. 세계화된 사회에서 민주적인 시민으로서 참여하는 삶을 살아 가도록 준비시킨다.
2. 학생들 스스로가 예술과 사상, 그리고 가치적 전통의 산물인 동시에 그에 참여하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3. 학생들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4. 학생들이 자신들의 말이나 행동이 가지는 윤리적 의미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켜야 한다.
1. 시민으로서 유덕한 행위의 본질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2. 사회와 전통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3. 사람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서 나타나는 도덕적 차원의 문제에 대해 탐색한다.
4. 개인과 사회 그리고 과학과 기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본질 을 탐구하며, 우리는 그 변화에 어떻게 건설적이며 비판적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연구한다.

3.1.2 교양교육과정 구조 및 내용의 측면에서

교육과정의 구조와 내용을 재구조화하는 데 명확한 관점과 논리를 구축하지 못한 국내 대학의 일반적 상황을 감안한다면, 교양교육과정 구조와 내용의 측면에서 뚜렷한 정체성을 지닌 하버드 대학의 개편 교양교육과정은 주목을 필요로 한다. 특히 하버드 대학의 경우 교양교육과정 유형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그 동안의 운영경험을 토대로 자유선택교육과정, 배분이수교육과정, 중핵교육교육과정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일례로 2018년 개편 교육과정은 영역별 필수조건을 완화하고, 계열별 배분이수제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중핵교육제와 배분이수제의 절충안이라 할 수 있는데, 기존 8개의 배분이수 영역을 4개의 중핵영역과 3개의 배분이수영역 1개의 기초영역으로 재구조화하였다. 개편 전후의 편성구조의 변화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표 2> 참조).
<표 2>
하버드 대학의 개편 교양교육과정 전후 비교
영역 2009-2017 영역 2018-
배분이수 영역 1. 미학적, 해석학적 이해
2. 문화와 믿음
3. 경험적, 수리적 추리
4. 윤리적 추리
5. 생명 체계의 과학
6. 물리 세계의 과학
7. 세계 속의 사회
8. 세상 속의 미국
중핵영역 1. 미학과 문화
2. 윤리와 시민성
3. 역사, 사회, 개인
4. 사회 속 과학과 기술
배분 이수영역 1. 예술과 인문학
2. 과학과 공학
3. 사회과학
기초교육 영역 경험적 수리적 추론
또한 최근 국내 대학의 교양교육과정 개편안을 살펴본 결과 구조 및 내용의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주목할 만한 특징을 지니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윤유진, 이연주, 2018; 윤승준, 2019; 송하석, 2019 참조). 첫째, 학교를 대표하는 플래그쉽 교양교과목을 공통필수로 지정하여 특성화된 교과목으로 운영하고 있고, 둘째, 전공과 무관하게 모든 학생들에게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에 대한 기초교육을 균형 있게 시행하고 있으며, 셋째, 배분 이수 영역을 효율적으로 분류하여 이에 합당한 이수체계를 구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배분이수 영역의 개설 취지가 기초학문 분야에 토대를 둔 지적 지평 확대와 융복합적 사고를 통한 학문 횡단능력의 함양에 있는 만큼, 영역별 분류방식과 주제중심의 분류방식 가운데 합당한 방식을 선택하여 학생들의 학습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제도를 구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넷째, 전공-교양의 이원적 분류체계에서 교양교육과정, 전공교육과정, 일반선택교육과정이라는 3원분류 이수체계로 전환하여 특히 교양의 정체성을 확고히 수립하고 있다는 점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희대학교는 <문명전개의 지구적 문맥>이라는 중핵영역에 「인간의 가치탐색」, 「세계와 시민」, 「빅뱅에서 문명까지」 등 총 3개 교과목 9학점을 편성하여 필수이수 조건을 부여하였고, 배분이수 영역을 주제중심과 기초학문중심의 혼합형태로 범주화하여 총 7개 영역에서 4개 영역을 필수적으로 이수하도록 편성하였다. 고려대학교는 공통교양 영역에 중핵교과 성격의 「자유⋅정의⋅진리」 Ⅰ-Ⅱ 교과목(6학점)을 편성하여 대학의 이념과 인재상을 반영한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고, 핵심교양 영역을 7개 영역으로 구조화하여 인문학 영역을 포함 2개 영역을 필수적으로 이수하도록 편성하였다. 단국대학교는 중핵교양 영역에 「세계 지성사의 이해」(3학점)를 신설하여 인류의 지적, 문화적 유산에 대한 이해와 그 현대적 의의를 탐구하는 교육을 지향하고, 배분이수 영역을 5개 영역으로 편성하여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분야의 기초지식을 확보하는 보편적 지성교육을 표방한 것이 특징이다. 아주대학교는 개편 교육과정을 한국교양기초교육원 권고안에 기초하여 ‘소양’, ‘기초’, ‘영역별 교양’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분류체계에 적합한 교과목을 배정하였으며, 특히 영역별 교양의 경우 기초학문에 토대를 두어 4개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앞에서 언급한 대학들의 배분이수 영역의 범주와 이수조건은 다음과 같다.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교양교육과정 내용에서 중요한 것은 일차적으로 교양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경계를 설정하여 교육과정의 선명성을 확보하고, 구체적으로는 기초학문 분야 교육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와 사회세계, 외적 자연의 세계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도모하며, 대학의 특성을 고려한 중핵 주제를 선정하여 통합적 학습경험을 함양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3.2 I 대학 교양교육과정 진단

