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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6(3); 2022 > Article
외국인 학부생의 비판적 사고력 신장을 위한 학문적 토론 수업 사례 연구

Abstract

이 연구에서는 대학 내 외국인 학부생들의 비판적 사고력 신장을 위한 학문적 토론 수업의 사례를 제시하였다. 비판적 사고력은 대학의 주된 교육 목표로서, 외국인 학부생이 학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비판적 사고력은 크게 비판적 사고 기능과 비판적 사고 성향으로 구성되는데, 본고에서는 학문적 토론 수업을 시행함으로써 토론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 기능과 성향을 두루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본고에서 실시한 학문적 토론 수업은 한국어로 유창하게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는 토론 자체에 초점을 두는 방식이 아닌, 토론을 준비하고 수행하며 마무리하는 모든 단계에서 학습자들이 논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한 학기 동안 여섯 개의 논제에 대한 토론 수업이 진행되었고, 수업이 종료된 후에 학습자들의 비판적 사고력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비판적 사고 성향’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였다. 검사 결과, 이 수업을 수강하기 전 학문적 토론이나 비판적 사고에 초점을 둔 교과목에 대한 경험이 없는 학습자들이 ‘지적열정/호기심, 신중성, 자신감, 체계성, 지적공정성, 건전한 회의성, 객관성’의 7개 요소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보였다. 따라서 학문적 토론 수업이 외국인 학부생들의 비판적 사고 성향을 유도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추론할 수 있다. 향후 더욱 다양한 토론 수업을 통해 외국인 학부생들의 비판적 사고력 신장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Abstract

This study presented the case of the academic debate class for the increase of critical thinking skills of foreign undergraduates in university. As a major goal of university education, critical thinking is an essential skill for foreign undergraduates to have if they are going to successfully complete their studies. Critical thinking is largely composed of critical thinking function and critical thinking disposition. Thus, this study aims to seek out the measures that will help us improve both critical thinking function and disposition among our students through the process of debate.
In this thesis, the academic debate class is conducted not by focusing on the debate itself as a means for students to improve their Korean speaking skills but by providing various activities to the learners so that they can critically approach the subject at each stage of the debate; preparing, performing, and finishing. After conducting the debate class, which included about a total of six subjects during a semester, a test on ‘critical thinking disposition’ was conducted to verify any changes in the learners’ critical thinking skills. According to the results of the test, the learners who had no previous experience in subjects focusing on academic debate or critical thinking showed high scores in all of the seven key elements in intellectual eagerness/curiosity, prudence, self-confidence, systemicity, intellectual fairness, healthy skepticism, and objectivity. Thus, the results of this study showed the effects of academic debate class on inducing the critical thinking disposition of foreign undergraduates. In light of this, it is necessary to promote the increase of critical thinking of foreign undergraduates through a wide range of debate classes in the future.

1. 서론

이 연구는 대학 내 학문 목적 한국어 학습자들의 비판적 사고력 신장을 위한 학문적 토론 수업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측정한 사례 연구이다.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의 비율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으며, 각 대학 내 비중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들이 국내 대학의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외국인 학부생들이 국내 대학에서 원활하게 학업을 수행하고, 주체적인 구성원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의 연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의 외국인 학부생 대상 한국어교육 분야의 연구들에서는 주로 학문적 기술, 특히 글쓰기 분야에 논의를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수행 과제가 학문적 쓰기 기능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이들이 수많은 교양 및 전공 지식을 습득하고 이에 대해서 보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고력’의 신장 역시 대학 교육에서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교육의 목표이다. 왜냐하면 대학의 학문적 맥락에서 통용되는 수많은 정보와 논점들은 한국어라는 언어를 매개로 한 고차원적인 인지 과정을 통해 습득되며, 그것을 내재화하는 데에는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고 지식을 창출하는 비판적 사고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문을 목적으로 수학하고 있는 외국인 학부생들에게는 의사소통 중심의 한국어 숙달도를 높이는 것과 더불어, 학문적 문식성을 함양하기 위한 비판적 사고력의 신장 교육이 반드시 행해질 필요가 있다.
비판적 사고력은 사물이나 현상의 외재적인 의미와 더불어 그것의 불충분하고 비합리적인 면을 알아내는 고등의 사고 작용으로서(최향임, 1992) 오래 전부터 고등교육 기관인 대학이 추구해야 할 주요한 교육 목표로 설정되어 왔다. 그러나 김화경(2020:105)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지금까지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기초 교양 교육의 방향은 여러 현실적 당면성으로 인해 한국어 능력 향상이나 기능에 치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외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보다 내실 있는 방향으로 질적 향상을 이루며, 이들이 내국인 학부생과 동등한 위치의 대학 구성원으로서 학업 수행 과정에서 원활한 성취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발견하여 해결할 수 있는 사고력 신장이라는 교육 목표가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박현진(2014:4)에서는 학문을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습자들은 텍스트가 제공하는 내용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하며, 비판적 사고를 토대로 한 비판적 문식성은 학문 목적 학습자의 언어 능력과 사회문화적 능력을 신장시키는 데에 필수적이므로 한국어교육에서도 학습자의 기능적 문식성을 신장시키는 차원을 넘어 비판적 문식성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외국인 학부생의 비판적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다양한 교육 방안이 모색되어야 함을 주장하며, 학문적 토론 수업을 통해 이들이 논제에 접근하고 타당한 근거를 모색하며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한국어로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기존의 선행연구들을 바탕으로 한 문헌연구를 통해 외국인 학부생들에게 비판적 사고력이 갖는 의미와 교육의 필요성을 밝히고, 비판적 사고력의 신장과 토론이 어떠한 상관관계를 맺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 기초 교양과목을 수강하고 있는 외국인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학문적 토론 수업을 실시한 후, 이들의 비판적 사고 성향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분석할 것이다. 이러한 분석 과정을 토대로 향후 외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교과목이 의사소통 능력과 더불어 고차원적인 비판적 사고력 신장을 목표로 나아갈 수 있는 교육적 시사점을 모색하고자 한다.

