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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6(2); 2022 > Article
평전쓰기 과제를 통한 PBL 글쓰기의 수업과 지도

Abstract

이 글은 세종대학교 수업 중에 진행했던 PBL 글쓰기 과제의 실제 운용 사례를 분석하고 해당 과제의 PBL적 성격과 그 의미를 밝히는 데 목적이 있다. 2018년 1학기 세종대학교 ‘문제해결을 위한 글쓰기와 발표’ 과목에서 주어진 문제 중 개별 글쓰기 PBL과제는 ‘우리 주위의 평범한 이웃들을 대상으로 한 평전쓰기’ 였다.
해당 문제는 기존의 평전, 자서전 등의 장르문학을 비판적으로 독해하고, 이를 새로운 대상을 통해 새롭게 접근하는 것을 시도 하였다. 과제 수행과정에서 팀 활동이 반드시 전제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프로젝트적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비구조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는 점에서 PBL 과제로 적합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동시에 최근 대학 내 글쓰기가 다소 소홀했던 표현주의적 글쓰기를 통해 글쓰기가 갖는 근원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하였다.
더불어 기존 평전, 자서전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엘리트를 대상으로 했던 것에 비해, 우리 사회 속의 평범한 이웃들의 생애사에 집중함으로써 한국 사회 속 타인의 인생을 통해 자신의 인생 또한 성찰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글쓰기 과정 중에 반드시 실시하도록 한 대상자와의 인터뷰는 세대 간 소통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낳고, 한국 미시사의 한 켠을 만들어낸 자료를 직접 구성해내는 경험을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다. 또한 자료 조사에서부터 집필의 모든 과정이 수강생들의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고 전공 강좌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성찰과 토론을 가능하게 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article is to analyze the actual operation cases of the PBL writing task conducted during a class at Sejong University and to clarify the PBL nature and the meaning of this task. Among the problems given in Sejong University’s Writing and Presentation for Problem Solving in the first semester of 2018, the students were assigned with the following PBL writing task: “Write a review of ordinary neighbors around us.”
This problem tackled genre literature, such as existing reviews and autobiographies, and attempted to approach it anew through new subjects. It had a project-based element in that team activities were necessarily premised in the process of performing the task. Moreover, it had a subjective-based element suitable for the PBL task in that it had an unstructured characteristic to it. At the same time, the fundamental meaning of writing can be found through expressive writing, which has recently been somewhat neglected in college.
In addition, the goal was for the students to reflect on the lives of ordinary people in our society, compared to those of the elites who succeeded in describing existing reviews and autobiographies. Interviews with subjects that had to be conducted during the writing process were meaningful in that the students had the experience of enhancing their inter-generational communication skills and constructing data that ended up creating a sort of Korean micro history. Furthermore, from this study we can see that all processes, from data research to actual writing, have improved the students’ intellectual abilities and allowed for a degree of reflection and discussion that they were unable to experience from their major courses.

1. 새로운 교양 수업과 PBL의 만남

이 글은 “우리 이웃의 평전 쓰기”로 명명되었던 실제 PBL 글쓰기 과제의 개발과 수업 과정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 나아가 해당 과제의 글쓰기 교육적 가치에 대해서도 규명하고자 했다. 최근 사회 구성원 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거듭 부각되면서 대학 내 교양 교육에서 커뮤니케이션 교육, 특히 학술적 글쓰기의 필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정작 교육의 대상이 될 학생들은 ‘신 문맹 세대’라고 일컬어 질 만큼 문자 텍스트보다 시⋅청각 텍스트에 친숙함을 느끼고 이를 선호하는 세대들로, 문자 텍스트에 기반한 글쓰기 교육이 효과적으로 시행되기 어려운 상황들을 맞고 있다.
이런 까닭에 각 대학들에서 교수자 중심의 주입식 교육을 탈피하여 ‘플립 러닝’ 등 학생 주도 학습법을 통해 학생들의 교양 커뮤니케이션(글쓰기, 말하기 포함) 능력을 증진시키려는 새로운 시도를 활발하게 해온지도 적지 않은 시간들이 흘렀다. 어떤 것(소재, 주제)을 어떻게(수사적인 방법 포함한 전 과정) 지도할 것인가와 관련해서 학교 각자의 사정에 따라 다양한 방식들이 제시되고, 운용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전공 과목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PBL(Problem-Based learning) 학습법’1)이 몇몇 학교들에 의해 교양 글쓰기 과목에서도 폭넓게 적용되고 있고 그 경험들이 공유되기 시작한 실정이다.2) 그러나 후술하겠지만, PBL 학습의 경우 구체적이되 비구조적인 문제 개발이 요구되고,(이점이 글쓰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됨) 또 학생들의 지도 과정에서도 PBL 학습법을 감안한 밀착 지도가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새로운 난제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어느 정도 매뉴얼화 되어 있는 기존 글쓰기 교수법과는 달리 PBL 학습, 교수법은 아직 생각보다 충분히 누적, 공유되고 있지 않아 교양 글쓰기 수업 내에서 PBL 학습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과정에서 여러 한계점들도 지적되고 있다.
필자가 재직중인 세종대학교는 ‘대양휴머니티칼리지’의 주관아래 “문제해결을 위한 글쓰기와 발표”(이하 문글) 과목을 필수교양 과목으로 수강하게 하고 있다. 1학년 학생들이 주로 본 강좌를 수강하고 있으며, 대개 1학기에는 이, 공계 학생들이, 2학기에는 인문, 사회, 예체능계 학생들이 해당 강좌를 수강하게 되어 있다. 과목명에서 이미 강조하고 있듯 본 과목은 ‘문제해결학습’ 즉 ‘PBL 학습법’을 수업 중에 익히고 이를 글쓰기, 발표 등의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적용하고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3)한 학기는 크게 세 개의 PBL 문제(과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1)팀 글쓰기 과제- 2)팀 발표 과제- 3)개인 글쓰기 과제 등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4) 즉 본 수업은 글쓰기를 문제해결학습 방식을 통해 지도한다는 점에서 다른 여타 교양 글쓰기 과목과는 다소 차별점을 지닐 수밖에 없다. 물론 본 강좌가 글쓰기 뿐 아니라 발표와 관련된 활동도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자칫 글쓰기가 PBL 학습의 수단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선행연구5)에서 지적하듯 PBL과 글쓰기는 서로 강하게 상호보완하는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는 글쓰기라는 행위가 이미 PBL의 주요 요소(특정 정답 없음, 열린 가능성, 학습자가 주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PBL 수업이 교수-학생 간 소통을 비롯하여 학생들 사이의 소통과 협동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으로 개인적이고 사적인 역량이 발현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글쓰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인가는 보다 심도 깊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
PBL에 기반한 문글 수업이 다른 과목과 차별점을 지니는 것은 무엇보다 수업 중에 ‘문제’가 제시된다는 데에 있다. PBL 수업에서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PBL 문제란 원래는 구체적 상황 아래 잘 짜여진, 정답이 하나로 제한되지 않아 ‘구조화되지 않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PBL 학습법이 의과대학에서 이루어진 케이스 스터디를 바탕으로 확립된 것이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6), 잘 짜인 문제 상황이 갖는 중요성은 거듭 강조되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세종대학교 교양교육연구소 편, 2017:5) PBL 문제의 이같은 특징은 무엇보다 학생들이 수업의 주도자가 되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해 문제를 해결해가야 함을 말하며, 교수자는 이런 학생들을 돕는 조력자의 역할에 충실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학습자가 직접 문제 해결 과정을 수행하면서 관련된 지식을 쌓고, 해당 능력을 배양하도록 고안된다는 특징을 지닌다.7) 따라서 학생들의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충분히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학습량이 적당한 문제 개발이 필수적이다.
문글 수업에서 학생들은 교수자에 의해 개발된 문제를 총 4-6주 간에 5-6명의 모둠 활동을 통해 문제 분석8)- 문제 해결9)- 평가10)의 과정을 통해 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목표 하에 문글 시간에 제시되었던 문제들 역시 PBL적 학습방법을 전제한 상태에서 학생들에게 제출되어왔다. 그리고 한 학기(16주차)는 <표 1>과 같이 구성되어 있으며, 본 글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우리 이웃 평전쓰기”는 11-15주차 5주에 걸쳐 수행되었다.
<표 1>
학기 구성
구분 주차 기간 비고
강좌 소개 및 PBL 활동 준비 1 1주
문제해결 과제 1 팀글쓰기 문제해결 활동 2-5 4주
문제해결 과제 2 팀발표 문제해결 활동 6-10 4주 (8주 중간시험)
문제해결 과제 3 개인글쓰기 문제해결 활동 11-15 5주 “우리 이웃 평전쓰기”
최종 정리 문제해결 종합평가 16 1주
PBL 수업과 글쓰기가 결합했을 때는 PBL과 글쓰기 양 측면에서 효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여러 지점들이 고려되게 된다. PBL 문제가 대부분 구체적인 특정 상황을 전제하고 이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식을 통해 학습자의 학습을 유도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11) 즉 PBL-글쓰기가 결합된 문제는 대부분 학생들이 문제 상황에 처하게 된 상황을 제시한 뒤 특정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이용하도록 구성한다. 또한 인터넷 정보 검색에 의존하여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주제를 배제하고 모둠 활동이 가능할 만한 주제(토론, 조원 들 간 의견 교환 및 자료 조사)를 선정하는 것 등도 문제 개발 과정에서 주요하게 고려되는 요소이다. 따라서 대체적으로 표현주의적인 접근법(이재승, 2008: 186)12)에 의거하기보다 논리적 사고를 요구하는 실용적이고 수사적 접근법을 택한 글들(청원문, 전시작품 소개 등13))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글들은 학생들 스스로 구조화된 문제 상황을 글쓰기를 통해 해결한다는 PBL적인 목적은 상당부분 충족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글쓰기 자체가 갖는 또 다른 본질적인 의미(내면 성찰, 정체성 발견, 정서표현) 집중하기는 다소 어려웠던 것 또한 사실이다. 또한 블렌디드 러닝 방식을 수업에서 채택하고 있는 만큼14), 글쓰기 과정 전반과 관련한 이론적인 지도를 수업 시간에 진행하기란 시간 상 제약이 있었다는 점도 지적 할 수 있겠다.
그러나 2018년 1학기 세종대학교 문글 강의에서 제시된 개별 글쓰기 과제(‘우리 이웃 평전 쓰기’)는, 구조화된 문제 상황은 다소 느슨하고 개방적으로 설정하고 문제에서 수행해야 하는 글쓰기 행위에 보다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하여, 기존 문제들이 다소 소홀하게 여겼던 글쓰기가 갖는 표현주의적 의미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여러 장점들과 문제점들이 발견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2018년도 1학기 세종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PBL 수업 문제 중 개별 글쓰기 과제의 실제 운용 경험에 대해 보다 자세히 논의하면서 PBL 학습법에 기반한 글쓰기 과목 운용과정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15) 해당 과목 수강생들은 필자가 직접 수업을 진행했던 전자정보통신공학과, 컴퓨터공학과, 건축공학부, 기계항공우주공학부, 국방시스템공학과, 항공시스템공학과, 문글 과목 재수강 반 학생들로 총 204명이 대상이다.