우선 I 대학 교양교육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대학의 건학이념, 교육목적 및 목표, 인재상과의 연계 속에서 교양교육과정의 목적 및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이영선 외, 2019). 특히 교양교육과정의 목적 및 목표가 부재한 것은 치명적인 결함이었다. 교양교육과정의 목적 및 목표는 교양교육 목적, 목표와의 유기적 연계 아래 교육과정의 방향을 제시하고, 교양과정이 담아야 할 가치, 지식, 내용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교양교육과정 목적 및 목표가 설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모호하고 공허한 어휘나 일반적이고 당위적인 덕목만 나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백승수, 2012: 334) 역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명확하지 않은 교육목적 및 목표는 교육방향의 상실, 교양교육의 정체성 혼란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I 대학의 교양교육과정은 구조와 내용의 측면에서도 문제가 지적되었다. 학부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교양교육과정, 전공교육과정, 자유선택교육과정의 기능과 역할을 정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유형별 교양교육과정이 지니는 장단점을 분석하고, 학교 상황에 맞는 적실한 편성체계를 구성해야 하는 과제를 갖게 되었다. 또한 영역별로 볼 때 기초교양의 편성 취지가 불분명하고, 핵심교양의 이수체계가 경직되어 있으며, 일반교양에 편성되어 있는 일부 교과목이 교양교육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교양교육과정의 편성체계를 재구조화하고, 영역별 특성을 분명히 하며, 교양의 학술성, 보편성, 전인성에 의거하여 교과목의 대폭적인 재정비 작업을 수행하여 교양교육의 정체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잘 나타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이영선 외, 2019). 또 다른 측면에서 4차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과목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 역시 지적하였다. 구체적인 진단 및 자문 내용을 교양 영역별로 구분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표 3> 참조).
<표 3>
교양기초교육원 및 외부 전문가의 교양 영역별 진단 및 자문 내용
영역 진단내용
기초교양 • 기초교양의 편성 취지가 불분명함
• 학교를 대표하는 간판급 교양교과목을 특성화하여 발전시킬 필요가 있고 의사소통교과목의 내용 개선이 필요함
계열교양 • 전공기초 성격의 교과목이 다수 포함됨
• 계열교양 교과목을 학문의 기초라는 영역으로 재편성할 필요가 있음
• 계열교양 가운데 학부대학이 관장하는 교과목을 확실하게 정립해야 함
핵심교양 • 교양교육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이수학점이 너무 낮음(현재 9학점)
• 핵심영역의 4개 영역 중 3개 영역에서 각각 한 과목씩 이수하는 배분이수 방식이 핵심교양의 목표를 제대로 구현하기 어려움
• 기초학문 분야에 대한 균형적인 지식 함양과 융복합적 주제 탐구라는 목적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영역별 교과목 정비와 보완이 필요함
• 핵심교양 영역의 재범주화, 이수학점 재조정이 필요함. 특히 계열교양의 재분류를 통해 핵심교양 영역 이수학점을 대폭적으로 늘려야 함
일반교양 • 교양의 학술성, 보편성, 전인성에 의거한 교과목의 대폭적인 재정비 작업이 필요함
• 교양 범주에 속하지 않는 교과목 편성을 위한 별도 영역 설치가 필요함