2. 이론적 배경

2.1. 비판적 사고력의 개념과 하위 요소

비판적 사고력은 그동안 초⋅중⋅고등교육을 막론하고 전체 교육의 주요한 성취 목표 중 하나로 손꼽혀 왔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지식정보사회가 도래하면서 막대한 양의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용하거나 정보를 단순히 요약⋅종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주체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중 신뢰할 만한 정보를 가려내는 능력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학에서 비판적 사고력의 함양을 목표로 하는 교육의 필요성 역시 대두되어 대학마다 관련 교과목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 모든 학생들이 수강해야 하는 기초 공통 교양 교과목을 통해 교육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비판적 사고력이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한국어 비원어민 화자, 즉 외국인 학부생에게도 대학에서의 성공적인 학업 수행을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능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외국인 학부생을 위한 기초 교양 교육은 학문적인 한국어 능력의 향상이나 학업 기술 수행 및 훈련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외국인 학부생이 대학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학업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목표에 성공적으로 도달하기 위해서는 모든 학업 활동의 근간이 되는 비판적 사고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영어 교육 분야에서는 비판적 사고력 신장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그 성과를 보이는 연구들이 다수 이루어져 왔다(박경진⋅김혜리, 2019; 손승희⋅허선영, 2020; 안혜성⋅박매란, 2019; 이지영, 2017등). 한국어교육 분야의 연구로는 김화경(2020:118-122)가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외국인 학부생의 비판적 사고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 방안으로서 문제 중심 학습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연구 성과가 미미한 바, 외국인 학부생의 비판적 사고력과 관련된 연구가 보다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외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교과목의 목표가 될 ‘비판적 사고력’의 정의와 특성이 무엇인지 개념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비판적 사고력의 개념은 다양하게 정의되어 왔는데, 비판적 사고력을 인지적 측면과 정의적 측면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는 관점이 일반적이다. 먼저 인지적 측면은 비판적 사고를 일종의 사고 기술(skill)로 보는 관점으로, 비판적 사고 기능(critical thinking ability)이라는 용어로 통용되어 왔다. Eniss(1996:17)에서는 비판적 사고 기능을 ‘무엇을 믿고, 무엇을 할지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 과정’이라고 하였고, 미국 철학회(American Philosophical Association)에서는 ‘판단의 근거가 되는 개념적, 증거적, 준거적, 방법론적, 맥락적 측면들에 대해 해석⋅분석⋅평가⋅추론⋅설명하는 의도적인 자기 규제적 판단 과정’을 비판적 사고 기능이라고 하였다(Facione, 1990:2). 또한 김명숙 외(2002:11)에서는 ‘어떤 견해를 받아들일지 또는 어떤 행위를 할지 결정하기 위해서 주어진 언어적⋅비언어적 자료(진술 등의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행위)의 논리적 구조와 의미에 대한 파악을 토대로 개념, 증거, 준거, 방법, 맥락 등을 고려하여 최선의 판단을 내리고자 하는 사고’라고 하였다. 그리고 윤준채(2008:87)에서는 이러한 정의를 종합하여 ‘어떤 관점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어떤 행위를 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주어진 자료(구어 또는 문어 텍스트)의 구조와 의미, 더 나아가 그러한 구조와 의미가 놓여 있는 맥락을 이해하고 평가하여 결정하는 능력’을 비판적 사고 기능이라고 보았다.
다음으로 비판적 사고력의 또 다른 축인 정의적 측면은 ‘비판적으로 사고하고자 하는 태도’와 관련된 개념으로 주로 비판적 사고 성향이라고 일컬어져 왔다. Eniss(1987)에서는 비판적 사고 성향을 ‘문제를 분명하게 진술하려는 성향, 추론하려는 성향, 광범위하게 알고자 하는 성향, 오점을 적절하게 파악하는 성향’ 등이 포함되는 정의적 측면으로 정의하였다. 그리고 비판적 사고력은 앞서 진술한 인지적 측면인 비판적 사고 기능과 함께 태도나 정의적 측면에 해당하는 비판적 사고 성향이 상호작용하는 개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즉, 인지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과정뿐만 아니라 비판적으로 어떠한 현상이나 개념을 바라보려는 태도 역시 비판적 사고력의 핵심 기능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 철학회 역시 비판적 사고를 수행하는 데 있어 비판적 사고 성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는데, ‘다양한 문제에 호기심을 갖는 것, 근거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타인의 의견을 이해하는 것,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 편견에 성실하게 맞서는 것, 복잡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루는 것, 어려움에 인내하는 것, 다양한 관점을 관대하게 수용하는 것’ 등의 19가지를 비판적 사고 성향의 특성이라고 보았다(Facione, 1990:13). 비판적 사고 성향에 대한 국내 연구로는 김명숙(2006:95)가 있는데, ‘진실에 대한 가치 지향, 사고의 신중성, 비판적 사고에 대한 동기, 근거 확립 및 합리적 정확성 추구, 사고의 개방성, 사고의 공정성과 독립성, 지적 호기심과 끈기, 사고의 자기 규제성’의 8가지 요소를 비판적 사고 성향의 구성 요소로서 제안하였다.
이와 같은 비판적 사고 기능과 비판적 사고 성향에 대한 개념을 종합하면, 비판적 사고력이란 [그림 1]과 같이 사물의 옳고 그름을 가리어 판단하거나 밝힐 수 있는 인지적 능력과 기꺼이 비판적으로 사고하려는 마음가짐, 즉 정의적 성향을 포함하는 사고 능력이라고(윤준채, 2008:83) 개념화할 수 있다.
[그림 1]
비판적 사고력의 개념 및 구성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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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 두 가지 측면은 모두 대학생이 비판적 사고를 수행하게 하는 기제이기 때문에 이들 모두 교육 목표로서 소홀히 여겨져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판적 사고력 신장을 위한 교육은 외국인 학부생들에게도 동일한 교육 목표로서 설정되어야 한다. 특별히 본고에서는 외국인 학부생들이 대학에서 학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 성향이 더욱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외국인 학부생들에게 있어 전공과 교양 교과목을 이수하는 과정은 매우 큰 정의적 부담감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낯선 학문적 맥락에서 한국어라는 매개어로 다양한 내용지식들을 이해하고, 적절한 담화 양식으로 표현하는 과정 자체가 상당히 난도가 높은 과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 진입에 앞서 여러 교육을 통해 적절한 수준의 비판적 사고 기능을 갖추었다고 해도, 여러 정의적 부담으로 인해 적극적인 비판적 사고 성향이 발현되지 않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 최석민(1997)에서도 토론에 필요한 능숙한 인지적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구사하려는 마음가짐, 태도 등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 가능성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외국인 학부생들이 언어나 사회문화적 배경의 제약을 극복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비판적 사고 성향을 갖출 수 있게 독려하는 구체적인 교육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2. 토론 학습과 비판적 사고력