2. ‘우리 이웃 평전 쓰기’가 갖는 PBL적 성격과 의미

‘글쓰기’라는 특정 행위가 지니는 자기성찰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이미 재론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자신’을 글의 소재로 하는 글들은 개인에 대한 내적 응시와 성찰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내적 성찰을 요구하는 글쓰기 과제들로 선택되는 것이 사실이다.(이양숙, 2011, 173-177)이런 까닭에 각각 성격은 다소 달리하지만 대학 내에서 ‘자서전’이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과제들이 다수 제시되고 있는 실정이며 이같은 장르의 글쓰기를 통해 얻은 학습적 효과도 속속 제출되고 있다.16) 물론 선행연구들이 이미 지적하고 있듯 ‘자기서사’, ‘자서전적 글쓰기’ 등 자기를 성찰하는 글쓰기는 명확히 한 용어로 통일되지는 않은 채 다소 혼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대학에서도 실용적 글쓰기가 요구되는 이 때(최도식,2015: 264-265), 각각 표현들은 다소 다르지만, 이들 글쓰기를 포괄하는 의미에서 자기(한 인물)에 대한 글쓰기가 가지는 효과에 대해서는 비교적 의견의 일치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특정 인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이 같은 장르의 글쓰기는 한 인물의 일생을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스토리텔링적인 요소도 갖추고 있다. 한 사람에 대한 일대기적 접근은 그의 인생을 하나의 이야기, 특정 서사를 통해 재구성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17) 또한 이런 글쓰기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가치를 부여할 수 있으며 이는 나아가 학생들의 인성 교육과도 연결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2018년 1학기에 문글 수강생들에게도 자서전, 전기, 평전 등 한 개인의 내면을 깊게 관찰하고 이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문제가 제시되었다.
<표 2>는 2018년 1학기 세종대학교 학생 중 문글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개별 글쓰기 과제로 제시된 문제를 요약한 것이다. 문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해당 문제는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그의 인생사를 ‘평전’의 형식으로 정리해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대면 혹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해당 인물에 대한 자료를 폭넓게 수집하도록 요구하였으며 이 자료에는 해당 인물이 살아 낸 한국 현대사회에 대한 조사도 포함하도록 하였다.
<표 2>
문제 제시
<우리 이웃의 평전 쓰기>
 한 개인과 그 개인이 속한 세대를 폭넓게 이해하는 한 편의 글쓰기를 진행한다. 그동안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우리 이웃 중 한 명을 선정해 그가 속한 사회와 시대를 통찰하고 그 사람에 대한 한 편의 글을 써야 한다. 해당 인물은 우리 이웃의 평범한 인물이어야 하며 그동안 주목받지 않았지만 한 분야의 직업에 수 십 년 이상 종사한 사람으로 한정한다.(직업인이지만 주부도 포함) 전문직 종사자 또는 방송 출연 등 널리 알려졌거나 이미 자서전 혹은 평전이 출간된 적이 있는 인물은 선택할 수 없다.
 구체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좋은 자서전 또는 평전에 대해서 읽고 이를 팀원들과 공유한다. 각 팀은 평전의 주인공이 될 특정 인물을 선정한다.
2. 인물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개인적인 인생사 및 주요사건 직업적 성취 사회적 기여도 등에 대해 심도 깊게 조사하고 인터뷰 전 사전질문지를 작성해 활용한다.
3. 인물이 속한 사회와 시대에 대해서도 충분히 조사한다. 인물의 개인사와 우리 사회의 현대사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조원들과 충분히 토의하고 의견을 나눈다.
4. 해당 인물에 대해 평전을 작성한다. 인물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시도하되 우선 인물에 대한 주제를 잡고 팀원 각자가 특정 관점(키워드)(초⋅중⋅장년으로 이어지는 개인적 인생사, 특정 직업의 변천사를 포함한 직업적 성취, 한국 현대사 내에서 인물의 위치 등을 선택하여 그 지점을 중심으로 서술해도 좋다.
요약하자면 본 문제는 ‘평전’이라는 특정 장르의 글쓰기18)를 경험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평전 또한 타인의 삶을 통해 본인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성찰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19) 그러나 글 쓰는 사람 자신의 인생이 글쓰기의 소재가 아니라 타인의 삶이 글쓰기의 소재가 된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점을 지닌다. 즉 자서전, 자전적 글쓰기 장르가 가진 메타적인 성격이 보다 강화된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가 자신에 대해 쓰는 글쓰기가 가질 수밖에 없는 ‘자기 동일성’20)과 관련한 문제들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는 점에서 다소나마 객관적 성격을 가진다고 하겠다.
평전(評傳)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의 일생에 대하여 評論을 곁들여 적은 傳記’이다. 전기는 ‘한 사람의 일생동안의 행적을 적은 기록’을 말하고, 전(傳)은 ‘한문문체의 하나로 어떤 사람의 독특한 행적을 기록하고, 여기에 교훈적인 내용이나 비판을 덧붙인 글’이라는 의미이다. ‘특히 전(傳)은 정식 역사서에서 다루지 않은 민간의 기념할만한 인물에 대한 기록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영웅이나 위인 중심의 역사관(歷史觀)이나 인물관(人物觀)에서 벗어나 다각적인 시각을 갖게 한다.’(이은미,2016:396)는 점을 해당 문제 수행에서 참고할 수 있다.
더불어 평전은 서술 상 자서전 혹은 회고록의 성격을 띠는가 하면 약간의 소설적인 특성까지 보여줄 수 있는 장르이다. 즉 글쓰기의 다양한 요소를 포함한 복합적인 글쓰기인 것이다. 그리고 앞서 지적한 바 목적지향적인 글쓰기라기보다 글쓰기가 가지는 본질적인 의미를 보여줄 수 있는 장르이다. 이런 관점에서 평전 안에 내재된 이같이 다양한 서술법이 일종의 화학작용을 통해 평전이라는 전체를 구축하게 됨이 지적되기도 한다.(이은미, 2016: 399)
