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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5(4); 2021 > Article
다큐멘터리 연극을 활용한 교양 연극 수업의 가능성-<수사>와 <모티베이션 대행>을 중심으로

Abstract

다큐멘터리 연극은 동시대 연극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경향이며, 학습자의 삶과 사회를 연결하고, 비판적 인식과 혼성적 사고를 끌어낼 수 있는 특징을 지닌다. 본 논문은 다큐멘터리 연극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교육적 의미에 주목하며, 다큐멘터리 연극을 활용한 교양 연극 강좌의 가능성을 논한다. 이러한 수업은 연극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연극을 통한 배움을 시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아울러 연극의 융복합적 속성을 이용하여 다양한 실천 활동을 수행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학습자의 미적 체험도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자는 <수사>와 <모티베이션 대행>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사회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연극 <수사>를 살펴보면서 사회 문제를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 <모티베이션 대행>은 앞서 다룬 다큐멘터리 연극 개념을 확장하게 하며, 청년들의 삶, 그와 관련된 현실도 돌아보게 한다. 이러한 작품을 살펴보는 가운데 학습자는 연극에 대한 지식을 획득할 수 있으며 연극을 매개로 사회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또한 수업과 연계하여 시도된 단계별 활동은 지식을 적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 연극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경험이 된다. 마지막 단계인 감상과 성찰 과정은 학습 전체와 개별 경험을 통합하게 하고, 나아가 새로운 질문을 발견하도록 한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융복합 교육을 위한 하나의 실천 모델로서 다큐멘터리 연극의 가능성과 또 하나의 수업 모델이 제시될 것이다.

Abstract

Documentary theatre is not only notable for its trends among contemporary theatre, but also for its various characteristics, many of which can connect learners’ lives and society, as well as draw upon their critical cognition and convergent thinking skills. This article notes the educational implications found in documentary theatre, and discusses the possibility of liberal theatre courses employing documentary theatre.
Classes like this convey knowledge of the theatre and is attempts to learn through it. In addition, various practical activities can be carried out by utilizing the convergence properties of the theatre, and from these activities learners can experience something quite aesthetic in nature that they otherwise might have missed. In this sense, this paper focuses on Die Ermittlung and The Acting Motivation. In traditional documentary theatre, Die Ermittlung, which deals with social issues, can provide an opportunity to critically recognize social problems. On the other hand, from the auto-documentary theatre we have The Acting Motivation, which expands the concept of documentary theatre that was previously discussed, and also reflects on the lives of young people and the society they must relate to.
Not only can learners acquire knowledge of the theatre, but they can also reflect on society and themselves through its productions. In addition, the step-by-step activities attempted in conjunction with this class aim at helping students solve problems, and to express themselves using a theatrical-based imagination. The purpose of the final step of the program--the appreciation and reflection process--is to integrate learning with individual experiences, and to further find new questions. Through these discussions, the possibility of using documentary theatre as a practical model for convergence education and another class models is presented.