토론(debate)은 정보나 지식, 의견을 교환하여 결론을 만들어 가는 토의(discuss)와 달리 서로 다른 사람이 각자의 주장을 논증과 실증으로 증명하여 결론을 따지는 과정이다. 즉, 이미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여러 사람의 주장이 있고, 그 주장들 가운데에 어떤 주장이 가장 옳은지를 따지는 것이 바로 토론인 것이다(정문성, 2021:110-111). 이 같은 토론의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토론은 그 자체로 비판적 사고를 포함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앞서 비판적 사고의 핵심이 ‘판단’에 있다고 하였는데 어떤 것이 가장 옳은지를 ‘따지는’ 행위가 결국 ‘판단’을 하는 행위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토론의 핵심은 논증인데, 논증이야말로 정문성(2021:111)에서 밝힌 바와 같이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고 편견을 찾아 수정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선택하는 절차이므로 토론은 그 자체로 비판적 사고를 수행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학습자들의 비판적 사고 성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내에 토론을 포함시키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토론은 그 형태와 절차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발언 통제형 찬⋅반 토론은 비판적 사고의 전체 과정을 포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논제에 대한 토론자의 입장을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 상대방을 설득하고 반박하는 토론 활동으로서1), 다음과 같은 특징과 절차를 갖는다(김희영, 2019:14).
먼저 이 토론 유형의 가장 큰 특징은 토론 참여자가 토론이 시작되기 전에 찬성이나 반대의 입장을 선택하고, 토론이 끝날 때까지 같은 입장을 고수하게 된다는 점이다. 토론 참여자는 주어진 형식에 따라 토론을 진행하며 자신에게 부여된 발언 시간과 기회에 한해 의견을 개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여 상대방을 설득하고 상대의 주장에서 허점을 찾아내 반박하는 행위를 지속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일관된 주장과 반박의 과정에는 비판적 사고 과정이 필수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다.
발언 통제형 찬⋅반 토론의 단계별 활동은 [그림 2]와 같이 ‘토론 전-토론-토론 후’의 세 단계로 구성되는데, 이러한 토론 단계에서도 비판적 사고와의 관련성이 잘 드러난다.
[그림 2]
토론의 단계별 활동(김희영, 20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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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토론 전’ 단계에서 토론 참여자들은 논제를 이해하고 선정하기 위해 논제와 관련이 있는 다양한 자료를 선별적으로 탐색⋅수용하며, 가장 적합한 토론 논제를 선정하기 위해 지금 현실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논제인지, 논제가 찬성 또는 반대의 한쪽의 가치만을 지지하는 편향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추상적이거나 모호하지 않고 분명한 논제인지 등을 판단할 것을 요구받는다. 즉, 토론 활동의 시작점인 이러한 논제 선정의 과정에서부터 토론 참여자들은 비판적 사고를 위한 동기를 갖고 그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논제 선정 후 관련 자료를 조사⋅분석하는 과정 역시 비판적 사고력이 요구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토론 참여자들은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토론 개요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방대한 자료를 일목요연하고,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과정에서도 역시 비판적 사고력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토론’ 단계에는 논제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을 가진 토론자가 자신의 의견을 적절한 근거와 사례를 들어 개진해 나가는 입론과 입론에서 제기된 상대 측의 논거에 대한 문제점을 밝히고 검정하는 반론이 포함된다.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 위한 근거와 사례의 적절성을 판단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조직하여 제한된 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발언하는 과정 그 자체가 비판적인 사고를 수반하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상대 측 논거의 허점을 찾아내고 적절한 근거와 함께 반박하는 과정 또한 마찬가지이다.
마지막으로 ‘토론 후’ 단계에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동료 평가를 실시할 때에도 비판적 사고가 요구되는데, 우선 토론 관련 보고서의 경우 자신의 토론 내용에서 좋은 점, 개선할 점 등을 반성적으로 성찰하는 행위 역시 비판적 사고의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동료의 토론을 평가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토론과 비판적 사고 간의 관련성 때문에, 지금까지 토론 수업이 비판적 사고력 신장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고자 하는 연구가 다각도로 이루어져 왔다. 먼저 교과 영역에서의 토론이 비판적 사고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 연구로 이영옥⋅채정현(2004), 정문성(2021), 오연주(2009) 등이 있는데 먼저 이영옥⋅채정현(2004)는 가정 교과목에서 각각 강의식 수업과 토론 수업을 실시하여 각 집단의 비판적 사고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실험을 통해 알아보았다. 그 결과 토론 수업을 실시한 집단에서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비판적 사고력이 유의미하게 향상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정문성(2021)에서는 사회과 토론 수업이 비판적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사회과 교사들의 인식을 알아보았는데, 그 결과 토론 수업을 경험한 교사가 그렇지 않은 교사들에 비해 토론과 비판적 사고력의 상관관계에 유의미하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하였다. 오연주(2009)에서도 사회과의 토론 수업에서의 토론 참여자의 수행과 비판적 사고의 상관관계를 밝히고자 하였는데, 이 연구에서는 특히 발언의 빈도가 적은 소극적 참여자에게 주목하여 비판적 사고력과 사고 성향에 있어서 다른 참여자에 비해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비판적 사고력과 사고 성향에 대한 사전-사후 검사를 실시한 결과 발언의 빈도만으로 비판적 사고력이 증진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비판적 사고 성향의 경우 일부 검사 항목에서만 더욱 증진되는 경향성이 포착되었다. 연구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소극적 참여자라고 해서 토론 학습이 어떠한 교육적 효과도 없을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는 이선희⋅김순희(2017)이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간호윤리 교육에서 토론 학습과 전통적 강의 학습이 비판적 사고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토론 학습을 경험한 학습자들이 그렇지 않은 학습자들에 비해 비판적 사고 성향에 있어 유의미한 결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외국어 교육 분야에서 토론 학습과 비판적 사고력 간의 관련성을 살펴본 연구로는 변지현⋅지민정(2020:83)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EFL, KFL 학습자들의 영어 및 한국어 온라인 토론이 학습자들의 비판적 사고의 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학습자들의 인식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살펴봤는데, 연구 결과 비판적 사고의 함양은 단기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수자와 학습자가 의식적으로 비판적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통해서 도출할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토론 학습과 비판적 사고력 간에는 상관관계가 존재하나, 토론 학습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의 증진에 유의미한 성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교수⋅학습만으로는 어렵다. 둘째, 토론 학습을 통한 비판적 사고력을 증진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교육 방안이 필요하다.
본고에서는 이와 같은 시사점을 바탕으로, 단기간이 아닌 한 학기 동안 학문적 토론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수업을 설계함으로써 외국인 학부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 기능과 비판적 사고 성향을 두루 갖출 수 있도록 수업 단계를 절차화하였으며, 이를 통해 외국인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비판적 사고력 신장 교육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3. 비판적 사고력 신장을 위한 학문적 토론 수업 사례