학생들에게 제시된 문제는 다음과 같은 세부적인 목적을 지니고 있다. 첫째, 타인에 대한 일대기적 접근을 통해 인물의 삶과 인물이 살아낸 시대와 사회에 대해 깊게 공부하고 이를 통해 해당 인물의 삶에 공감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같은 ‘평전’ 장르 서술을 통해 글쓰기가 갖는 자기 성찰적인 의미를 학습하게 하였다. 또한 제출하는 글쓰기 과제가 단순한 전기가 아닌 ‘평’전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단순히 자료 수집과 정리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자료들을 통해 구성한 사실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하도록 하였다. 나아가 타인의 생애를 서술하면서 글쓴이 자신의 인생 또한 이에 비추어 성찰하는 것도 목표로 삼았다. 글쓰기 행위가 흔히 내포하는 개인적인 작업을 관계의 차원으로 확장시켜야 함을 지적한 선행연구21)도 이런 맥락에서 주목할 수 있다.
둘째, 무엇보다 평전의 대상이 될 인물을 우리 주위의 평범한 이웃 중에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평전이나 자서전의 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을(소위 유명인) 일부러 배제시켰다. 이는 기존 시중에 나와있는 평전과 자서전, 나아가 학생들이 어릴 때 읽었던 위인전이라는 장르까지 포함한 글쓰기 양식 전체를 비판적으로 독해하라는 의도를 포함한 것이다. 비범한 출생과 특별한 성취를 그 특징으로 하는 기존의 자서전과 평전의 대상들의 삶 만큼이나, 우리 주위에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해도 성실히 살아온 평범한 이웃들의 삶 또한 그만큼의 가치가 있음을 이번 글쓰기를 통해 확인해 보기를 의도한 것이다. 즉 영웅중심 사관, 엘리트 중심 사관 또한 이번 글쓰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셋째, 평전의 대상이 된 개인의 삶을 통해 질곡 많은 한국 현대사를 미시사의 관점에서 촘촘히 재구성해 보는 것을 시도하였다.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베트남 파병, IMF 등 근현대 한국사의 주요 지점들을 통과해 살아온 사회 구성원의 경험을 복기함으로써 실제 한국 사회를 다각도로 재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혹 이같은 경험들을 비켜나 있는 개인의 삶을 서술하는 경우 한국사를 사건 중심이 아니라 당대 생활 혹은 풍속 중심으로 그려낼 가능성을 보여주게 된다. 그리고 개인은 사회적 존재로서 그 개인이 몸담은 사회와 절대 분리될 수 없다는 점에서 특정 개인-(한국)사회의 관계 양상을 보다 면밀히 살필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즉 평전에서 다루는 것은 한 개인이지만, 그 개인을 통해 결국 한국사회 전체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도 가능하게 된다.
넷째, 한 직업에 오래 종사한 인물들의 경험을 통해 특정 직업의 변천사를 살필 수 있다. 특히 그간 주목받지 못했을 직업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통해 직업이 갖는 사회적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섯째, 평전 대상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직접 자료를 생산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하였다. 디지털 접근성이 높아진 요즘, 학생들은 필요한 자료들을 손쉽게 인터넷 검색으로만 얻으려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과제를 통해 자료를 보는 그간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발로 뛰는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직접 필요 자료를 만들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덧붙여 인터뷰라는 특정 활동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자료 수집의 특정한 한 형태를 경험하고 자료를 정리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여섯째, 평전 대상이 되는 연령대가 높은 사회구성원을 이해하는 경험을 통해 사회계층 간 화합을 도모하였다. 발전 속도가 유래 없이 빠른 한국사회는 그에 비례하여 극심한 세대 갈등을 겪는 중이다.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 세대에 해당하는 평전 대상자와의 교류를 통해 가족, 나아가 특정 세대로 대표되는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이해를 증진 시킬 수 있다.
일곱째, 평전 제작 후 대상자에게 기증함으로써 봉사의 의미를 더할 수 있다. 소통 대상을 찾지 못해 외로움을 겪는 대상자거나, 자신의 경험을 객관화해보고, 일대기를 정리해 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던 대상자의 경우 학생들의 글쓰기를 통해 이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된다.22)
덧붙여 문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접근성 측면에서 손쉽게 글쓰기의 대상으로 선택될 수 있는 학생들의 부모나, 조부모를 평전의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일원 전체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하였다. 이는 우리 사회가 최근 다양한 가족 형태를 갖게 된 만큼 혹여나 부모나 조부모를 글쓰기의 대상자로 지정할 수 없는 학생들을 배려하고자 한 것이다. 나아가 평전 대상자로서 낯선 사람을 선정하는 것을 독려하고 대상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의도한 것이다.
이렇듯 본 과제는 평전이라는 특정 장르 글쓰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PBL 학습법을 종합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덧붙여 시중의 평전을 비판적으로 독해하고 새로운 대상을 평전의 대상으로 삼아 창의적인 관점을 제시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PBL이 조원들 간의 협동 작업을 중시하며, 학생들 스스로 주어진 상황을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능동적으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낼 수 있도록 지도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23) 또한 여타 글쓰기 문제와 달리, 해당 학기에 제출된 문제의 경우 정답을 도출하는 것과 가장 거리가 먼, 즉 가장 비구조적인 성격의 글쓰기라는 점에서 PBL 문제가 지녀야 하는 개방성에 적합함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학생들은 평전의 대상이 되는 인물을 스스로 선택하고, 해당 인물과 인터뷰를 통해 글쓰기 자료를 수집하게 될 것이며, 이를 조원들과 토론, 토의를 통해 정돈해나가게 될 것이다. 이후 단계별 글쓰기(계획서- 개요쓰기- 실제 글쓰기-퇴고)를 통해 최종 결과물을 도출하게 된다.