1. 들어가며

본 논문은 다큐멘터리 연극을 활용한 교양 연극 수업의 가능성을 논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2000년 이후 융복합 교육이 중요하게 자리매김함에 따라 대학 교양 과목에서도 여러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이성흠, 윤옥한, 2014: 132; 박일우, 2020: 22-23). 다양한 전공의 학습자들이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시도되거나, 학습자의 문제 해결 능력, 총체적 사고 능력 배양, 지식과 삶의 연결이 중요한 교육 목표가 되었다. 글쓰기, 고전 읽기와 같은 기초 과목, 교양 필수 과목 중심으로 이러한 움직임이 포착되며, 음악, 미술 등 예술 관련 강좌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확인된다. 본 연구자는 연극 강좌도 이와 같은 목표에 부합하는 하나의 실천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하고자 한다. 문학이자 공연예술인 연극은 장르 자체에 이미 융복합적 성격이 내재한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다양한 수업 활동이 시도될 수 있다. 고전으로서 희곡을 다루는 것뿐만 아니라 역할극이나 장면 시연 등을 접목하여 연출, 연기 등 연극의 여러 측면을 경험할 수 있는 활동 사례도 적지 않다. 교양 강좌 특성상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식 수업이 주를 이루기 쉽지만, 이러한 활동은 연극을 체험할 기회이며, 학습자의 인지적, 감성적 활동, 소통 능력과 창의성 계발과도 관련 있다.
교육 연극 이론가 테일러(Philip Taylor)가 주장하듯이 연극은 학습자에게 미학적 기회를 제공하며 나아가 개인의 인식 변화, 행동 변화까지 유도한다(2009: xx). 다시 말해 연극 강좌는 연극에 대한 지식 전달 이상의 교육 효과를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 대학 교육의 목표를 생각할 때, 교양교육으로서 연극이 지니는 의미와 효과를 살펴보고 다양한 수업 모델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자는 다큐멘터리 연극을 접목한 교양 강좌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구체적인 수업 모델을 구상하며 이를 시도해보았다. 수업 설계 단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미국의 연극 교육자 킨델란(Nancy Kindelan)의 연구이다(2019). 그녀는 리빙 뉴스페이퍼(Living Newspaper)1)을 활용한 본인의 수업 사례를 기술하며 연극 제작 경험과 학습자의 메타 인지의 관계를 논증한다. 또한 킨델란은 연극 제작 과정에서 학습자 간 상호작용, 학습자와 교수자의 상호작용을 강조하여 E-class를 활용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그녀의 논의는 다큐멘터리 연극을 접목한 연극 강좌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특히 온라인 클래스 활용 사례는 비대면 수업 진행에 중요한 영감을 주었다. 다만 미국의 사례를 한국에, 또 개별 수업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수업 성격에 따른 적용과 변화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국내 선행 연구로부터 대학에서의 연극 수업의 의미와 가능성에 대한 이론적 논의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백승무는 교양 연극(liberal theatre, general theatre)이라는 용어를 제안하며 연극의 교육적 효용을 자세히 논한다(2015). 그가 언급한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의 향상, 소통과 교감 능력 배양 등은 수업 구상에 있어 고려해야 할 항목들이다. 양세라는 오태석의 작품을 활용한 수업 활동 사례를 제시하며 이러한 활동이 학습자에게 다양한 소통 과정을 경험하게 하고, 삶과 예술을 연계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2017; 2019). 양세라의 논의에서 작품의 의미와 학습자의 삶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연극 수업이 작품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인식의 확대와 삶에 대한 성찰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김현주의 논문은 교수진과 운영진이 관찰한 일지를 교차검증하고 회의 자료, 면담 기록 등 다양한 기록들을 분석하여 프로그램의 성과를 확인하는 사례 연구로, 대학생의 연극 경험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2018). 그러나 김현주의 수업 사례는 비교과 프로그램이므로 교과 강좌에 적합하도록 수업 설계를 변형, 보완할 필요가 분명하다.2) 이상의 선행 연구를 토대로 본 연구자는 교양 연극 수업의 가능성을 가능성과 논의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수업 모델을 마련하여 이를 시도하였다.3) 이러한 사례를 돌아보며 다큐멘터리 연극을 접목한 교양 연극 수업이 오늘날 대학 교육에 적합한 하나의 실천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2장에서는 다큐멘터리 연극에서 포착할 수 있는 교육적 의미를 확인한다. 사회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연극 <수사>와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의 대표작 <모티베이션 대행>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연극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연극을 매개로 비판적 사고, 사고의 확장, 혼성적 사고도 끌어낼 수 있음을 확인할 것이다.4) 3장에서는 구체적인 실천 활동과 활동에서 성취할 수 있는 교육적 효과를 살핀다. 이러한 논의는 융복합 교육을 위한 하나의 실천 모델로서 다큐멘터리 연극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또 하나의 수업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닐 것이다.

2. 다큐멘터리 연극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교육적 의미

2.1 기록극: 사회에 대한 비판적 사고5)