3.1. 학문적 토론 수업의 설계 및 시행 절차

본 연구에서는 외국인 학부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교육 방안으로서, 서울에 위치한 A대학에서 외국인 학부생 전용 기초 교양과목을 수강하고 있는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한 학기 동안 학문적 토론 수업을 실시하였다. 본고에서는 다양한 토론 유형 중, ‘발언 통제형 찬⋅반 토론’을 수업에 적용하였다. 해당 유형은 기존 연구들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입증된 바 있으며, 외국인 학부생들의 경우 개방형 토론을 진행할 경우 지나친 즉흥성으로 인해 한국어라는 언어적 요소에 집중하게 되고 정의적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리 정해진 토론의 형식을 따라가며 발언 기회를 순차적으로 부여하는 것이 더 안정적일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이 수업은 비판적 사고력의 두 요소인 ‘비판적 사고 기능’과 ‘비판적 사고 성향’을 두루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는 여러 활동을 포함하고 있다. 즉, 한국어로 토론을 수행하는 것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인지적 측면의 비판적 사고 기능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먼저 논제에 대한 내용지식을 다양한 형태로 제공하고, 이에 대한 근거와 맥락을 스스로 찾아내는 활동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다음으로는 이를 토대로 직접 질문을 생성함으로써 주어진 논제 자체가 갖는 타당성을 검증하고, 논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이에 대해 동료들과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준비 과정을 토대로 토론을 수행하고, 자신의 토론 과정을 비판적이고 반성적으로 바라보는 활동을 이행하도록 함으로써 비판적 사고 성향을 지속적으로 유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하였다. 한 차시는 75분으로 구성되었고 하나의 논제에 대해 3차시에 걸친 토론 수업이 진행되었는데, 각 논제별 토론 수업의 단계를 보이면 [그림 3]과 같다.
[그림 3]
비판적 사고력 신장을 위한 학문적 토론 수업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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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적 토론 수업의 첫 단계인 ‘비판적 사고의 활성화 단계’는 논제에 대한 사실적⋅추론적⋅비판적 이해를 위한 내용지식 학습으로 시작된다. 해당 교과목은 외국인 학부생이라면 모두 수강해야 하는 기초 교양과목으로서, ‘인권, 역사, 사회, 예술, 과학기술, 의학, 환경’ 등 대학생으로서 갖추어야 할 인문학적 소양과 교양 지식의 영역을 두루 포괄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학문적 토론 수업에서는 해당 주제들에 대한 논제를 토론하게 되는데, 토론을 위한 본격적인 논제 제시에 앞서 주제와 관련된 배경지식을 충분히 쌓고 이 과정에서 주제를 보다 비판적으로 바라보려는 시각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주제 관련 강의를 제공하였다. 특히 해당 강의는 교수자가 일방적으로 관련 주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본 수업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주제 영상 강의를 시청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에 대한 논제로 토론을 진행할 때에는 과학기술의 개념, 과학기술의 발전 과정, 과학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윤리적 문제들, 미래의 과학기술에 대한 전망 등이 담긴 영상을 30분 내외의 분량으로 제작한 뒤 학습자들이 미리 시청하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것은 최근 많은 학습자들이 영상화된 디지털 자료를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익숙할 뿐만 아니라, 영상을 통해 각자 나름대로 내용을 이해하고 학습하며, 내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과정이 비판적 사고를 활성화하는 준비 단계로서의 기능을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영상을 통해 주제에 대한 학습을 한 후에는, 그 내용을 바탕으로 더 알고 싶은 점이나 깊이 논의하고 싶은 내용에 대해 자율적으로 질문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였다. 학습자들의 자유로운 사고 과정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질문의 내용과 형식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으나, 되도록 지나치게 단순한 개념이나 사례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보다는 주제에 대한 생각이 드러나는 질문을 하도록 요구하였다. 이렇게 논제와 관련된 내용 지식 수업과 질문을 생성하는 단계까지를 75분 한 차시로 구성하였으며 전체 수업에서는 첫 번째 차시에 해당한다.
두 번째 차시는 교수자가 학습자들이 자율적으로 생성한 질문을 바탕으로 Q&A 수업을 진행하는 단계부터 시작된다. Q&A 수업은 학습자들이 자가 학습을 통해 해결되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에도 목적이 있으나, 보다 중요한 것은 해당 주제에 대한 본인의 가치 판단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해당 주제와 관련하여 논란이 되는 쟁점이나 깊이 논의해 볼 만한 문제를 스스로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수자는 학습자의 질문에 정답을 제공하는 식의 수업이 아닌, 제기된 질문들을 공론화함으로써 학습자들의 비판적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그것과 관련된 심화된 내용이나 이슈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또한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 찾아볼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정보를 검색하는 방법을 안내하기도 하였다. 이를 통해 학습자들은 문제에 대한 인식을 보다 확고히 다질 수 있었는데 이러한 과정은 그 자체로 비판적 사고를 위한 시발점이 되며, 주제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고 학습자 스스로 주제에 대한 쟁점을 정리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다.
다음으로 ‘토론 전 단계’가 진행이 되는데, 이 단계는 본격적인 토론을 수행하기 위해 논제 개발과 분석을 하는 단계이다. 이때 전체 학생을 토론조로 세분화하고, 각 토론조 안에서 개인별 역할을 결정하도록 하였다. 토론에 필요한 역할은 사회자, 기록자, 찬성측 토론자, 반대측 토론자로 구분한다. 이러한 역할은 실제 토론에 필요한 역할이며 토론을 위한 논제 개발 및 분석은 구성원이 함께 진행한다. 토론의 논제는 이미 개발되어 있는 논제와 Q&A 수업을 통해 학습자들에 의해 제기된 논제 중 교수자가 2~3개 정도 선정하여 학습자들에게 제시하였고, 토론조 내에서 자율적인 협의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1개의 논제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법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단원에서는 ‘법은 공동체 모두의 가치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가?’, ‘법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자세히 만들어져야 하는가, 아니면 기본적이고 큰 원리만을 제시해야 하는가?’, ‘법은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가? 아니면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담아야 하는가?’ 등과 같이 법과 관련한 구체적 토론 주제를 2~3개 제시하고 학습자들은 협의 과정을 통해 하나의 논제를 선택하게 된다.
조별로 논제를 선택한 후에는 논제에 대한 분석을 시작한다. 논제 분석의 단계는 비판적 사고력 신장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먼저 토론조에서는 해당 논제에서 찬성측의 입장과 반대측의 입장은 무엇인지 정리하고 찬성측 입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논거와 반대측 입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논거를 정리한다. 또 논거를 정리하면서 해당 논거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실증적 자료에는 무엇이 있는지 직접 찾고 그 결과를 정리하여 실제 토론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법은 공동체 모두의 가치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가?’를 논제로 선택한 조에서는 찬성측 근거로서 한국 헌법의 구체적 조항과, 법이 공동체의 규칙을 규정함으로써 긍정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여러 증거들을 조사하였다. 반대측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임으로서 법으로부터 소외받고 있는 사람들의 구체적 사례와 더불어 일반 국민들의 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드러나는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하였다. 그리고 각 입장에 따른 논거에 대해 상대측이 제기할 수 있는 반론을 예상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습자들은 상대측의 입장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함과 동시에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반추하게 됨으로써 논제에 대해 더욱 풍부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반론과 함께 상대방이 제기할 수 있는 예상 질문의 목록도 작성하고 토론 전까지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도 준비한다.
세 번째 차시는 ‘토론 단계’와 ‘토론 후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토론 단계’는 논제에 대한 분석이 끝난 뒤 실제로 토론을 수행하는 단계이다. 토론은 이미 정한 역할에 맞게 토론조 내에서 진행하며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각 입장의 의견을 개진한다. 먼저 사회자가 해당 논제를 둘러싼 사회적 배경에 대해 설명하며 논제를 소개한다. 그리고 각 입장별 토론 참여자를 소개하고 입론, 반론 및 질의 응답을 통해 실제 토론을 진행한다. 토론이 충분히 이루어지면 각 입장별 최종 발언을 듣고 토론 내용을 정리하면서 마무리한다. 토론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30분 내에 이루어지도록 하며 토론에서 나온 발언들은 기록자가 정리한다. 토론의 진행 단계를 정리하면 [그림 4]와 같다.
[그림 4]
학문적 토론의 진행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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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토론 후 단계’는 토론 결과를 공유하고 상호 피드백하며, 그 결과를 내면화하는 단계이다. 각 조별로 토론이 끝나면 기록자는 자신이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 결과를 전체적으로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단계를 통해 학습자들은 해당 논제를 둘러싼 입장에 대해 더욱 비판적인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이 속한 토론조에서는 제기되지 않았던 논거들을 확인하거나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제기된 문제들을 인식함으로써 토론을 소그룹으로 수행했으나 전체 토론을 진행한 것과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리고 교사는 토론의 주제와 제기된 논거, 진행 반식 등 전체적인 부분에 대해 총평을 하는데 가능한 한 각 조별 토론 결과를 충분히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사의 발언은 최소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학습자들은 자신의 토론 과정을 다시 한 번 반성적이고 비판적으로 생각한 뒤, 그 결과를 담은 내용을 성찰저널로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성찰저널은 질문 생성 때와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작성하도록 하였으나, 논제에 대한 자신의 문제의식과 입장, 토론 과정에 대한 평가, 그리고 토론을 통해 사고나 관점의 변화를 경험했는지 등이 담길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특히 이러한 전체 토론 과정에서 교수자는 학습자들이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고, 해결 방안을 창의적으로 모색하며, 자신의 입장에 대한 비판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등의 ‘비판적 사고 성향’이 지속적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이러한 방식의 토론이 한 학기 동안 모두 여섯 차례 이루어졌으며, 한 학기의 수업이 종료되는 시점에 학습자들이 얼마나 주제에 대한 비판적 이해도가 높아졌는지, 그리고 비판적 사고 성향의 변화를 경험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학업 결과 검사지를 제작하여 검사를 실시하였다.