3. 과제의 수행과 결과

3.1. 과제 수행의 과정과 지도

앞서 언급했듯이 문글 강의의 진행은 한 학기(16주차)에 세 개의 문제 수행을 목표로 각 문제당 약 4-5주에 걸쳐 이루어진다. 하나의 문제는 각각 PBL 문제해결 과정인 ‘문제 제시 - 자료 조사24), 아이디어 교류 - 예비안(발표, 혹은 글 개요) 발표 - 결과물(글 또는 발표) 제출- ‘성찰저널’ ‘조원평가’ 작성 25) 등의 자체 평가 실시’의 단계에 따라 진행되게 된다. 앞서 제시한 우리 이웃 평전 글쓰기 문제도 이와 같은 절차로 진행되었으며, 구체적 수업은 [그림 1]의 순서대로 진행되었다.26) 분반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1주차에 문제 제시, PBL 계획서 작성이 2주차에 자료조사, 아이디어 교류, 3주차에 중간 발표(개요 확인) 4주차 글 완성, 5주차 완성글 피드백 수업이 이루어졌다.
[그림 1]
수업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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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문글 교과가 블렌디드 러닝과 플립 러닝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해당 문제와 관련한 이론적인 지식(글쓰기 전반적 과정 등)은 미리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여 선행한 후, 수업 시간에는 수강한 온라인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교수자의 멘토링 하에, 팀 별, 개별 과제를 수행하였다. 물론 이과정에서 선행 강의를 제대로 수강하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수업 시간 내 집중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선행 강의를 충실히 수강할 것이 거듭 강조되었다.

3.1.1. 1주차: 문제 제시(대상자 선정)

앞서 문제의 의도를 학생들에게 단계별로 주지시키면서 우선 본 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PBL 계획서를 작성하게 하였다. 이후 먼저 팀 별로 평전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 문제의 의도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도록 독려하였다. 특히 이번 과제를 계기삼아 주위 이웃들의 삶, 특히 생활의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해 온 사람들의 인생을 주의 깊게 볼 것을 거듭 강조하였다. 실제로 학생들은 학교 앞 분식집 사장님에서부터 30년간 세탁소를 운영해온 세탁소 주인, 여러 직업들을 전전하며 생활을 꾸려온 자영업자, 자신의 적성을 살려 꾸준히 해당 직업에서 종사해 온 회사원, 주부로서 가족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 등을 평전의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을 토로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이같은 이유로 학생들의 생활 반경에서 완전히 동떨어져 낯선 사람들보다 평소 비교적 가깝게 왕래하거나 잘 알던 지인들 중에서 선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드물게 실험정신을 발휘하여 전통 시장 내 상인이나, 인쇄골목 내 인쇄소 사장님 중에서 대상자를 선정하려 시도하거나 성공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짧은 시간 내 인터뷰 대상자와의 친밀도를 생성해야하고, 또 해당 대상자와 여러 차례의 인터뷰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팀원들 중 한 명의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평전 대상자로 선택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학생들이 선정한 평전 대상자를 유형화해 보면, 대상자의 삶이 가지는 특성에 따라 크게 두 부류로 나뉠 수 있었다.
① 특정한 직업을 가졌거나, 한국현대사 관련 특정 경험을 한 인물
학생들은 글 쓰는 과정에 있어 용이성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특정한 직업을 가졌거나, 생애사에서 평범하지 않은 경험들을 한 인물들을 평전의 대상자로 선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한국 현대사와 관련하여 주요 이벤트를 경험한 인물들이 인물 선정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었다. 실제로 베트남전 참전 경험 있는 조부, 의약분업 관련 작업을 담당한 조부, 중동 지역 파견 경험이 있는 큰아버지 등이 평전의 대상자가 되었다. 이 경우 앞서 문제 출제 과정에서 고려되었던 항목 중, 한국 현대사의 미시적(거시적) 복원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평전이 서술되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특정한 직업을 지닌 대상자를 인터뷰함으로써 그들의 직업관과 직업에 종사하는 동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평전을 구성하는 경우도 많았다. 실제 학생들은 소방공무원, 경찰, 목사 등 평소 해당 직업에 대해 궁금하거나, 존경심을 가지고 있던 직업인을 선정하여 그들의 직업정신과 작업 환경에 대해 조사하고 이를 서술하기도 하였다. 혹은 미래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직업인과 접촉하여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조언을 겸하는 경우도 발견되었다.
② 문제의 의도 고려한 ‘평범한’ 이웃들
‘평범한’ 이웃이라는 문제의 의도를 보다 고려하여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어머니나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한 아버지가 대상자로 선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 경우 각 개인의 가정사, 혹은 자아 실현의 측면에서 유미의한 지점들이 실제 과제에서 서술되었다.
가령 팀원 중 한 명의 어머니가 평전 대상자로 선정되었던 경우, 여자였기에 성장과정에서부터 차별받았던 경험에서부터 비롯하여, 결혼, 육아로 이어지는 가족 내 성장과정에서 여성으로서의 겪어야 했던 부당한 대우나 어려움들이 주로 서술되었다.
자영업 종사자의 경우, 한 직업에 오래 종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당 직업의 변천사와 어려움, 직업 생활이 주는 보람 등이 주요 서술 대상이 되었다. 학교 앞에서 오랫동안 분식집을 운영한 사장님이 대상이 된 경우, 인터뷰를 토대로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얻은 보람과 의미가 서술되기도 하였다.