전통적인 다큐멘터리 연극은 객관적인 자료, 신빙성 있는 기록을 토대로 당시 현실, 또는 사회 문제를 충실하게 그려낸다. 연극의 한 장면, 또는 대사가 당시 사회를 증언한다. 이러한 다큐멘터리 연극을 살펴보며 연극의 특징뿐 아니라 작품이 담고 있는 역사적인 사건과 사실에 비판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자는 독일 작가 바이스(Peter Weiss)의 <수사 (Die Ermittlung)>6)를 수업자료로 선택하였다. 기록극으로도 불리는 <수사>는 아우슈비츠에 대한 프랑크푸르트 재판 기록, 신문 기사, 작가 자신의 참관기록을 토대로 집필되었다. 그러나 바이스는 재판 순서, 기록 내용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연극 장르의 특성 때문에, 또 작가의 선택에 따라 기록은 변형되거나 강조된다. 출처를 확인하기 힘든 내용도 작품에 포함된다. 이러한 작품을 살펴보면서 다소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연극을 이해하고, 아우슈비츠라는 역사적 사건에도 접근할 수 있다.
<수사>는 증인들의 증언과 피고인들의 반론으로 진행된다. 증인들이 수용소의 모습, 고문 기구, 수감자들이 당한 폭력과 학대 등 수용소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하면, 피고인들은 이를 반박하거나 자신의 상황을 정당화하는 반론을 제기한다. 이렇게 각자의 진술이 반복되기만 할 뿐 사건이나 장면은 연극적으로 재현되지 않는다. 증인과 피고가 대화하거나 갈등이 발생하고 고성이 오가는 상황도 없다. 다시 말해 전혀 극적이지 않은 연극인 것이다. 이러한 바이스의 극작술은 사건과 사실을 더욱 강조하고, 아우슈비츠와 나치즘을 둘러싼 사회 정치적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폭로한다(김창희 2001: 41). 이와 같은 내용을 다루는 가운데 아우슈비츠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역사적 사실에 관한 관심을 환기할 수 있다. 또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을 검토하거나 수정하는 경험도 유도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주어진 정보를 수용하고 능동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비판적 사유의 기회가 생성된다. 이러한 인식이 필요한 이유는 아우슈비츠가 당시의 정치적 사건으로만 끝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바이스는 수용소를 이용해 부를 축적하고 기술을 발전시킨 거대 기업, 자본주의의 문제까지 시사한다. 아울러 작가는 재판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열린 결말로 작품을 끝맺으며 재판의 결과, 재판 이후의 세계를 관객의 판단에 맡긴다. 이렇게 <수사>가 당시 관객에게 남긴 질문은 오늘날의 학습자에게도 유효한 의미를 지닐 것이다. 역사적 사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오늘날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수사>와 같은 다큐멘터리 연극을 통해 역사적 사실, 사회 정치적 문제를 재검토하게 하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사유를 유도할 수 있다(Eitzen, 2018: 105-106 참고).
그런데 상술한 것처럼 다큐멘터리 연극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선택과 연극 무대는 ‘매개된 현실’(Brylla & Kramer, 2018: 9)을 창조한다. 바이스는 기록극에 대한 논의에서 반복하여 ‘신빙성 있고, 가공되지 않은 재료’를 강조했지만, 그 역시 수많은 자료 중 일부를 선택하고 정리하고 재배치했다(Weiss, 1971: 91; 황성근, 2008: 60에서 재인용). 이 과정에서 작가의 주관성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또한 그의 극작술은 연극 장르의 특징에 기대고 있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인물 구성이다. 바이스는 재판과 관련된 수백 명의 사람을 9명의 증인, 18명의 피고인, 3명의 법정 인물로 축소한다. 피고인들은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하고 이름도 가지고 있지만, 증인들은 이름 없이 등장한다. 익명의 증인들은 수많은 피해자를 대표한다. 개별적인 속성이 감추어짐에 따라 감정적 호소는 배제되고, 이는 작품에 객관성을 부여한다. 하지만 배우 1명이 여러 인물을 연기하기 때문에 <수사>가 연극이라는 사실은 반복하여 환기된다. 아울러 증인 3은 작가의 분신처럼 행동한다(김창희, 2001: 72). 이를테면 증인 3은 “우리는 이러한 수용소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는 고매한 태도를 버려야만 (한다)/ 우리 모두는/ 그런 수용소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정권을 생겨나게 한 사회를 알고(335)” 있다고 지적한다. 또 그는 “대기업은 (…)/무한한 인간 소모를 통해/ 수십억대의 연 매출을/ 달성(352)”하지 않았냐고 반문하기도 한다(Weiss, 1976; 탁선미, 2017: 144에서 재인용). 작가는 증인 3의 입을 빌어 사회의 문제, 자본주의의 문제를 제기하며, 관객에게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살펴보는 가운데 다큐멘터리 연극에 대한 오해 또는 통념을 확인하고 재검토하게 할 수 있다. 기록을 토대로 하므로 또는 작가 자신이 객관성과 신빙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작품이 객관적일 것이라거나 무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실제 그 자체일 것이라는 단순한 사고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다큐멘터리 연극을 정의해보도록 함으로써 개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끌어내고, 학습자 스스로 연극 개념을 획득하게 할 수 있다.
증인을 일인 다역으로 활용한 것과 더불어 <수사>의 몽타주 기법, 무대 활용 방식을 다루며, 연극으로서 이 작품에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사>의 연극적 특성을 살펴보는 가운데 작품 이해를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스는 충돌하는 정보를 연이어 배치하고, 증인과 피고의 태도를 극명하게 대조한다. 예를 들어 증인이 학대 상황을 진술하면, 바로 이어 피고인은 증인의 진술을 묵살하거나 상황을 축소하고,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기도 한다(황성근, 2008: 83). 아울러 증인의 태도는 건조하고 객관적이지만 피고는 판사에게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거나 웃음을 터트리는 등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태도를 드러낸다. 서로 다른 정보와 태도가 몽타주 됨에 따라 모순된 상황은 더욱 강조된다. 바이스는 이러한 대조를 활용하여 관객에게 인물과 사건에 관한 판단을 요청하며, 관객을 작품에 관여시킨다. 작가가 직접적인 논평을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 스스로 의미를 생성하도록 한 것이다. 상술한 것처럼 <수사>의 관객에게 남겨진 질문은 학습자에게도 유효하며 사유를 촉발한다. 이러한 사유는 “올바른 세계관, 건전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비판적 창의적 사고”라 할 것이다(손동현, 2006: 220). 또한 공연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수사>의 무대는 사건의 실제성과 연극의 특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무대 뒤 스크린에 투사되는 수용소 사진, 피고인들의 사진 등은 사건의 실제성을 강조하지만(황성근, 2008: 208-210), 이곳이 재판장이 아니라 극장이라는 인식을 환기한다. 이러한 무대 역시 앞서 언급한 다큐멘터리 연극에 내재한 모순을 보여주는 특징이다. 다만, <수사>는 간결한 무대를 활용하여 연극의 허구성은 최대한 감추고 자료를 강조하면서 실제 사실과 역사적 사건에 객관적으로 접근하려는 것이다(남지수, 2017: 104). 이러한 특징을 종합하여 연극 <수사>에 대한 미학적 평가를 시도할 수 있다.7)
아울러 <수사>에 대한 비평까지 비판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몇몇 평론가는 <수사>가 기록물에 지나지 않으며, 이 작품에서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발견할 수 없다고 혹독하게 비판했다. 또 사실인 체하지만 <수사>는 또 다른 허구일 뿐이며, 바이스의 기록극 개념이 환상일 뿐이라는 평가도 있다(황성근, 2008: 12-13). 이러한 비평을 재비평하는 과정에서 다큐멘터리 연극에 대한 지식, 작품 <수사>에 대한 이해가 심화된다. 이 과정에서 획득된 연극에 대한 지식은 이후 짧은 글쓰기와 연극 기획에 활용되며 확장된다.