3.2. 수업 시행 결과 측정

본 수업에 대한 학습 결과를 측정하기 위한 ‘학업 결과 검사’에 응한 대상 학습자는 모두 63명이었으며 해당 교과목은 기초 교양필수 교과목이기 때문에 응답자는 모두 1학년이었다. 성별은 여자가 47명으로 74.6%, 남자가 16명으로 25.4%였다. 응답자의 국적 분포는 <표 1>과 같다.
<표 1>
응답자의 국적 분포
국적 빈도수 백분율
중국 44 69.8
대만 4 6.3
몽골 3 4.7
러시아 2 3.2
말레이시아 2 3.2
홍콩 2 3.2
요르단 1 1.6
우즈베키스탄 1 1.6
우크라이나 1 1.6
이탈리아 1 1.6
일본 1 1.6
카자흐스탄 1 1.6
63명 100%
<표 1>과 같이 응답자의 국적은 12개였으며 중국이 44명으로 69.8%를 차지했다. 그 외의 11개 국적은 몽골,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다양하며 10% 이하였다.
다음으로는 한국어 학습 기간과 한국어 숙달도의 분포이다. <표 2>와 같이 전체 응답자 63명 중 36명인 57.1%의 학습자가 1년 이상 2년 미만으로 한국어를 학습했다고 답했으며, 3년 이상 학습했다고 답한 학습자가 17명인 27%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응답자의 한국어 숙달도와도 연결되는데, <표 3>과 같이 6급 학습자가 32명인 50.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다음으로는 5급 학습자가 22명인 34.9%였으며 4급 학습자는 8명인 12.7%였다.
<표 2>
응답자의 한국어 학습 기간 분포
학습 기간 빈도수 백분율
1년 미만 4 6.4
1년 ~ 2년 36 57.1
2년 ~ 3년 6 9.5
3년 이상 17 27.0
63명 100%
<표 3>
응답자의 한국어 숙달도 분포
한국어 숙달도 빈도수 백분율
3급 1 1.6
4급 8 12.7
5급 22 34.9
6급 32 50.8
63명 100%
<표 4>와 같이 응답자가 속한 단과대학은 모두 11개였는데 그중 미디어학부 학습자가 16명인 25.4%로 가장 많았으며 문과대학 학습자가 14명인 22.3%로 그 뒤를 이었다. 그다음으로는 경영대학 학습자가 14.3%였다.
<표 4>
응답자의 소속 단과대학 분포
단과대학 빈도수 백분율
경영대학 9 14.3
문과대학 14 22.3
생명과학대학 2 3.2
정경대학 2 3.2
이과대학 1 1.6
공과대학 5 7.9
정보대학 4 6.3
디자인조형학부 1 1.6
미디어학부 16 25.4
자유전공학부 5 7.9
심리학부 4 6.3
63 100
한 학기 동안 해당 교과목을 수강한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2021년 12월에 약 3주간 학업 결과 검사를 실시하였다. 설문 대상자가 외국인 유학생이기 때문에 검사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검사 문항은 중국어와 영어로 번역하여 병기하였다. 검사는 KSDC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설문 조사 시스템을 통해 실시하였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학업 결과 검사지에 포함된 질문 내용은 <표 5>와 같이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표 5>
학업 검사 결과지의 구성
가. 응답자
기초 정보
1. 국적
2. 한국어 숙달도
3. 한국어 학습 기간
4. 학년
5. 소속 단과대학
6. 전공
7. 성별
나. 전반적인
학습 경험
1. 학습 경험
2. 주제 이해 정도
3. 성찰저널의 효과
4. 성찰 활동 지속에 대한 의지
다. 비판적 사고
성향 측정
1. 지적열정/호기심
2. 신중성
3. 자신감
4. 체계성
5. 지적공정성
6. 건전한 회의성
7. 객관성
먼저 응답자 기초 정보를 묻고 다음으로 응답자의 전반적인 학습 경험에 대해 묻는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여기서의 학습 경험은 해당 수업에서의 주요 학습 내용인 학문적 토론이나 학문적 발표에 대한 학습 경험과 인문, 사회, 철학을 포함하는 학문적 주제에 대한 학습 경험을 말한다. 다음으로는 해당 수업에서의 교수⋅학습 과정들의 효과에 대한 질문이다. 동영상을 통한 사전 주제 학습이 주제 이해 및 추후 학습 진행에 어느 정도의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한 질문, Q&A 수업이 주제 이해에 어느 정도의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다음은 성찰저녈 작성에 대한 질문이다. 성찰저널 작성이 주제 이해 및 학습 과정 조절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한 질문과 추후에도 학습 과정에 대한 성찰을 지속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다음으로 비판적 사고 성향을 측정하였다. 비판적 사고 성향의 측정 문항은 윤진(2004)의 문항을 활용하였다. 윤진(2004)는 대학에서 학업을 수행하는 내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비판적 사고 성향을 측정할 수 있는 검사 도구를 개발하였는데, 여러 선행 연구들을 타당성 있게 종합하여 비판적 사고 성향을 검사할 수 있는 도구로서 신뢰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여 본 연구에서 활용하기로 하였다.2) 이 연구에서는 비판적 사고 성향을 구성하는 하위 요소를 지적 열정 및 호기심, 신중성, 자신감, 체계성, 지적 공정성, 건전한 회의성, 객관성 7개로 정리하였다. 먼저 지적 열정 및 호기심은 잘 모르는 문제나 복잡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알아내거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음을 말한다. 신중성이란 타당하고 충분한 근거가 확보되고 심사숙고한 후에 어떤 문제의 결론을 내리는 성격을 말한다. 즉 판단이나 결정에 있어서 신중을 기함을 의미한다. 자신감은 본인의 판단력이나 문제해결능력이 충분하다고 믿는 것이며 체계성은 특정 문제를 해결하거나 결론을 내릴 때 그 과정에서 논리적 비약이나 허점 없이 결론에 도달함을 의미한다. 지적 공정성은 특정 문제에 대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의 가치를 동등하게 인식하고 자신과는 다른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옳다고 여겨지면 받아들임을 말한다. 건전한 회의성이란 지금까지 옳다고 믿었던 사실, 혹은 늘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 역시 잘못된 사실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의문을 제기함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객관성은 어떤 문제의 결론에 도달할 때 타당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토대로 함을 말한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7개 항목을 측정하기 위해 모두 27개의 질문을 활용하여 그 결과를 도출하였다. 특히 응답 과정에서 외국인 학부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의 학문적 토론 수업을 통해 사고의 변화 과정을 겪었는지에 주목하며 질문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4. 학문적 토론 수업에 대한 학습자 인식 및 비판적 사고 성향의 양상