4. I 대학 교양교육과정 개편 방향 수립

4.1 전문가 타당도 조사 및 분석

국내외 대학의 개편 사례, 학습자 수요조사 결과, 외부전문가 자문, 외부기관 컨설팅 등을 바탕으로 I 대학의 교양교육과정을 토대, 구조, 내용의 측면에서 진단하였고, 이를 토대로 교양교육과정 개편을 위한 4개 영역, 22개 세부추진 과제를 도출하였다. 특히 1영역 <교양교육 기본 방향 및 개편 전략>, 2영역 <교양교육과정 개편 세부 추진방향>, 3영역 <교양교육과정 편성 및 이수체계>, 4영역 <교양교육과정 운영 및 관리> 등 총 4개 영역으로 설정한 이유는 교양교육을 통해 추구하려는 기본 방향을 일차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개편 방향과 세부 추진과제들을 수립하며, 개편 교육과정이 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편성 및 이수체계를 재정비하고, 이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관리 및 점검 체제를 정립하기 위해서였다.
4개 영역에서 도출된 세부 추진과제에 대해 과제 수행의 파급효과와 과제 수행시의 영향력, 실행가능성을 고려하여 우선추진 과제를 선정하기 위한 전문가 의견조사를 실시하였다. 우선순위 도출을 위한 협의와 의견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는 교양교육, 학사, 교육과정 운영, 교수-학습지원 등의 분야에서 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전문 행정인력과 교양교육 관련 내부 교수자로 구성되었다. 타당도 설문은 교양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취지와 목적, 수행 내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제공한 후 4개 영역과 22개 과제에 대한 중요도(과제가 수행되었을 때의 파급효과)와 시급성(과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조사로 이루어졌다. 중요성과 시급성에 대한 정도를 1-4의 리커트 척도로 표시하고, 각 영역에서 필요한 세부과제에 대한 의견과 제안을 개방형 응답으로 기술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내부 전문가 타당도 조사를 수행하면서 22개 세부 추진과제의 우선순위 선정 기준을 (1) 빠른 사업 기간 내에 실행 가능성이 높고, 과제 추진시 영향력이 큰 과제를 우선순위 1로, (2) 최소한의 인프라와 추진 기간이 갖추어진 이후에 실행가능성이 높고, 일정 수준의 영향력이 있는 과제를 우선순위 2로 (3) 장기적 관점에서 실행가능성이 높거나 현재 수준에서 실행 가능성은 낮지만 영향력이 큰 과제를 우선순위 3으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기준설정에 의거하여, 우선순위 1에는 총 5개의 세부 추진과제가, 우선순위 2에는 총 10개의 세부 추진과제가, 우선순위 3에는 6개의 세부 추진과제가 포함되었다.
교내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내부 타당도 조사 결과, (1) 본교 ‘교양교육의 목적과 목표에 대한 점검 및 재정립’, ‘시대변화와 학습자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과정의 수립’과 함께 이를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으로서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 ‘인격적 성숙과 바람직한 가치관 정립을 위한 인성교육 확대’, 그리고 전반적인 교양교육과정 개편을 이끄는 ‘학부대학의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 강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였으며, (2) 중⋅장기 추진과제로서 ‘교양교육의 본래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교육과정 수립’과 함께, ‘사고교육과 문해교육의 강화’, ‘기초학문의 균형적 지식 함양을 위한 교육 내실화’, ‘융복합 교육 강화’ 등이 추진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였다. 교양교육과정 개편을 위한 과제 우선순위 지수는 다음과 같다(<표 4> 참조).3)