2.2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 개념의 확장과 혼성적 사고8)

앞서 살펴본 <수사> 또는 이와 유사한 전통적 다큐멘터리 연극과 달리 동시대 다큐멘터리 연극은 객관적인 사실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신문 기사, 역사적 사실, 의회 기록 등이 여전히 활용되지만, 개인의 기억, 경험, 말과 같은 주관적이고 불완전한 기록도 다큐멘터리 연극의 재료로 인정된다. 또한 동시대 다큐멘터리 연극은 허구를 감추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실과 허구를 서로 침투하게 하며 새로운 특성과 의미를 생성하려는 시도들이 포착된다(남지수, 2017: 58, 129). 이와 같은 동시대 다큐멘터리 연극을 탐색하는 것은 이전 학습 내용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학습자에게 새로운 연극, 동시대 연극을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또한 허구와 실재의 의도적인 혼성을 추구하는 동시대 다큐멘터리 연극은 여러 정보와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생각과 개념을 창발하는 혼성적 사고를 자극한다. 그 가운데 개인의 경험과 주관적 기억 등을 재료로 삼는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은 객관성, 주관성 등의 개념을 재검토하게 하고 사고의 확장을 유도할 수 있는 적절한 소재이다.
이러한 목표로 본 연구자가 선택한 작품은 <모티베이션 대행 (The Acting Motivation)>9)이다. 이는 일본 안무가 네지 피진(Neji Pijin)의 아르바이트 경험과 예술가로서의 현실을 다룬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이다. 네지 피진은 평일에는 하루 14시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주말에는 무용 작업을 한다. 하지만 긴 시간의 아르바이트 때문에 연습 시간이 늘 부족하다. 이러한 생활 속에서 네지 피진은 자신이 예술가인지 프리랜서 아르바이트생인지 알 수 없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고 고백한다(Ishii, 2015: np). 그러던 중 어느 날 아르바이트를 공연으로 만들어 볼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가 일하는 편의점에서의 시간과 경험을 공연으로 만든 것이다.
<모티베이션 대행>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학습자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제기하고 나아가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먼저 이 작품은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가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꿈에 대한 분투를 경험하는 학습자의 이야기도 연극이 될 수 있음을 알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이어지는 글쓰기와 연극 기획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 작품은 개인의 삶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개인의 삶과 사회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이에 대한 사유를 유도한다. 반복되는 튀김기 알람과 “교대”라는 대사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무대 바닥에 놓인 튀김기 알람이 울리면, 네지 피진은 장면을 중단하고 알람을 끈 뒤 튀김을 건져낸다. 공연 중 이 행동은 계속 반복되는데, 이는 그의 노동이 예술을 반복하여 중단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네지 피진은 예술가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일한다. 그런데 두 영역의 삶은 공존하기 힘든 것처럼 보인다. 생계를 보장해주는 아르바이트가 그의 본업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평일에 공연이나 연습이 있으면 그는 다른 직원에게 부탁해서 일하는 시간을 바꿔야 한다. 네지 피진은 두 가지 일을 “교대”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네지 피진과 동료 역시 “교대”하며 살아간다. 그와 함께 일하는 직원은 그의 공연을 볼 수 없다. 네지 피진이 공연할 때, 그는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삶의 모습은 당연히 그가 속한 사회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네지 피진이 분투하는 것은 그가 예술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 성장이 멈춘 일본의 수많은 젊은이는 제대로 된 직업을 갖기 힘든 프리터족으로 살아가고, 네지 피진은 이러한 청년들을 대표한다. 그의 “교대”는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대체 가능한 청년 노동자의 삶을 시사한다. 이러한 인식은 작품 전반에 드러난다. 이를테면 <모티베이션 대행>이라는 제목에서도 행위의 동기마저 다른 이에게 위임해야 하는 시대상을 읽어낼 수 있다(김슬기, 2017: 28, 37). 작가 자신의 주관적이고 정서적인 기억과 경험이 작품의 뼈대를 이루지만, 사회 현실이 계속해서 환기되는 것이다. 이러한 작품을 살펴보는 가운데 학습자의 삶과 꿈, 나아가 학습자가 속한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마련된다. 네지 피진의 삶과 작품이 드러내는 사회의 일면은 오늘날 한국 대학생의 삶, 그들이 처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사유는 분명한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지식과 개인의 삶, 타인의 삶과 나의 삶을 연결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교육 효과라 할 것이다.