4.1. 학습 경험 및 이해도

먼저 본고에서는 학습자들의 전반적인 학습 경험을 조사하고, 특히 비판적 사고 과정을 요구하는 학문적 주제에 대한 경험을 알아보았다. 이때 학습 경험은 본고에서 설계한 수업을 기준으로 하여 수업 참여 이전과 이후로 나눠 조사하였다.
먼저 수업에 참여하기 이전의 학습 경험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 결과 <표 6>과 같이 1/3에 해당하는 학생은 본 수업에 참여하기 전 인문, 사회, 철학 등의 토론 주제에 대해 배우거나 학문적 토론 및 발표의 경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경험한 적이 없다고 대답한 학생도 16.4%로 조사되어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토론 경험이 부족하고 이로 인해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음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의 한국어 수준이 중급 이상이며 85.7%에 해당하는 54명이 고급 수준, 이중 32명이 최상위 등급인 6급임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낮은 수치이다. 사전 학습의 경험은 주제 학습, 학문적 발표, 학문적 토론 순으로 나타나 학습자들은 한국어로 학문적 토론을 한 경험이 가장 적은 것으로 측정되었다.
<표 6>
수업 이전의 학습 경험
질문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 보통이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
1. 나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한국어로 인문, 사회, 철학 등의 주제를 배운 적이 있다. 17 11 12 16 7 63명
27.0% 17.5% 19.0% 25.4% 11.1%
2. 나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한국어로 학문적 토론을 한 적이 있다. 22 9 17 10 5
34.9% 14.3% 27.0% 15.9% 7.9%
3. 나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한국어로 학문적 발표를 한 적이 있다. 21명 11 8 15 8
33.3% 17.5% 12.7% 23.8% 12.7%
평균 31.7% 16.4% 19.6% 21.7% 10.6% 100%
다음은 본고에서 설계한 학문적 토론 수업에 참여한 후, 토론에 대한 이해도가 어떻게 달라졌는가에 대해 알아보았다. 조사 결과, <표 7>과 같이 ‘그렇다’가 43.4.%, ‘매우 그렇다’가 34.9%로 긍정 응답이 전체의 78.3%로 높게 나타났으며, ‘보통이다’도 17.4%로 조사되어 대부분의 학습자들은 본 수업을 통해 토론에 대한 이해도가 이전보다 높아졌다. ‘그렇지 않다’는 대답은 4.2%에 불과하였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라는 대답은 한 명도 없었다.
<표 7>
수업 이후의 학습 경험
질문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 보통이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
1. 나는 동영상을 통해 인문, 사회, 철학 등의 주제를 충분히 이해하였다. 0 4 14 31 14 63명
0% 6.3% 22.2% 49.2% 22.2%
2. 나는 동영상으로 주제를 학습한 뒤, 주제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0 3 12 31 17
0% 4.8% 19.0% 49.2% 27.0%
3. 나는 Q&A 수업을 통해 주제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0 1 7 20 35
0% 1.6% 11.1% 31.7% 55.6%
평균 0% 4.2% 17.4% 43.4% 34.95 100%
학습자들은 ‘비판적 사고 활성화 단계’에서 제공된 영상과 Q&A 수업을 통해 주제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갖춘 상태에서 토론에 임할 수 있었다. 또한 직접 논제를 분석한 뒤, 일정한 형식을 갖춘 발언 통제형 찬⋅반 토론을 하면서 학문적 토론의 절차와 방식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어로 진행되는 학문적 토론에 대한 경험이 현저히 적은 외국인 학부생들에게는 토론을 곧바로 수행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주제에 대해 충분히 지식을 쌓고, 비판적인 시각을 갖춘 다음 토론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2. 비판적 사고 성향 측정