<표 4>
영역별 세부 추진과제 관련 설정근거, 추진단계, 우선순위 지수
영역 세부과제 설정근거 추진단계 우선 순위지수
1영역 교양교육 기본 방향 및 개편 전략 1.1. I 대학교 교양교육의 목적(goal) 및 목표(objective) 수립 타대학 개편사례 단기 1.3
1.2. 시대변화와 학습자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과정 수립 학습자 요구조사, 외부 전문가 자문 단기 1.5
1.3. 교양교육의 본래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교육과정 수립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외부기관 컨설팅 중기 1.8
2영역 교양교육과정 개편 세부 추진 방향 2.1. 대학교육의 기초인 사고교육과 문해교육 강화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외부기관 컨설팅 중기 1.9
2.2. 인류의 지적 유산의 현대적 의미를 탐색하는 고전 명저 교육 확충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장기 2.3
2.3.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컴퓨 팅적 사고 및 SW 교과목) 확충 타 대학 개편사례, 학습자 요구조사 단기 1.6
2.4. 기초학문(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균형적인 지식을 함양하는 교육 강화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외부전문가 자문 중기 1.8
2.5. 학문간 경계를 횡단하고 융합적 사고를 촉진하는 융복합 교육 강화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외부 전문가 자문 중기 1.8
2.6. 인격적 성숙과 바람직한 가치관 정립을 위한 인성 및 리더십 교육 확대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외부 전문가 자문, 학습자 요구조사 단기 1.7
2.7. 원활한 전공학습을 위한 기초학업역량 교육 강화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학습자 요구조사 장기 2.2
3영역 교양교육과정 편성 및 이수체계 3.1. 교양교육과정 편성체계(기초교양, 핵심교양, 일반교양, 계 열교양) 재구조화 외부기관 컨설팅, 외부전문가 자문 중기 1.8
3.2. 교양교육과정 영역별(기초교양, 핵심교양, 일반교양, 계열 교양) 교과목 재정비 외부기관 컨설팅, 외부전문가 자문 중기 1.8
3.3. 교양교육과정 이수체계 정비 및 졸업학점 대비 교양 이수학 점 조정 외부기관 컨설팅, 외부전문가 자문 중기 1.7
4영역 교양교육과정 운영 및 관리 4.1. 교양교육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학부대학의 컨트롤 타워 역할 강화 외부기관 컨설팅, 타 대학 개편사례 단기 1.3
4.2. 교양교과목 대상 인하핵심역량 매칭 작업 타 대학 개편사례,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중기 1.9
4.3. 교양교육과정 개편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혁신적 교수학습 법 확대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외부전문가 자문 장기 2.2
4.4. 교양교육을 위한 교육환경 개선 외부기관 컨설팅,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중기 1.7
4.5. 교양교과목의 선택권 확대 타 대학 개편사례 장기 2.4
4.6. 교양교과목 학습성과 평가 및 관리 시스템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외부기관 컨설팅 중기 2.0
4.7. 교양교과목에 적합한 강좌규모 조정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외부기관 컨설팅 장기 2.1
4.8. 교양교육과정 개편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교수 지원프로그 램 확대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외부기관 컨설팅 중기 1.9
4.9. 교양교육과정 학습 지원프로그램 확대 기존 교육과정 성과분석, 외부기관 컨설팅 장기 2.2