더불어 <모티베이션 대행>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연극적 표현을 살펴보며 다큐멘터리 연극 개념을 확장하고, 사실과 허구의 혼성적 사고를 유도할 수 있다. 앞서 튀김기에서 그의 예술을 중단시키는 노동에 대한 함의를 발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공연 중 튀김을 건져내는 것은 예술의 일부이다. 이러한 역설은 공연 내내 발생한다. 네지 피진이 촬영한 영상, 네지 피진의 일본어를 통역하는 통역자의 목소리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모티베이션 대행>은 네지 피진의 영상으로 시작한다. 이 영상에서 그는 그가 일하는 편의점, 편의점 창고 등을 보여주고 그의 실명도 공개한다. 이러한 네지 피진의 존재는 부인할 수 없는 실재이다. 영상 속 그의 말도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이 영상이 재생되는 “지금”, 그는 관객 앞에 서 있다. 관객은 “지금 창고에 있다”라고 말하는 영상 속 네지 피진과 실제 네지 피진을 동시에 본다. 영상과 무대 상황은 충돌하고 이는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낸다. 통역자는 네지 피진의 말을 실시간으로 통역한다. 그런데 네지 피진이 침묵하고 있을 때도 쉬지 않는 통역의 목소리는 통역이 “사실”만을 말하는지 의심하게 한다. 네지 피진이 말하지 않은 것도 말해질 수 있으며, 네지 피진의 말이 그대로 통역되는지 관객은 알 수 없다. 이렇게 사실과 무대가 충돌하는 가운데, 다큐멘터리 연극에 내재한 허구성이 강조된다. 견고할 것으로 간주되던 “사실”이라는 개념,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지던 “실재” 개념은 허물어지며 사실, 실재, 허구의 혼성적 사고를 요청한다. 실제와 무대, 삶과 예술을 통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도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이러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10) 아래와 같이 네지 피진은 동료 와다에게 과거의 자신이 되어 달라고 한 후, 과거의 자신에게 이야기한다.
네지 피진 저는 스물여덟 살의 네지 피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와다 씨 스물여덟 살의 네지 피진 역을 해줄 수 있나요? (…) 두 가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첫째, 저는 더 이상 춤을 추지 않습니다. 믿기 어려운 얘기겠지만 저는 더 이상 춤을 추지 않아요. 하지만 작품은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작품을 계속 만들 수 있을지 없을지 굉장히 어려운 시기가 몇 번이고 찾아올 텐데요. 그래도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그건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산타로 와다 내년에 잡혀 있는 프랑스 공연, 스물아홉 살에 잡혀 있는 프랑스 공연 때문에 이미 머리가 복잡해서 그런 얘기 들으면 좀 난처해요.
네지 피진 그 공연 잘 됩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그때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굉장히 다른 작품을 만들 겁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11)
네지 피진의 발화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와다는 과거의 네지 피진 역을 충실히 수행하며 현재 네지 피진의 말에 저항하기도 하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과거의 네지 피진과 현재의 네지 피진이 대화하는 가운데 과거와 현재는 공존하고, 침투한다. 이 순간 극장에는 새로운 시간이 생성된다. 또한 과거의 자신에게 건네는 진심 어린 말들은 이 장면과 공연 전체에 진정성을 부여한다. 전통적인 다큐멘터리 연극과 분명하게 변별되는 이러한 특징을 살펴보면서 다큐멘터리 연극의 개념을 확장하고, 사실과 허구, 연극과 삶 등을 혼성적으로 사고하게 할 수 있다.
이제까지 살펴본 것처럼 다큐멘터리 연극을 활용하여 연극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연극과 개인의 삶, 개인과 사회의 삶의 연결을 시도할 수 있다. 전통적인 다큐멘터리 연극과 동시대 다큐멘터리 연극을 비교하면서 연극의 특징, 변화 등을 파악하고 사실과 허구 등 추상적인 개념에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연극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를 인식하고, 개인의 삶과 사회를 연결하는 시도도 가능하다. 이 가운데 획득된 연극에 대한 지식, 연극을 통한 배움은 실천적 활동을 수행하는 가운데 심화될 것이다.