3.1.2. 2주차: 자료 조사 및 아이디어 교류

이렇게 위에서처럼 평전의 대상이 될 인물의 선정이 완료되면 우선 대상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1차 자료를 얻도록 하였다. 평전 대상자와의 인터뷰가 평전의 중요한 1차 자료임을 강조하면서, 사전 인터뷰(서면), 인터뷰(대면) 등의 구성과 진행을 독려하였다. 사전 인터뷰의 경우 구조화된 질문지를 만들어 대상자에 대한 기초적인 사항들을 숙지하도록 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최소 3차례 이상의 대면 인터뷰를 통해 대상자에 대한 보다 의미 있는 자료들을 얻을 수 있도록 하였다.
교수자는 학생들이 작성한 사전 인터뷰 내용을 검토하여 지나치게 단순한 신변잡기적인 질문은 배재하고, 인터뷰 대상자 또한 자신의 인생을 여러 키워드를 통해 정리해볼 수 있도록 구성하게 하였다. 학생들이 제출했던 구체적인 질문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특정 직업 종사자의 경우>
해당 직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해당 직업에 종사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였으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해당 직업에 종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으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평범한 인물의 인생사를 중심으로 이를 재구성하는 경우>
어린 시절 경험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무엇입니까?
지금의 본인의 가치관 형성을 도운 좌우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학생들은 녹취, 녹화 등을 통해 대상자와 인터뷰를 진행한 뒤 이를 글쓰기 자료들로 이용하였다. 이후 글쓰기를 진행하면서 부족한 자료가 생길 시 추가 인터뷰(대면, 서면)를 통해 보충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인터뷰하는 사람-인터뷰 대상자의 모범적인 사례가 제시된 책, 혹은 논문들을 참고하게 함으로써 질문을 작성하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건축공학부의 한 학생은 과제 완료 후 작성하는 ‘성찰저널’을 통해 자신이 참고한 평전에서 다음과 같은 측면을 주의 깊게 보았음을 밝힌 바 있다.
…글을 쓰는 방식을 참고하였다. 자서전에 가까운 에세이 형식을 띠고 있지만, 글을 쓰는 하나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편안하게 풀어내는 방식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를 참고하여, 대상이 들려준 이야기들을 최대한 손상시키지 않고, 마치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하는 방식으로 작성된 부분에 주목하였다.…
사실 시중에서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는 평전 자료들은 대부분 개인 삶에 있어 뚜렷한 성과를 낸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작된 것이 다수이다. 따라서 위 학생의 언급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평전의 내용, 혹은 구성 자체보다 서술 방식 등에서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27) PBL 강의의 특성 상 교수자가 특정 자료를 직접적으로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것은 권고되지 않는다. 따라서 포털사이트나 중앙도서관, RISS 등에서 학생 자신들이 원하는 자료를 찾을 수 있도록 지도하였으며, 선택한 자료에 대해서 적합성 여부와 관련하여서도 팀원들과 상의를 거치고 교수자와도 상담하게 하였다.
인터뷰를 통해 1차 자료를 중심으로, 대상자의 경험에 대해 보다 포괄적인 시야를 제시해줄 수 있는 2차 자료들도 적극적으로 참고하게 하였다. 평전 대상자가 겪은 한국사의 큰 사건들을 해당 본인이 회고할 경우 세대가 다른 지금의 학생들이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 수 있으므로, 해당 사건이 가지는 역사, 사회적 의미에 대해서 잘 서술된 역사서 혹은 사회서적들을 같이 읽도록 지도하였다. 학생들은 길게는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이나 중동 파견, IMF 등과 관련한 한국 현대사의 자료들을 참고하였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들에서 생성된 자료들을 조원들끼리 공유, 검토하고 의견을 나누게 함으로써 평전 대상자를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3.1.3. 3, 4주차: 개별 과제 작성

실제 평전을 집필함에 있어서는 해당 인물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의도하되 평전쓰기 분량이 2매 가량인 만큼, 현실적인 서술상황을 고려하여 세부 주제 키워드(가령 직업적 성취, 혹은 가족사, 한국 현대사와 관련한 인생의 중요 사건)를 중심으로 서술하도록 지도하였다. 특정 키워드 또한 같은 조 안에서 되도록 다양하게 선정할 수 있도록 독려하였다. 혹은 대상자의 생애를 연대기별로 구분지어 각자 맡아 서술하는 방법도 허용하였다. 이런 서술을 통해 각자 개인적으로 서술한 글을 한 데 모아도 새로운 한 편의 평전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게 하였다.
다만 해당 학기에 본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의 전공이 이⋅공계임을 감안하여 글쓰기 과정에서 보다 세심한 지도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 문글 해당 강좌는 블렌디드 러닝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글쓰기 방법 등 학습이론은 온라인 강좌를 통해 최소한으로 이루어진다. 실제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필요한 이론들을 이미 숙지하고 있음을 전제하고 이를 실제로 적용하고 수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온라인 강좌를 성실히 수행한 학생들의 비중이 낮을 뿐 아니라, 온라인 강좌를 통해 글쓰기의 이론을 습득했다고 해도 이를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특히 긴 수험기간을 거치는 동안 글쓰기를 제대로 해본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실제 수업에서는 글쓰기의 전 과정이 보다 세밀하게 지도되었다. 그나마 팀별로 이루어져서 부담감이 덜했던 첫 번째 PBL글쓰기 과제와 달리 이번 과제는 오롯이 혼자만의 힘으로 A4 2매의 글을 작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수자의 지도를 더욱 요구하는 측면이 있었다. 글 쓰는 과정에서 교수자의 피드백은 상시 이루어졌으나, 크게 개요작성과28) 글쓰기 최종 완성 단계 두 차례에 걸쳐 글의 방향 설정 및 첨삭 지도가 이루어졌다.29)
우선 교수자는 학생들이 특정 키워드를 중심으로 서론-본론-결론의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지는 글의 개요를 작성하도록 지도하였다. 특히 서론에서는 해당 인물을 평전의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를 반드시 서술하도록 함으로써 해당 과제의 목표와 의의를 상기시킬 수 있도록 하였다. 본론에서는 해당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미 수집한 자료를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구성하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내용은 과감히 정리하게 하였고 수집한 자료들 중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그리고 가능한 개요들을 여러 개 작성하게 하고 이중 가장 완성도 높은 것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글쓰기가 문장의 조합임에 앞서 아이디어들의 조합임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글쓰기 경험이 일천한 이공계 학생들의 경우 글이 아이디어들의 조합임을 강조하는 것이 오랜 강의 경험 상 효과적이었다. 즉 문장 차원에서 글을 쓴다는 것보다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한 문단 차원으로 글을 작성한다고 여기는 편이 글쓰기 자체에 대한 부담을 훨씬 덜 느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어서 개요를 문장으로 완성해나가는 것이 글쓰기임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키면서 비문을 포함하여 구체적인 문장 표현 등에 대한 첨삭을 진행하였다. 또한 이 과정에서 참고한 자료들을 출처를 제대로 밝혀 인용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여 학술 리포트가 가져야 하는 기본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더불어 교수자의 피드백 이외에도 조원들 간 원활한 피드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동일 인물을 글쓰기 대상자로 선정하였어도, 특정 키워드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글들이 작성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작성한 글들을 읽고 서로 조언하게 함으로써 해당 인물을 다각도로 본다는 본 과제의 목표를 상기하게 하였다.
이후 이 과제는 다소간의 수정을 거쳐 세종대학교에서 진행하는 교과-비교과 연계 프로그램인 ‘2018년도 PBL 창의나눔 봉사경진대회’의 과제로 제시되었다. 경진대회는 취약계층의 노인들을 바탕으로 그들의 생애사를 여러 콘텐츠(문자텍스트, 영상, 에니메이션)를 이용하여 기록한 뒤 의뢰인에게 다시 기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문글 수업 중 해당 과제를 수행한 학생들이 경진대회 신청을 하게끔 함으로써 과제 준비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30)

3.2. 5주차: 학생들의 과제 수행과 평가, 문제의 의의31)