* 우선순위 지수가 낮을수록 우선순위가 높음

4.2 개편방향 정립

급격한 시대변화 속에서 교양교육과정을 개편하는 작업은 일종의 정교한 행위를 수반한다. 정교한 행위라 함은 시대가 요구하는 사항 가운데 교양교육의 취지, 기능, 역할,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교육과정에 반영할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정확하게 가려내는 것, 이른바 포함과 배제의 행위를 적절하게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교양교육과정은 인격 형성의 보편적 과정으로서 학과, 전공에 관계없이 모든 학습자가 보편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보편 지성교육의 역할과 기초학문 분야를 중심으로 지적 탐구의 역동성을 구가하여 모든 지적 활동의 토대를 형성하는 근원적인 교육의 역할을 균형적으로 담아야 할 것이다.
내부 전문가 타당도 조사에 나타난 결과를 종합하여 전반적인 교육과정 개편 방향을 도출하였다. 특히 교양교육 고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교양교육과정 목적 및 목표를 수립하고, 구조와 내용의 측면에서 영역 재분류 및 영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개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삼았다. 교양교육과정 개편의 기본방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토대의 측면에서 교양교육과정의 목적 및 목표를 수립하였다. 우선 교양교육과정의 목적을 ‘도전과 성장을 향한 길 찾기’(Finding Ways for Challenge and Development)로 설정하였다. ‘도전하는 자아’, ‘나날이 성장해가는 나’는 교양교육과정 개편안에서 추구하는 이상적인 학생의 모습이다. 인간은 진정한 자기실현을 위해 이상적 존재로서의 나와 현실의 나 사이의 간극을 좁혀나가는 존재이며, 자기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내적 잠재성을 지닌 존재다. 학생들은 교양교육을 통해 자기 내면의 잠재성을 현실화해야 하며, 현실적인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성장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태도가 전제되어야 한다. 잠재적 능력(Capability)을 현실적 능력(Capacity)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을 교양교육이 감당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표현하였다.4)
다음으로 교양교육과정 목표는 목적과의 연계 아래 시대변화 및 사회적 요구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근거 아래 도출하였다. 첫째, 본격적인 평생학습시대의 도래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 둘째, 대학교육에서 중요한 가치는 선택과 배제가 아니라 포용과 성공이며, 특히 교양교육은 입학한 학생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것인가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점, 셋째, 직업과 직종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특정 전문분야의 지식 수명이 현격하게 줄어드는 격변의 시대를 맞이해 융합적 사고를 촉진하는 융합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점, 넷째, 대규모 고용이 무너진 고용 이후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평생교육의 토대로서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점, 다섯 번째, 인간 정체성이 무너지고 인간성 상실이 전면적으로 부각되는 시대를 맞이하여 적실한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이다(정연재, 2020: 61-63 참조). 이러한 맥락에서 교양교육과정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으로서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 ▪ (실용) 미래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기른다.

  • ▪ (자율) 자기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며 실행해나가는 자기관리능력과 책임감을 기른다.

  • ▪ (창의) 자기 스스로 자유롭게 생각하고 묻고 답할 수 있는 능력과 태도를 갖추게 한다.

  • ▪ (공감) 다양한 가치와 문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 ▪ (성숙) 인간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건강한 가치관을 확립하고, 타인과의 바람직한 관계를 위한 존중과 배려의 정신을 기른다.