찬⋅반 토론에서는 하나의 논제에 대해 찬반의 양측이 논증을 통해, 자기주장의 정당함을 내세우고 상대방 주장의 부당함을 밝히게 된다. 따라서 추측이 아닌 사실과 증거에 기초하여 생각하여야 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비판적 사고가 매우 중요하다. 앞서 밝힌 것처럼 비판적 사고는 인지적 측면의 사고 기능과 더불어 비판적으로 생각하려는 태도, 동기, 바람 등과 같은 정의적 측면이 상호작용하여 나타난다. 이에 본고에서는 외국인 학부생들이 토론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비판적 사고 성향을 갖출 수 있도록 독려하였고, 전체 수업 과정을 마친 후에 어떠한 변화 양상이 나타났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지를 통해 비판적 사고 성향을 측정하였다.
본고에서 활용한 비판적 사고 성향 검사지는 <표 8>과 같이 지적열정/호기심, 신중성, 자신감, 체계성, 지적공정성, 건전한 회의성, 객관성의 7개 하위 영역으로 나뉘며 영역별로 3~5개, 총 27개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학습자들에게는 이 수업을 한 학기 동안 들은 후에, 자신의 사고 성향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춘 상태에서 각 문항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표 8>
비판적 사고 측정을 위한 문항
영역 문항
1. 지적열정/호기심 1. 나는 모르는 문제가 발견되면 알 때까지 노력한다.
2. 나는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열성적으로 노력한다.
3. 나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하여 알려고 노력한다.
4. 나는 내가 모르는 일들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5. 나는 복잡한 문제라도 기꺼이 풀어나가려고 애쓴다.
2. 신중성 1. 나는 어떤 판단이나 결정을 내릴 때 신중하다.
2. 나는 어떤 결정을 속단하지 않고 충분히 생각한다.
3. 나는 빨리 판단하지 않고 거듭 생각하는 편이다.
4. 나는 타당하고 충분한 근거가 확보될 때까지 보류하고 심사숙고한다.
3. 자신감 1. 나는 어려운 일도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나는 어떤 사항에 대해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판단하여 결정한다.
3. 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내 능력을 믿는다.
4. 나는 복잡한 문제를 다룰 때 내가 설정한 기준에 따라 문제를 처리한다.
4. 체계성 1. 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평할 때 논리적이라고 한다.
2. 나는 어떤 결론을 내릴 때 시작부터 끝까지 대체로 논리적이다.
3. 나는 풀어야 할 문제가 있을 때 체계적으로 문제 과정을 적용한다.
5. 지적공정성 1. 나는 만약 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기꺼이 인정한다.
2. 나는 어떤 상황이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사실이라고 밝혀지면 그것을 받아들인다.
3. 나는 내 의견이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공평하게 평가한다.
6. 건전한 회의성 1. 나는 옳다고 믿는 것들이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2. 나는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믿는 것에도 좋은 의문이 생긴다.
3. 나는 책에 있는 내용 내용이라도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4. 나는 일상적으로 하던 일도 새로운 것처럼 다시 생각해 볼 때가 있다.
5. 나는 내 의견에 대한 비판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7. 객관성 1. 나는 어떤 주장이든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 나는 내 의견에 대한 나름대로 근거를 가지고 있다.
3. 나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동의하지 않을 때 그 이유를 설명한다.
본고의 조사 결과, <표 9>에서처럼 학습자들은 한 학기 동안의 학문적 토론 수업을 수강하고 난 뒤 ‘지적열정/호기심, 신중성, 자신감, 체계성, 지적공정성, 건전한 회의성, 객관성’ 7개의 모든 하위 영역에서 ‘그렇다’, ‘매우 그렇다’가 80%를 넘어 비판적 사고 성향이 고르게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기 시작 당시 학문적 토론에 대한 학습 경험이 거의 전무한 학습자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한 학기 동안 진행된 학문적 토론 과정을 통해 비판적 사고 성향을 어느 정도 갖출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표 9>
비판적 사고 성향에 대한 측정 결과
비판적 사고 성향의 하위 요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 보통이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
1. 지적열정/호기심 0% 1.6% 16.5% 48.2% 33.6% 100%
2. 신중성 0.8% 0.8% 17.5% 49.5% 28.3%
3. 자신감 0% 4.0% 17.8% 46.0% 32.1%
4. 체계성 0% 1.1% 22.2% 51.3% 25.4%
5. 지적 공정성 0% 2.1% 6.3% 39.2% 52.4%
6. 건전한 회의성 0.6% 5.1% 19.7% 46.3% 28.3%
7. 객관성 0% 0.5% 5.8% 40.7% 52.9%
평균 0.2% 2.2% 15.0% 45.9% 36.1%
특히 객관성과 지적공정성이 각각 93.6%, 91.6%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절반 이상의 학습자들이 두 성향에 ‘매우 그렇다’로 답하였는데 학습자들은 토론에서 주장에 대한 타당한 근거 제시, 열린 마음과 공평한 평가 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토론의 준비 과정 및 진행 시 모르는 문제에 직면하였을 때, 회피가 아닌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다음으로는 자신의 사고 과정과 추론 능력에 대한 자신감,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심사숙고하는 신중함, 조직적이고 순차적으로 문제를 탐구하고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체계성 순으로 비판적 사고 성향이 나타났다.
반면 <표 10>과 같이 이미 알고 있거나 당연한 사실에 의문을 가지거나, 자신과 타인의 오류 가능성에 대해 인정하는 태도인 건전한 회의성 성향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5개의 세부 문항 중, 네 번째 문항인 ‘나는 일상적으로 하던 일도 새로운 것처럼 다시 생각해 볼 때가 있다’에 긍정 응답률이 가장 낮게, 부정 응답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전혀 그렇지 않다’라는 응답이 3.2%로 조사되어, 학습자들은 익숙한 것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향후 이들의 비판적 사고력 신장을 위한 교육을 설계할 때에는 익숙한 주제에 대해 낯설게 바라보고, 그 안에서 문제의식을 창의적으로 발견하는 것에도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표 10>
건전한 회의성에 대한 측정 결과
세부 질문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 보통 이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
1. 나는 옳다고 믿는 것들이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0 4 8 35 16 63명
0% 6.3% 12.7% 55.6% 25.4%
2. 나는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믿는 것에도 좋은 의문이 생긴다. 0 2 14 28 19
0% 3.2% 22.2% 44.5% 30.2%
3. 나는 책에 있는 내용 내용이라도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0 4 20 21 18
0% 6.3% 31.7% 33.3% 28.6%
4. 나는 일상적으로 하던 일도 새로운 것처럼 다시 생각해 볼 때가 있다. 2 4 11 31 15
3.2% 6.3% 17.5% 49.2% 23.8%
5. 나는 내 의견에 대한 비판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0 2 9 31 21
0% 3.2% 14.3% 49.2% 33.3%
평균 0.6% 5.1% 19.7 46.3 28.3% 100%
또한 신중성의 세 번째 세부 문항인 ‘나는 빨리 판단하지 않고 거듭 생각하는 편이다’에도 ‘전혀 그렇지 않다’라는 응답이 나타났다. 즉, 외국인 학부생들은 어떤 행동이나 태도를 취하는 ‘결정’과 달리, 논리적 기준에 따라 옳고 그름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지 않은 채, 빠르게 판단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즉, 주제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결정하는 것에는 매우 신중하였으나,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 기준에 따라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에는 성급함을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외국인 학부생들이 시간 제한이 있는 토론 상황에서 자신의 의견을 빠르게 표현해야 한다는 부담감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사고 과정을 보다 정제된 표현으로 드러내기 위해 성급하게 판단하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문제를 꼼꼼히 검토할 수 있는 훈련 과정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토론의 학습 경험과 수업 이해도, 이에 영향을 미치는 비판적 사고의 성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본 수업에 참여하기 전에 토론을 해 본 적이 없거나 경험이 매우 적었으며, 이로 인해 토론이 어떻게 진행되고 무엇을 준비하여 어떠한 태도로 참여하는가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다. 16주의 동안 토론 수업에 참여하며 학습자들은 토론의 과정과 비판적 사고를 위한 지식 및 태도 등에 알게 되었고, 이러한 이해도의 향상은 한국어 및 토론 능력의 신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즉, 주어진 문제에 대해 이해하고 타당한 근거를 들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학습자로 하여금 지적열정/호기심, 신중성, 자신감, 체계성, 지적공정성 등의 비판적 사고 성향을 고루 갖추게 하여 토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하였다. 다른 성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건전한 회의성과 신중함을 높일 수 있는 교육 방안이 마련된다면, 대학 내 외국인 학습자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더욱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5. 결론