학생들이 본 과제를 제출한 뒤 문제의 취지에 맞는지, 자료조사가 성실히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중점으로 과제의 평가가 이루어졌다. 충분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적절한 키워드를 통해 해당 인물에 대한 효과적인 서사화를 이루고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덧붙여 단순히 자료의 정리에서 그치지 않고 미흡하게나마 해당 인물에 대한 평가를 시도하고 있는 지점이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폈다. 수업 과정 중 크게 두 번의 피드백을 통해 과제 상태를 미리 가늠하고는 있었으나 실제 제출본에서는 보다 더 상세한 요소들(제목, 출처 표시, 비문)을 확인하여 점수를 부여하였다.
본 과제에 대한 학생들의 자체 평가는 글 제출 후 이루어진 ‘성찰저널’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PBL 과제가 종료된 후 제출하게 하는 성찰저널에서는 해당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느낀 바(배운 점, 어려웠던 점)를 서술토록 하고 있어 과제의 평가가 용이하다.
리뷰 결과 학생들은 본 과제를 전반적으로 매우 난이도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해당 문제의 경우 특히 대상이 되는 인물의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기존에 읽은 전기, 자서전, 평전 등과 다른 결의 인물을 선정해야 한다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도 많았다. 또한 대상자와 친밀할수록 섭외와 인터뷰가 수월한 까닭에 가까운 주위 사람 중에 대상자를 선정하려 했으나 문제의 조건과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들이 있었다.
대상자를 선정하여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팀원들과 함께 그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인터뷰 시 어떠한 질문들로 인터뷰를 진행해야 할지 막막함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었다. 더불어 평전 대상자과 충분히 가까운 관계가 아닐 경우 인터뷰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평전 작성에 충분한 만큼의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하고 단편적인 정보들만 얻는 경우도 발견되었다. 물론 인터뷰 대상자 또한 학생들에게 본인들의 속 이야기를 충분히 내놓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하였다. 더불어 인터뷰 대상자의 서술에 의존하다보니 평전의 자료로서 쓸 수 있을 만큼의 신뢰여부가 의문시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 의문들은 실제 자서전이나 평전을 서술할 때 서술자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해당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서전과 평전 서술과 관련한 글쓰기 이론 학습이 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어떠한 키워드들로 해당 인물의 평전을 구성해야 하는지도 고민의 대상이 되었다. 특정 직업에 종사하거나, 특정 경험이 존재하는 경우 키워드를 선별하기 용이하지만, 굴곡 없이 평탄한 삶을 산 대상자의 경우 특정 키워드로 설명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해당 대상자의 인생을 단순히 십년 단위, 혹은 유년기-청⋅장년기-노년기 등의 연대기 순으로 끊는 방식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럴 경우 연대기적 사실들이 다소 나열되는 글들이 작성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작성자 본인의 비평이 들어갈 여지가 없이 단조롭게 서술되어 문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기존 평전이나 자서전의 목차를 참고 자료로 제시했지만, ‘우리 주위의 평범한 이웃’에서 ‘특정’한 키워드를 선별해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임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과제를 수행한 학생들은 그들의 부모 혹은 조부모 세대의 삶과 그 사회적⋅역사적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서 그간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의 지표를 설정하는 등 기대 이상의 학습효과를 얻었다. 이어지는 내용은 학생들의 제출 과제와 성찰 저널 내용에서 발췌한 것으로 해당 평전 쓰기가 가진 효과를 보여준다.
…‥ 편안한 상황을 추구하고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기 위해서라면 그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 대한 소명의식을 우선시하였다. 과연 그와 같은 상황에 있을 때, 혹은 유사하게 자신의 상황에 적용할 때 많은 사람은 개인의 이익을 포기하고 공동체를 위해 헌신할 수 있을 것인가? 그의 삶은 개인주의로 치닫는 사회 분위기 속 우리의 삶에 대해 다시 돌이켜보게 해준다. 필자는 그의 삶과 같이 우리가 한 국가의 일원으로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그와 같은 자세를 갖추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개개인이 자기 일에 대한 소명의식,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심을 갖고 산다면 그가 사회에 이바지했던 부분과 같이 우리 사회가 좀 더 긍정적인 변화하고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평전을 통해서 많은 독자가 자기 삶의 자세에 대해 돌이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국방시스템 공학과의 한 학생의 글쓰기 중 일부>
“OOO 교수님이 건축공학을 전공 한 후 그것을 토대로 특례 보충역으로 중동으로 가신 만큼 미래의 내가 사회에 나갔을 때 겪을 수 있거나 느낄 만한 것들을 미리 듣고 생각을 해보게 된 것 같아서 후에 내가 건축가로써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보다 더 잘 해결 할 수 있고, 전공에 대한 고민이 생길 때 더 속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건축가의 멋있는 면모를 위주로 보고 건축을 배우러 왔었는데 이를 통해 힘든 면모도 알게 되었다. 이 과제를 통해 건축전공을 하는 나로써 한층 더 성장 할 수 있게 되었다.”
<건축공학과 학생의 성찰저널 중 일부>
…우리 아버지 세대의 000씨가 살던 고도의 경제발전 시대에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남을 돕는 일이 대부분인 구급대원이란 직업을 택한다는 것은 흔하지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구급대원이란 직업이 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취업하기 힘든 요즘에는 인기있는 직업일지는 몰라도 봉사활동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구급대원이란 직업을 택한다는 것은 지금까지도 흔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나의 초등학생 시절,반친구들의 장래희망을 적어놓은 게시판을 떠올려봐도 그러했다. 반 친구들 대부분이 남들이 알아주고, 우리사회를 빛낸다고 생각하는 직업들을 썼고, 나 또한 그러했다. 일반적으로 우리사회를 빛낸 인물을 떠올리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CEO, 대통령, 과학자 등 한번쯤은 자서전에 나왔을법한 인물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하지만 우리사회에는 위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000씨와 같은 구급대원, 경찰관, 청소부 그리고 경비원과 같은 비교적 평범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있고, 이분들도 우리사회를 같이 빛내고 있다. 나는 000씨 같은 분들이 있기에 우리사회가 올바르고,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마치며, 여러분들이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을 대상으로 인터뷰까지는 아니어도, 그들의 수고와 노고에 감사히 여겨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한다.
<정보통신 공학부 학생의 글쓰기 중 일부>
한편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지나온 나이가 지긋하신 평전 대상자들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죽어있는 사료들이 아니라 생생한 증언을 통해 다시 학습하는 값진 경험을 해보았음을 밝힌 경우도 많았다. 즉 미시사적 관점에서 한국 현대사를 재구성해 보는 것을 시도한 문제 의도가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 더불어 인터뷰라는 특정 형식이 갖는 자료 생산의 측면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밝힌 경우가 많았다.
또한 평전이라는 다소 생소한 형식의 글을 직접 써봄으로써 많은 학생들이 성찰적 글쓰기가 갖는 의미와 매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음을 고백한 것도 사실이다. 이는 앞서 지적했듯 최근 대학 내에서 글쓰기 과제가 표현주의적 성격의 글을 작성해 볼 기회가 드문 것을 상기할 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지점이라 하겠다.
또한 최종 제출물을 제외하고 모든 과정을 조원들과의 협업을 통해 진행하면서 여러 의견들을 통해 자신의 글을 다듬을 수 있었다는 것을 이점으로 지적하기도 하였다는 사실 또한 주목할 만 하다. 종강 후 해당 과목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설문조사32)에서도 팀 활동 만족도는 분반 평균 3.93(4.5)에 해당하는 수치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해당 과제가 PBL이라는 학습자 중심의 문제해결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고안된 문제임을 상기할 때, 이번 과제를 통해 문제해결력이 증대되었음을 고백한 경우가 많았던 점도 기억해둘 부분이다. 종강 후 실시한 교과 설문조사에서 “문제해결역량”의 향상을 묻는 항목에서 평균 3.9에 해당하는 만족도를 보였다. 특히 대상자의 선정-자료조사부터 글의 완성까지 팀으로 또 개별적으로 혼자 이루어내면서 많은 부분 학생 본인의 해결능력이 향상되었음을 인정하였던 것은 고무적이다.