두 번째 구조와 내용의 측면에서의 개편방향 수립이다. 교양교육과정은 그 자체로 내재적인 교육목적과 합리적인 운영원리를 확보하는 동시에 외적으로는 중등교육 및 전공교육과의 연계성 및 차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교육과정의 구조를 정립해야 한다(백승수, 2012: 347-348). 교육내용으로 무엇을 선택하여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확고한 답변이 교육과정이라고 한다면, 교양교육과정 재구조화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영역별 특징과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는 일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I 대학의 교양교육과정 편성체계를 다음과 같이 재구조화하였다.
우선 중점교양의 신설이다. 중점교양은 중핵교양에 해당되는 영역으로, 중핵 모델은 공통의 교과내용과 주제를 공유함으로써 전공을 넘어서서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는 자율적 개인이자 공동체의 책임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지적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영역이다(정연교, 2012: 31). 따라서 지식과 삶의 유기적 연계 아래 중핵적인 학습경험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교과내용 편성에 중점을 둘 것이다.
다음으로는 기초교양의 재정비 작업이다. 기초교양 영역은 대학에서 학업이수에 필요한 기초학업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한 영역으로서 필수이수로 지정된 만큼. 시대변화를 고려하여 기초교양에서 배제하고 추가할 영역이 무엇인가를 심사숙고하여 편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 컴퓨팅적 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을 증진하는 SW 교과목을 신설하고, 기존의 사고와 표현 관련 교과목을 문제해결형 의사소통교과목으로 개편하여 운영함으로써 문제해결능력과 표현능력의 균형적 함양을 도모할 것이다. 또한 인격적 성숙과 바람직한 가치관 정립을 위한 인성교육을 소양교육 차원에서 확대해나갈 것이다.
다음으로는 배분이수의 취지를 살린 핵심교양의 재정비 작업이다. 핵심교양에 해당하는 배분이수 영역은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균형적인 학습경험을 쌓도록 장려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I 대학의 핵심교양은 배분이수 모델의 근본적인 취지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진단을 받아왔기에 4개 영역 가운데 3개 영역의 교과목을 이수하는 현행 방식을 개선하여 주제중심의 재분류 및 영역 확대와 이수조건에 대한 정교한 검토를 수행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반교양의 대대적 재정비다. 일반교양으로 편성된 교과목 가운데 다수가 전공 입문의 성격이거나 학술성이 빈약한 교과목으로 평가받은 이상, 교양의 학술성, 보편성, 전인성을 기준으로 교과목의 대대적인 재정비 작업을 수행하고, 일반교양 범주에 속하지 않는 교과목을 위한 별도의 영역 설치도 고려할 것이다. 교양교육과정 영역별 개편 방향은 다음과 같다(<표 5> 참조).
<표 5>
교양교육과정 영역별 개편 방향
영역 특징 개편 방향
중점교양 I 대학 교양교육의 고유성(교차와 융합의 정신)을 형성하 는 영역으로 기초학문 지식과 일상적 삶의 유기적 연계 아래 중핵적 학습경험 축적 융복합적 사고 능력 증진과 운영방향(주제중심학습, 학습자중심학습, 역량기반학습)의 내실화
기초교양 학부교육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기초학습능력(의사 소통, 디지털리터러시, 자기관리 능력 등) 및 인성 함양 • 사회변화와 수요를 반영한 영역 세분화 및 교과목 신설
• 기초교육의 중요 학습모델로서 활동기반학습 지향
핵심교양 학문의 기초 탐색과 횡단을 통한 융복합적 사고능력 함양 • 핵심교양의 취지를 구현하기 위한 이수방식 조정
• 학문간 경계를 넘어서는 융복합 영역 재범주화
일반교양 다양한 학문적 경험을 통한 전인성 도모 교양의 학술성, 보편성, 전인성에 기반한 교과목 재정비