3. 다큐멘터리 연극을 활용한 실천 활동

3.1 장면 쓰기: 지식의 적용과 문제 해결

연극 제작을 경험하면서 학습자는 연극에 대한 지식과 작품에서 발견한 의미를 심화할 수 있다. 또한 완벽한 대본이나 공연을 만들지 않더라도 제작 과정에서 다양한 배움이 일어난다. 학습 내용을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자유롭게 상상력을 발휘해보는 가운데 연극에 관한 능동적인 탐구와 깊이 있는 경험이 가능하다. 이를 목표로 세 단계의 실천 활동이 기획되었다. 먼저 첫 번째 단계는 매 주차의 학습 내용을 바탕으로 수업 시간 중 진행되는 장면 쓰기이다.12) 수업 종료 30분 전 학습 내용과 관련된 주제와 세부 질문이 제시되면, 학습자는 이에 대한 짧은 글을 써서 수업 종료 후 온라인으로 제출한다.13)
기록극을 다룬 주에는 관심을 가질 만한 사회 문제를 주제로 제시하고, 신문 기사를 활용하여 짧은 장면을 구성하게 한다.14) 또 이때 바이스의 몽타주 기법을 적용하여 같은 주제를 다룬 두 개의 기사를 토대로 인물과 대사를 만들어 보도록 하위 질문을 제시한다. <수사>의 증인과 피고의 대사 배치, 대조되는 태도 등을 다시 언급하며 수업 내용과 연결해 볼 수 있도록 하면서 기사 안에서 대조적인 집단이나 인물을 발견하고 대사를 추출하여 이를 적절히 배치해보도록 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 이후 확대된 투자에 관한 관심을 주제로 할 경우, 자산 시장에 뛰어든 청년들을 우려하는 경제 전문가와 이를 찬성하고 증권회사 직원을 연이어 배치하거나 투자가 성공의 길이라고 믿는 청년들과 아직 겁을 내는 사람들, 또는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청년들을 보여주는 장면에 적용해보도록 하는 것이다. 또 <수사>에서처럼 작가를 대변할 수 있는 허구의 인물을 창조하여 사안에 대해 논평하거나 질문을 던지는 대사를 만들어 보게 한다. 이러한 글쓰기 과정에서 기록을 토대로 하는 다큐멘터리 연극의 특징,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작가의 입장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또 한 번 강조할 수 있다. 아울러 각자 선택한 신문 기사가 객관적이고 신빙성 있는 자료인지 판단하게 하고, 연극의 표현 방식을 익히게 할 수 있다.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을 다룬 주에는 개인의 이야기가 연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도록 한다.15) 이 활동에서는 학습자가 안전하다고 느끼며 자발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것을 써보는 것에서부터 연극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16) 개인적인 이야기 노출을 꺼리는 학습자에게는 우회적인 글쓰기 방안을 안내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등장하는 연극의 첫 대사나 자서전의 첫 문장, 자신이 등장하는 작품 제목 등을 써보도록 할 수 있겠다. 자신의 이야기를 교수자에게 노출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더라도 이 시간에 참여하고 삶을 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이다.
글쓰기 종료 후 교수자는 온라인 시스템의 평가란을 이용하여 개별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학습 내용이나 글쓰기 주제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거나 부족한 부분을 다시 설명할 수 있다. 다음 단계를 위한 추가 질문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문 기사 형태를 띤 광고를 자료로 선택한 학습자에게 기사의 신뢰성을 재검토하게 하거나 기사를 과장하거나 왜곡한 경우, 이러한 선택의 이유를 묻고 바이스의 기록극 이론을 상기시킬 수 있다. 몽타주 이론을 적절히 사용하고, 작가를 대변하는 인물을 창의적으로 구성한 경우, 학습자의 글과 수업 내용을 연결하며, 그 내용을 다시 강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오류 정보는 제거되고, 적절한 정보가 활성화되고 재구성된다. 또한 두 번째 단계인 기획안 작성에 필요한 내용을 질문 형태로 제공하여 학습자의 능동적인 탐구를 견인할 수 있다(테일러, 2009: 72 참고). 자전적 글쓰기의 경우 경청과 공감의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인 글이 그 자체로 수용되는 경험이 필요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신뢰가 형성되고 안전감이 축적될 때, 다음 단계 활동이 가능하다. 학습자의 글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도 다음 단계를 위한 몇 가지 질문을 제공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피드백 과정에서 개인적인 이야기에 내재한 보편성, 공감의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하고, 이 이야기가 다른 학습자(또는 관객)에게 어떠한 의미를 남길 수 있는지 생각해 보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렇게 진행되는 장면 쓰기는 다음 단계, 연극 기획으로 이어진다.

3.2 연극 기획: 연극적 상상력 발휘17)

연극 기획 과정에서는 극장, 무대, 객석 배치, 인물(캐스팅), 장면의 구체적인 표현 방식 등을 고민하고, 앞서 작성한 장면을 무대화를 고려한 연극의 한 장면으로 발전시킨다. 이 활동의 주안점은 극 제작과 관련된 여러 요소를 경험하고, 연극적 상상력을 발휘해보도록 하는 데 있다. 학습자는 기록극 또는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 등 주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위에 나열된 사항들을 고려하여 5분 내외의 기획안으로 작성, 영상으로 제작한 후 온라인 시스템에 게시한다.18)
기획안 작업 역시 수업과 연계된다. 교수자는 <수사>와 <모티베이션 대행> 외에 기록극,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의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여 연극에 대한 사고와 경험을 확장할 수 있다. 기록극의 경우, 흑백 의상을 활용하여 몽타주 기법을 강조한 사례, 기록을 무대에 투사하는 다양한 방식, 관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설정한 관객 역 인물 등을 소개한다.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의 경우, 작가 자신을 등장시키는 다양한 방식들, 의도적으로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거나 뒤섞는 전략들을 제시한다. 특히 작가 자신을 등장시키는 다양한 전략은 연극적 표현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는 연극에 대한 경험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나”는 실존 인물이지만 무대에 오른 “나”는 꾸며진 인물이기 때문에 이러한 인물을 표현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모티베이션 대행>에서처럼 과거와 현재의 나를 만나게 할 수 있고, “나”를 연기하는 배우를 지켜보는 방식도 있다. 물론 실제 자신이 등장하여 연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자기표현은 학습자에게도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자신에게 다른 목소리와 형상을 부여함으로써 안전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 의해 연기되는 나를 상상하면서 자신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업 시간에 제시된 사례들을 자신의 기획안에 적용해보면서 학습자는 무대, 객석, 배우 등 연극 전반을 경험하게 된다.
아울러 다양한 질문을 제공하며 상상력을 자극하고 능동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기록극의 경우 현실을 명료하게 보여줄 방안, 실제 인물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방법 등에 관한 질문이 도움 된다. <수사>와 같은 다큐멘터리 연극이 인물을 중립적으로 재현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하고, 그룹이나 계급을 대표하는 인물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표현되었는지 이들이 작품의 주제와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이 필요하다(Plantinga, 2018: 115 참고). 반감을 살 인물과 호감을 얻을 인물을 구분할 필요가 있는지를 묻는 것도 흥미로운 질문이 될 것이다. 이러한 질문을 토대로 학습자는 인물을 구체화하고, 이에 맞는 가상 캐스팅까지 진행한다.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의 경우 주인공 ‘나’를 어떻게 무대 위에 올릴 것인지 물어야 하고, 자전적 이야기에 허구가 끼어들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질문을 던진다. 다큐멘터리 연극에 내재한 허구는 동시대 다큐멘터리 연극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이자 동시에 학습자에게 안전망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에서 학습자는 자기 이야기하기의 해방감을 경험할 수 있지만, 동시에 자기 노출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교수자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여 학습자 개인의 안전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이 나의 이야기를 고백하거나 경험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허구를 활용함으로써 이야기에 보편성을 부여하고 관객의 공감을 얻는 방법을 고민하게 할 수 있다. 나아가 나의 경험을 통해 관객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이렇게 다양한 사례로부터 영감을 얻게 하고, 열린 질문을 통해 상상력과 표현력의 확장을 유도할 수 있다. 영상 발표 형태로 기획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소통에 대한 고민도 끌어낼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자기 주도적 탐구와 예술적 참여라 할 것이다.