4. 남는 문제와 전망

이 글은 2018년도 1학기 세종대학교 학생들이 수강했던 문글 수업을 통해 제시되었던 ‘우리 이웃평전 쓰기’라는 문제와 그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던 글쓰기 지도 사례를 분석하였다. 해당 문제는 기존의 평전, 자서전 등의 장르문학을 비판적으로 독해하고, 이를 새로운 대상을 통해 새롭게 접근하는 것을 시도 하였으며, 타인의 인생을 통해 자신의 인생 또한 성찰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 모든 과정은 PBL 학습법에 기반하여 이루어졌으며, 학생들은 PBL과 글쓰기의 영역이 교차되는 과정에서 이 모두를 융합하여 증진시키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실생활의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글쓰기가 PBL 문제로 주로 제시되었던 점을 상기할 때, 해당 문제는 글쓰기 자체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표현주의적 글쓰기를 경험해볼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불어 한 인간에 대한 탐구를 기반으로 한 편의 글을 작성하고 있기에, 특정 시기나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학 내 PBL 글쓰기 문제로 일반화될 만 하다고 여겨진다.
글쓰기 자체가 이미 비구조적인 특성을 띄고 있기는 하지만, 특히 ‘평전쓰기’ 과제에서 보듯 PBL 기반 글쓰기는 정해진 정답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33) 실생활(실제 인물)에 대한 같은 팀원들끼리의 공동 작업을 통해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PBL이 결합된 글쓰기 과제가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또한 ‘인터뷰’라는 특정 활동을 통해 스스로 자료를 생산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스스로의 목적에 맞게 글을 작성해 볼 수 있었다는 지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평소 학생들은 주로 자료를 소비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이번 과제 수행 중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자료를 생산하는 주체가 됨으로써 ‘나도 고급 자료의 생산자’가 될 수 있음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같은 경험은 이후 대학 학습 과정에서도 인터뷰, 설문 등 본인의 필요에 의해 자료를 생산할 수 있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견지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무엇보다 대상자와의 인터뷰를 통한 깊은 교감은 세대 간 소통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낳기도 하였다. 이 모든 과정은 수강생들의 지적 능력을 넓혀주고 전공 강좌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분야를 막론한 성찰과 토론을 가능하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본 문제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자서전이나 평전, 그리고 한국 현대사 전반에 관한 인문학적인 성찰을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과제였기에 1학년 이공계 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문제로 여겨졌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한 인물의 전기를 쓰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한 인물의 일생을 평(評)한다는 메타적인 작업이 가지는 의미를 저학년 학생들이 완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대부분의 PBL 과제가 그러하듯 적극적인 학습 의지가 없는, 수동적인 학생들의 경우, 더욱 어려운 글쓰기였을 것으로 파악되었다. 더불어 글의 구성, 문단, 문장 표현 등 글쓰기의 전반적인 과정에 대한 학습의 경험이 거의 없는 이공계 학생들의 경우, 이와 관련한 학습을 같이 진행해가면서 과제를 수행할 필요가 있음도 함께 지적되었다. 실제 수업 과정에서는 학생들 개개인의 주제 선정, 개요 작성, 글 작성 등 모든 단계에 걸쳐 교수자의 확인 및 전반적인 지도가 이루어졌으며, 개별 글의 첨삭도 시행되었다. 또한 학생들 간의 상호토론 및 첨삭 등을 통해 학생들 각자가 자신의 글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교수자의 개별적인 피드백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의 개선을 위해 우선 기존에 블랜디드 강의의 일환으로 제공되는 온라인 강의에서 글쓰기 관련 부분은 보다 풍부하게 수정되는 것으로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평전쓰기라는 글쓰기 자체가 갖는 장점이 분명히 존재했던 만큼, 다시 이 같은 문제를 제시할 때, 앞서 발견된 어려움과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개발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즉 학생들이 입학한 전공과 계열에 따라 맞춤화된 문제를 제시(가령 평전 대상이 되는 인물을 특정할 수 있음)하거나, 피드백 또한 학교 내 글쓰기 관련 유관기관들(가령 글쓰기 센터)과의 적극적인 연계를 통해 보다 개별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 또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Notes

1) 문제중심학습은 대개 “제시된 문제에 대한 이해, 해결책 찾는 과정 중에 이루어지는 학습”(Barrows & Tamblyn, 1980)“ 또는 ”학습자가 실제 문제와 이슈에 대한 지식, 비판적 사고, 문제해결 기술 등을 적용토록 장려하는 교수 방법(Levin, 2001)“ 등으로 논의된다. 한국 대학 내에서는 2000년대 이래 PBL 학습법에 대한 소개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조연순(2006)

2) 박선옥(2016)은 기존 서술 방법(묘사, 서사, 비교 대조, 인과 영향, 정의, 논쟁과 설득)을 접목하는 글쓰기를 시행한 사례를 논의하였으며, 송명진(2020)은 실제 대학 내에서 PBL 학습과 글쓰기를 결합한 경험을 논의하면서, 특히 문제설정과정에서의 PBL 학습법을 적용했음을 강조하였다.

3) Problem-Based Learning의 약자, 여기서 P는 problem 뿐 아니라, project를 의미하기도 한다. 즉 PBL 수업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거나, 특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을 유도하면서 진행된다. 크게 지식 전달 중심의 일방적 강의 방식에서 탈피하여 기초 필수 역량 함양을 목표로 하는 상호 소통적 강의 모델로 이해할 수 있다. 세종대학교 교양교육연구소 편(2017;8)

4) 이 방식은 2021년 세종대학교 교육 과정 개편 과정으로 인해 고전 독해를 중심으로 과목 운용방향이 개편되면서 다소 달라졌다. 현재는 학기당 두 권의 고전 도서를 대상으로 각 각 한 개씩의 문제만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5) PBL은 글쓰기와 접목된다면 글쓰기를 위한 수단으로 PBL이 동원되는 것이 아니라 PBL 자체가 글쓰기를 수행하는 모태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황성근(2017;54)

6) PBL 학습이 의과대학 내 특수한 교육 상황에 맞춰 고안된 것이긴 하지만, 추론기능, 자기주도 학습기능, 문제해결력 등은 모든 전문영역 교육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기능들이다. 최정임⋅장경원(2015:168)

7) PBL의 수업진행은 일반 수업의 진행과는 반대로 접근된다. PBL은 우선 문제가 제공된 다음 그 문제를 분석하고 파악해 문제해결 과정을 수행하고, 마지막으로 최종 문제해결안을 도출하게 된다. 그러나 일반 수업의 진행은 개념과 원리에 대한 설명을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문제를 제시한 뒤 해결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한다. PBL의 이러한 진행방식은 형식상으론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일반 수업의 진행과는 대치된다. 황성근(2017:57).