5. 나가는 말: 개편안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향후 과제

대학의 교양교육은 전공교육과 함께 대학의 교육역량을 기르는 중요한 축이다. 대학의 존재 이유를 밝히고 미래 교육의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교양교육은 끊임없이 혁신되어야 하고, 그 혁신의 중심에는 교양교육과정이 있다. 무엇보다 교양교육과정 개편 작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계별 계획에 의해 주도되어야 하며, 교양교육과정의 토대, 구조, 내용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진단을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공생해야 하는 고통의 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팬데믹이 추동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학부교육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교양교육은 혁신과 변화의 최전선에서 미래 교육의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책무를 지니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교양교육과정 개편이 단순히 선언적인 측면에 그치지 않고, 교양교육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시대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양교육체제’(General Education System)를 확고히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양교육체제’란 교양교육과정의 편제와 운영시스템, 교양교과목 코스워크를 기획하는 교수의 열정, 교양교육 관리기관의 설치와 운영을 포함하는 개념이다(손종현, 2014: 139). 결국 교양교육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교양교육 담당자의 책임 있는 교육활동, 교양교육의 전문성 확보와 질적 제고를 위한 행정적 지원, 교양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체계적 설계와 평가시스템 확립, 이 균형감 있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선 교양교육 담당 교원은 교양교육에 대한 책임감을 지니고 코스웍 기획과 교재개발에 있어 전문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으며, 교양교육과정 개편의 취지를 충분히 숙지하고, 교양교육과정 목적, 목표와의 유기적 연관성 아래 해당 교과목을 개발하고 운영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적, 물적 차원의 행정적 지원을 통해 교양교육의 전문성 확보와 질적 제고를 위한 토대를 확보해야 하며, 교양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정교한 평가시스템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교양교육과정 개편은 교수자 편의주의와 전공 이기주의를 넘어서 진정한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정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삶을 통한 학습(learning by living), 목적에 부합하는 활동(acting with a purpose)이 곧 학교 교육과정의 형태가 되어야 한다. 교육과정은 삶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은 삶이기에 교육과정은 삶의 실체, 그 자체다”라는 킬패트릭(Kilpatrick, 1918; 이성호, 2013: 17에서 재인용)의 지적은 교육과정의 주체가 학습자이며, 학습경험을 통한 성장이 교육의 핵심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교양교육과정은 학생의 진정한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는 교육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Notes

1) 교양교육의 시원이라 할 수 있는 3학 4과로 구성된 자유학예가 왜 지금의 기초학문 중심의 교양교육으로 전환되었는지는 약간의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자유학예는 체계적 원리에 따른 진리 탐구(4과)와 고전연구를 토대로 한 인간다움의 추구(3학)의 정신이 종합된 것으로서, 서양 고중세의 학문적 전통에서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지적 탐구가 자유학예라는 통합적인 범주에서 이루어졌으나, 서양 근대 이후 학문의 급속한 분화와 발전 속에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기초학문교육으로서의 교양교육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면 좋을 것이다(손동현, 2019: 67-74).

2) 하버드 대학의 교양교과목은 앞에서 말한 교양교육과정 목적과 목표에 부합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학생들이 변화하는 세계에 공적, 윤리적으로 참여하는 삶을 살도록 준비시켜야 하며, 교양교과목들은 다음의 세 가지 질문에 답변할 수 있도록 고안되어야 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첫째, 교과의 탐구영역이 사회나 문화 전반에 어떤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하는지 둘째, 이 가치를 제대로 식별하도록 그 교과가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무엇인지 셋째, 그것을 알려주면 학생들이 어떻게 자신의 윤리적 결정에 관해 다르게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달리 접근하게 되는지에 대해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H-GERC, 2016: 6, 배식한, 2018: 115에서 재인용).

3) 우선순위를 반영한 세부추진과제 모두 교양교육과정 개편에 반영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교양교육 전담기관은 우선순위를 일차적으로 고려하여 관련 위원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세부추진과제를 취사선택하여 실행해야 할 것이다.

4) 교양교육과정의 목적은 학생들 스스로 자기 삶의 길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2007년 하버드 교양교육개편 방향과 맥락을 같이한다. “교양교육의 목적은 전제들의 기반을 흔들어놓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고, 외적 현상에 대한 저변과 배후에 작동하고 있는 것들을 밝히고, 젊은이들에게 방향감각을 잃게 해 혼란을 가져다주고 다시 그들 스스로가 방향감각을 되찾아 길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단적으로 학생 입장에서는 길을 찾는 것이고, 교수자 입장에서는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며, 학부대학은 패스파인더의 열린 공간이 되는 것이다(Faculty of Arts and Sciences in Harvard University, 2007: 1-2). 강조는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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