3.3 감상과 성찰

마지막으로 온라인에 게시된 기획안을 상호 감상하고 비평하며, 각자의 작업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학습자는 여러 기획안을 감상하고, 댓글로 비평을 남긴다.19) 이 단계는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며 배움의 과정을 통합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같은 내용을 학습했고 또 같은 주제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표현 방식은 각기 다르다. 이렇게 다른 기획안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 나와 다른 관점 등을 수용할 수 있고 생각의 폭을 확장하는 계기가 마련된다. 서로 다른 관점을 존중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감상평을 남기는 것 역시 배움의 일환이다. 서로를 격려하고 공감을 표현하는 과정, 다른 학습자가 남긴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하고, 비판을 수용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감상을 포함한 작업 전체를 돌아보게 하는 일종의 성찰 학습으로 마무리된다. 어떻게 각 과정이 진행되었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의 결과는 무엇인지 등을 돌아보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이는 수업 전체와 개인적인 경험을 통합하게 하며, 새로운 질문을 제공한다. 일례로 한 학생은 제목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보고했다. 이 기획안을 처음 작업할 때는 내실 있는 내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으나, 여러 기획안 중 선택하여 감상해야 했기 때문에 본인 역시 흥미로운 제목을 선택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선택을 돌아보며 제목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돌아보며, 자신의 이전 판단을 재검토하고, 앞으로 예술 작품을 볼 때, 제목에 관심을 기울여보아야겠다는 새로운 질문까지 획득하였다. 자신의 기획안을 보다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재치 있는 제목이 아쉽다는 보고는 단순한 반성이 아니라 새로운 배움이다.

4. 나가며

다큐멘터리 연극은 주목할 만한 동시대 연극 경향이며, 다큐멘터리 연극 전체, 또 개별 작품에서 다양한 질문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요한다. 태생적으로 사실과 허구, 객관성과 주관성이 혼재된 다큐멘터리 연극은 혼성적 사고를 유도하는 데 적합하다. 또한 다큐멘터리 연극은 특히 사회와 밀접한 관계 안에서 만들어지고 수용되기 때문에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내포한다. 이러한 특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사회와 역사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촉구하고, 지식과 삶의 문제를 연결하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장면 쓰기를 비롯한 실천 활동은 지식을 적용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고, 예술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이 과정에서 반복되고 강조된 학습 내용은 경험 안에서 학습자에게 체화될 것이고, 학습자는 자기를 표현하고 소통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연극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자기를 수용하는 정서적 경험, 예술적 경험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감상과 성찰 과정을 통해 수업 전체를 통합하고 개인적 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다큐멘터리 연극에 대한 학습, 장면 쓰기, 기획, 감상과 성찰 일련의 과정 전체가 배움이다. 연극에 대해 배우고, 연극을 통해 배우고, 연극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다(도슨&켈린 2014: 41).
본 연구가 언급한 수업 사례는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하며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학습자 간 상호작용은 최소화되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면 수업이 재개될 경우, 학습자 간 상호작용, 학습자와 교수자의 상호작용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 주목하며 실제 교육 효과를 추적하는 사례 분석 연구도 시도해보고자 한다. 아울러 다큐멘터리 연극 외에도 연극의 다양한 특징, 주제를 접목한 다양한 수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자 역시 연극에 대한 배움과 더불어 교양교육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또 다른 연극 수업을 구상해 볼 것이다. 이러한 논의가 대학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희망한다.

Notes

1) 리빙 뉴스페이퍼는 미국 뉴딜 정책으로 시도된 연방 연극사업(Federal Theatre Project)의 하위 사업으로 시행된 다큐멘터리 연극이다. 연극인과 언론인의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신문 기사 외에도 다양한 자료들이 활용된다. 리빙 뉴스페이퍼의 대표작으로는 당시의 전력 문제를 다룬 <파워 Power>, 주거 문제를 다룬 <국민의 삼 분의 일 A Third of Nation> 등이 있다(장영지, 2013 참고).

2) 이외에 다음의 교육 연극 저서를 참고할 수 있다. Richard Courtney(1989), Play, drama & thought : the intellectual background to dramatic education. Toronto: Simon&Pierre Pub; Helen Nicholson(2009), Theatre and Education, London: Red Globe; Helen Nicholson(2015), Applied theatre: The Gift of Theatre, New York: Palgrave Macmillan.