8) 문제 자체를 분석하고 이 과정에서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사고를 통해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주어진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분석적인 이해 능력과 사태를 바라보는 주체적이고 유연한 시각을 기른다. 지식을 구체적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감각을 키운다. 세종대학교 교양교육연구소 편(2017:19-21)

9) 개념과 원리를 추상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주어진 문제 상황에서 효과적인 해결책을 발견하는 능력을 스스로 기른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표현 능력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합리적 소통 능력과 태도를 기른다. 타인과 협동하는 태도를 기르고, 공동 작업에서 팀원들의 역량 극대화 방법에 대해 터득한다. 협동 활동에서 발생하는 갈등 상황을 경험하고 갈등 극복을 위한 현명한 태도를 배운다. 세종대학교 교양교육연구소 편(2017:10-12).

10) 최종 구성물(글쓰기 혹은 발표)을 반 친구들에게 공개하고, 이를 교수자, 동료들에게 평가받는다. 발표의 경우 발표 당일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발표에 대해 서로 토론한다. 과제 수행이 끝나면 ‘성찰저널’, ‘조원평가’ 등의 특정양식의 작성을 통해 본인과 같은 조 학우들을 평가의 대상으로 삼는다. 학생 개인 나아가 모둠 조원들과 함께 특정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평가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11) 가령, 자신이 특정 상황에 놓인 인물임을 가정하고, 주어진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발표, 혹은 글쓰기를 진행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교재에는 우간다 지역의 폭발적 모기 증가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예시 문제로 제시되어 있다. 세종대학교 편, 2017: 20-21)

12) 이재승의 분류를 따른 것으로 글쓰기를 통해 개인의 심미적, 인지적 윤리적 성장을 지향하는 글을 의미한다.

13) 자신이 특정 박물관 큐레이터임을 가정하고 소장 유물들을 소개하는 글쓰기, 특정 문제를 지니고 있는 집단을 대변해서 이에 대한 해결을 국회(정부)에 촉구하는 글쓰기 문제가 수업 중 제시되었다.

14) 세종대학교에서는 문글 강의를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오프라인 수업 100분과 50분의 온라인 강의가 합쳐진 Blended Learning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온라인, 오프라인 두 종류의 수업 방식이 합쳐진 것만이 아니라, 온라인 강의가 선행학습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반드시 수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플립러닝’의 성격을 띄고 있기도 하다.

15) 이 글과 관련하여 남진숙의 두 논문을 주요하게 참조하였다. 다만 최대 2주 정도에 걸쳐 PBL 교수법이 운용되었다는 점과, ‘글의 진술방법’과 관련하여 문제가 개발되었다는 점에서 본고 내의 상황과 차이가 있다. 남진숙(2013, 2019),

16) 본 글을 작성함에 있어 이양숙(2011), 이은미(2016 여름), 최도식 외(2015)의 세 논문의 문제 의식을 주요하게 참고했음을 밝힌다.

17) 최도식 외 2인은 ‘자서전적인 텍스트는 하나의 삶에 대한 서사를 제공한다.’는 휴 j. 실버만의 견해를 인용하여 자서전, 나아가 자서전 쓰기가 갖는 의미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최도식 외(2015:277)

18) 이같은 글쓰기가 같은 의미에 대해서는 앞서 이은미의 논문이 잘 정리하고 있다.

19) 자서전을 쓰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省察에 이를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누군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敍述하거나 評傳을 쓰는 과정에서도 타인의 삶에 비추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는 논리를 펴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전기는 필자 본인이 아닌, 제삼자가 쓰는 다른 버전의 自敍傳이라고 할 만하다. 따라서 傳記文 쓰기는 자신의 삶을 통해 자기를 성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자기를 성찰하는 방법이 된다. 이은미(2016:396).

20) 연구자는 데리다의 ‘차연’에 의거해서 서술자가 자신의 자서전적 텍스트를 서술하는 과정에서 자기 동일성이 끊임없이 수정될 수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최도식 외(2015: 267-268).

21) 글쓰기의 주체는 ‘관계의 시스템’에 지나지 않는다. 글쓰기의 주체는 자기 홀로 고립된 단자(單子)적인 주체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자기 바깥의 심리적 차원, 사회적 차원, 세계적 차원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어나가는 존재이다. 그리고 글쓰기는 그 관계의 효과에 불과하다. 최도식 외(2015:266).

22) 해당 과제는 같은 학기 세종대학교에서 학생들 전체를 대상으로 ‘창의나눔봉사대회’라는 이름의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실시, 교과-비교과 연계 활동의 일환으로 제시되었다. 다음은 제시된 문제의 요약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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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해당 교과가 전형적 PBL문제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중심 문제 등을 포괄한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세종대학교 편, 2017:20)

24) ‘자료 정리표’라는 특정 양식의 문서를 작성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과제를 수행하는 도중에 참고한 자료들을 정리하여 제출하게 하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자신이 조사한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게 하는 한편, 연구 논문의 기본인 인용, 출처표시를 연습케 하려는 의도이다. 문서는 자료의 형태와 출처, 참고한 내용들을 요약하여 기록하는 란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자료 정리표에서도 짧은 글쓰기(요약하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25) 과제 수행이 종료된 후 해당 문제를 통해 배운 점, 아쉬운 점, 조별 활동에서 본인의 기여도 등을 서술하게 되어있어 자료 수행 전반에 걸친 학생의 성취도를 평가할 수 있다.

26) 세종대학교 대양휴머니티칼리지에서는 교수자와 상관없이 문글 모든 분반에서 해당 순서도와 같이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대양휴머니티칼리지, 2017:13)

27) 일반인들 대상 평전쓰기를 지도함에 있어 이남희(2000)의 책을 참고하였다.

28) 개요 작성 후 중간 평가의 과정으로 개요 발표가 이뤄진다. 각 팀별로 대표 학생이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표를 하였고, 교수자는 각 팀 내 학생 개개인들이 작성한 개요에 대해 피드백을 진행하였다.

29) 황성근은 피드백 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음을 강조하면서도 PBL의 취지에 맞게 섬세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교수자가 문제 해결 과정에서 특정 행동을 강요하는 통제적 방식으로 제공될 경우 학습자의 동기와 흥미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황성근, (2017: 74-75).

30) 해당 과제는 같은 학기 세종대학교에서 학생들 전체를 대상으로 ‘창의나눔봉사대회’라는 이름의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실시, 교과-비교과 연계 활동의 일환으로 제시되었다.

31) 학생들의 과제 수행과 평가 등과 관련한 의견은, 수업 내에서 과제로 제출하게 하였던 ‘성찰저널’과 수업 후 대양휴머니티칼리지 차원에서 이루어진 과목 만족도 설문조사 중 주관식 의견 부분, 강의 평가 중 의견제시 부분을 참고하였다.

32) 해당 교과를 주관하는 대양휴머니티칼리지에는 종강 후 해당 강의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교과목표, 수업운영, 강의평가, 자기평가 등의 영역으로 세분화된 교과 설문을 진행하여, 교과 운용에 참고하고 있다.

33) 이런 까닭에 제출된 과제는 상대평가의 원칙 하에 자서전, 평전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 인터뷰 대상과 인터뷰에 대한 질적 평가, 작성된 글쓰기의 완결성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하였다. 특히 인터뷰 과정에서 드러나는 성실성과 세대 및 직업 이해도의 진정성을 눈여겨 살펴보았다.

참고문헌

세종대학교 교양교육연구소 편(2017). 문제해결을 위한 글쓰기와 발표, 세종대학교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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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숙(2013). “PBL을 활용한 ‘글쓰기 진술 방식’의 창의적인 수업 모델과 그 의의”, 사고와 표현 6(1), 한국사고와표현학회, 8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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