이 연구에서는 외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대학 교육이 한국어나 기초 학업 기능에 대한 교육을 넘어 보다 고차원적인 비판적 사고력 신장을 목표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문제 의식으로부터 출발하였다. 김화경(2020: 105)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지나치게 한국어 능력 향상에 치중하는 것은 일종의 편견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들이 교과과정을 어려움 없이 이수해 나가기 위해 비판적 사고력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대학에서 요구되는 학문적 과제들은 토론, 발표, 글쓰기 등의 기능적 형태로 제시되지만, 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양 및 전공 지식에 대한 비판적 사고력을 토대로 한 창의적, 융합적 사고력이 바탕이 되어야만 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실제 국내 대학에서 수학 중인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융합적 주제를 배우고 스스로 논제를 개발⋅분석하여 토론을 진행하는 학문적 토론 수업을 실시함으로써 비판적 사고력을 유도하고자 하였다. 기존의 많은 연구들에서는 학문적 토론은 그 수행 과정 자체가 비판적 사고력을 전제하고 있어 비판적 사고력 신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간이 아닌 한 학기 전체를 토론 수업으로 진행함으로써 외국인 학부생의 비판적 사고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본고에 참여한 학습자들은 평균 1년에서 2년 내의 한국어 학습 기간과 중급 수준 이상의 한국어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학에 진입하기 전에 학문적 토론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비판적 사고의 활성화 단계-토론 전 단계-토론 단계-토론 후 단계’로 구성된 발언 통제형 찬⋅반 토론 수업을 진행하였다. 특히 본고에서는 유창하고 정확한 한국어로 토론을 수행하는 토론 단계에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토론의 주제에 대해 영상을 통해 자율적으로 이해하고 질문을 생성함으로써 토론에 앞서 비판적 사고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을 교수자가 해설을 해 주는 방식이 아니라, 답을 찾아갈 수 있는 방법과 학습자들끼리의 협력 학습을 통해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를 해석하도록 하여 그 과정 역시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진행되도록 하였다. 학습자들은 이러한 토론 전 단계를 거치며 논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공고히 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반박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었다. 그리고 토론을 한 뒤에는 토론 과정에 대해 공유하고 상호 피드백을 하는 단계를 수행함으로써 전체 토론에 대한 반성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절차적 토론 수업을 시행한 뒤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학습 결과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논제로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쟁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아졌음은 물론 학문적 토론 수업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나타났다. 특히 ‘비판적 사고 성향’의 측정 결과, ‘지적열정/호기심, 신중성, 자신감, 체계성, 지적공정성, 건전한 회의성, 객관성’ 7개의 모든 하위 영역에서 비판적 사고 성향이 고르게 높은 수치로 측정되었다. 비판적 사고 성향은 학습자들이 주어진 주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려는 태도 및 정의적 요소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비판적 사고력의 바탕이 되는 핵심 요소로 기능한다. 따라서 비판적 사고 성향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외국인 학부생들이 토론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주제에 대해 새롭게 바라보고 의심하며, 자신만의 시각을 공고히 하려는 비판적 사고를 계속해서 시도했음을 보여 준다. 따라서 본고에서 시행한 단계적 토론 수업은 외국인 학부생의 비판적 사고력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추론할 수 있다.
본고는 외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학문적 토론 수업의 실제 적용 사례를 보이고, 이를 토대로 비판적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기존의 많은 외국인 학부생 대상 연구가 이들의 한국어 능력이나 학업 기술 향상에 치중되어 있었던 것과 달리, 본고는 대학 수학의 궁극적 목표이자 기초 능력인 비판적 사고력에 집중하고 이를 토론과 연계하여 실제 수업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측정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다. 향후에는 보다 다양한 주제와 방법으로 학문적 토론 수업을 실시하고, 학습자의 변인에 따라 구체적으로 비판적 사고력에 어떠한 변화 양상이 나타났는지를 양적으로 조사하는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를 기약하고자 한다.

Notes

1) 김희영(2019:13-14)에서는 토론의 유형에 대한 기존의 선행 연구들을 분석하여 그 유형을 개방형 주제 토론과 찬⋅반형 토론으로 나누었고, 개방형 주제 토론은 누구든지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으며,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정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하였다. 이와 달리 찬⋅반형 토론은 일종의 가치 토론으로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정하고, 근거를 바탕으로 논증하는 특징이 있다고 하였다. 찬⋅반형 토론은 다시 자유로운 참여 방식을 추구하는 자유참여형 토론과 정해진 발언 시간과 기회만을 사용하여 발언할 수 있는 발언 통제형 토론으로 나누어진다고 하였다.

2) 해당 검사 도구는 내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개발된 도구이기는 하나, 비판적 사고력은 대학에서 수학하기 위해 내국인과 외국인이 공통적으로 신장시켜야 할 핵심 능력이자 인지적 영역에 해당하므로 외국인 학부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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