3) 본 연구자의 수업 사례는 2020년 1학기부터 2021년 1학기까지 총 3개 학기 진행한 아주대학교의 “현대 연극의 이해”이다. 강의와 실천 활동을 병행하며 현대 연극에 대한 능동적인 이해를 유도하고, 나아가 학습자 개인과 사회 현실을 돌아보는 것이 수업 목표로 삼았다. COVID 19로 인해 3개 학기 모두 비대면 실시간 강의로 진행되었다.

4) 실제 수업은 다큐멘터리 연극의 역사를 따라 자연주의에서부터 동시대 다큐멘터리 연극까지 다양한 경향을 다룬다. 그러나 논의의 초점을 위해 본 논문에서는 기록극과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 두 가지만 언급한다.

5) 이진희는 델피 보고서(Delphi Report)를 비롯하여 비판적 사고에 관한 국내 선행 연구를 검토하며 다음과 같이 비판적 사고를 정의한다. “비판적 사고란 무엇을 알고 있는지 그것이 정당한 근거에 기초한 것이지 그것의 적용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등을 스스로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2020: 192).” 본 연구자 역시 같은 의미로 비판적 사고, 비판적 사유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6) 수업 시간에는 다음 링크의 영상을 활용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6M-VpDvAvZI (검색일: 2020.1.20.)

7) 일례로 한 학생은 다음과 같이 <수사>의 의미를 평가하였다. “<수사>는 범죄가 일어날 수 있었던 사회적인 배경, 정치적인 문제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여주며 관객에게 비판점을 제공하고, 당대의 사회 운동에 공감 발언하고 싶은 마음과 예술가로서 함께 사회 문제를 다루려는 마음, 연대 의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2021년 1학기 수업 중)

8) 인지 철학자 질 포코니에(Gilles Fauconnier)와 마크 터너(Mark Turner)는 개념적 혼성(conceptual blending)이론을 제시하며, 혼성적 사고가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의 핵심이며, 고차원적인 인지 능력임을 지적한다. 또한 이들은 양립할 수 없는 두 요소를 혼성하여 사고하는 것이 상상력을 발휘하는 창의적 사고임을 주장한다. 본 연구자 역시 이러한 의미로 혼성적 사고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혼성적 사고와 개념적 혼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Gilles Fauconnier&Mark Turner(2002), The Way We Think, New York: Basic Books 참고할 수 있다.

9) <모티베이션 대행>은 2010년 일본에서 초연되었고 한국에서는 2012년 4월 10일에서 4월 11일까지 소극장 판에서 공연되었다. 수업 시간에는 예술기록원 소장 공연 실황 DVD를 활용하였다.

10) 이 장면은 학습자 대다수에게 공감을 얻었다. 다수의 학습자는 공통으로 자신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었고, 과거의 자신과 대화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았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이 방식은 장면 쓰기와 연극 기획에 빈번하게 활용되었다. 이 역시 작품과 개인적인 삶을 연결해 본 혼성적 경험이라 할 것이다(Bondebjerg, 2018: 31 참고).

11) 네지 피진(2012), <모티베이션 대행>, 예술기록원, DVD.

12) 장면 쓰기는 150분 수업 중 마지막 30분간 진행되었다. 글쓰기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업 중 글쓰기 시간을 배정하였고, 글쓰기 주제도 사전에 안내하지 않았다.

13) 글쓰기 도중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허용하여 수업 내용 중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 글쓰기와 관련하여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들을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하였다.

14) 2020년 1학기에는 코로나 관련 소주제(교육, 의료, 경제, 국내 정치, 국제 정치)에 관한 신문 기사를 준비하도록 했고, 2020년 2학기에는 코로나 사태와 청년들의 독립, 주거 문제를 주제로 제시하였다. 2021년 1학기에는 코로나 이후 자산 시장(주식, 코인 등)에 뛰어드는 청년들을 글쓰기 주제로 삼았다.

15) 완전히 자유로운 글쓰기가 학습자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다음과 같이 느슨한 주제를 제시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대학 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새내기, 취업과 각종 시험 준비 중인 나, 연애, 나를 찾는 여정, 그밖에 쓰고 싶은 것 모두.”

16) 이러한 이유로 앞선 활동과 달리 별도의 제한 사항은 두지 않았다.

17) 2020년 1학기에는 온라인상에서 조별 활동을 진행했으나 토론과 협업에 어려움이 있었다. 비대면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힘들다고 판단, 2020년 2학기와 2021년 1학기 연극 기획은 개인 작업으로 변경하였다.

18) 모든 기획안은 전체 공개된다. 다만, 자전적 다큐멘터리 연극 기획자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작품 제목만 남기고 모든 개인 정보를 제거하도록 하였다.

19) 실제 수업에서는 주제별로 2개의 기획안을 감상하고, 감상평을 댓글로 남기도록 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와 거리두기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문제를 다룬 기획안을 감상한 학생이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겼다. “코로나 상황이 심화되면서 자영업자가 아니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 향상을 항상 찬성해왔는데 이 연극을 보면서 자영업자의 입장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재밌는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관객과 소통한다는 면에서 주제와 공연방식이 상당히 잘 맞는 것 같다.” (2020년 2학기 수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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