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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4(6); 2020 > Article
대학교 교양 강좌로서 라틴어 교육의 내용과 방법

초록

라틴어는 서구 문화의 공통 모체이며 다양한 지식의 기본 용어를 제공하는 학문 도구로서, 동양에서의 한문과 같이 서양의 학문과 지식 일반에 쓰임이 많기에 서양에서는 중등교육 과정에서부터 교육이 이루어진다. 반면, 한국에서 라틴어 교육은 대학교에서 시작되며 모두 교양 강좌로 열린다. 본고는 라틴어 교육이 위기에 처한 한국의 현실에서 라틴어 교육의 내용과 함께 교수 방법에서 변화가 필요하며, 문법 위주의 수업에서 문화적 접근으로의 전환을 주장한다.
본고는 필자가 2019년에 수행한 “한국의 대학 교육에서 라틴어 교육의 현황” 연구에서 밝힌 구체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대학교 교양 수준의 강좌로서 라틴어 교육의 실제 내용과 그것에 연계된 세 가지 방법론을 제시한다. 첫째, 언어사적 접근으로서, 인도유럽어의 전통과 로망스어의 모어이자 서양 언어들의 뿌리로서 라틴어에 대한 이해를 언급한다. 둘째, 문법적 접근으로서, 음운론, 형태론, 통사론에서 전통적인 라틴어 교육의 내용을 설명한다. 셋째, 문화적 접근으로서, 교양 강좌로 이루어지는 라틴어 수업에서 문화적 접근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라틴어 교육에서 로마 문화와 문학 콘텐츠 활용의 방법을 다룬다. 결론으로, 본고는 한국 대학의 교양교육이 처한 상황과 함께 라틴어 교육의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라틴어 교육에서 문법, 문학, 문화 콘텐츠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도출한다.
라틴어 교육이 문화적 접근으로 방법론적 전환을 이룬다면, 위기에 처해 있는 라틴어가 학문 도구로서의 가치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대에 요구되는 세계시민성과 문화지수 함양을 위해서도 그 필요성을 인정받고 우리나라 대학교의 교양교육에서 제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될 것이다.

Abstract

This paper is a study on the contents and the method of Latin language education in Korean universities as a liberal arts course. The introduction reviews the status of the Latin language in Korea, which is one belonging to an extreme minority where language education is concerned, and discusses the importance of the teaching method of Latin, along with its contents. The main part presents three methodologies linked to the educational contents of Latin. i) As a linguistic historical approach, it refers to the tradition of an Indo-European language and to the status of Latin as the parent language of the Romance languages, and also as the root of Western languages. ii) As a grammatical approach, it explains the contents of traditional Latin education in terms of phonology, morphology and syntactic theory. iii) As a cultural approach, it asserts the need of a cultural approach in Latin language education, which is given as a liberal arts course in non-Western countries such as Korea, and deals with the method of utilizing the contents of Roman culture and literature in Latin education. This paper concludes that it is desirable for grammar, literature and cultural content to be harmonized in Latin education, and presents some concrete methods for achieving this end. This study will contribute to the establishment of the Latin language in university education in Korea, which is of high value not only as an academic tool, but also as an approach to world-citizenship in the global era.

1. 들어가는 말

일찍이 독일의 라틴어 교육을 한국의 한문 교육과 비교하는 연구를 낸 반성완은 서양에서 추구되는 라틴어 교육의 가치는 그것이 서양 문화의 공통 모체로서 인정받는 데서 성립한다고 보았다. “라틴어 및 라틴어 문화는 근대 서구에서 민족국가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민족문화가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하기 전까지 천여 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서구 문화를 지배해 왔다는 점에서 현대 서구 문화의 공통 모체가 되고 있다. 오늘날 서구의 전통 문화유산과 고전 문화를 논의하면서 무엇보다도 라틴어 문화가 제일 먼저 거론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반성완, 1989: 93). 이러한 인식은 보편적으로 수용되는 것이기에, 최근 독일의 라틴어 교육의 현황과 한국의 라틴어 교육의 현황에 관한 연구에서 하나의 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강태호, 2007: 85; 손윤락, 2019: 152) ‘글로벌 시대’로 불리는 오늘날 경제나 문화 등 여러 면에서 동서양이 함께 지구촌의 일원으로 교류하고 있으며, 대학 교육은 지역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그것을 세계적 기준에서 되살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의 대학은 라틴어와 로마 문화를 교육함으로써 학생들을 서양 문화의 뿌리에 대한 이해를 갖춘 미래의 ‘글로벌 지식인’으로 성장시킬 필요가 있다. 한국의 대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라틴어 교육의 현황에 대한 최근의 선행연구에 따르면 2019년 현재 국내의 일반대학 중 11개 대학교에서 라틴어를 정규 교과목으로 가르치고 있으며 모두 교양 단위에서 이루어진다(손윤락, 2019: 154).1) 그렇다면 글로벌 시대,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준비하고 있는 21세기의 초입에 선 오늘날, 한국의 대학에서 교양 강좌로서의 라틴어 교육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의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본고는 현재 한국의 대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라틴어 교육의 내용과 그 방법론에 관한 연구로서, 필자의 앞선 연구가 밝힌 국내 대학의 라틴어 교육 현황에 대한 통계와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손윤락, 2019). 우리는 먼저 한국에서 라틴어의 위상을 검토하고 한국의 언어 교육에서 소수 외국어로 전락한 라틴어 교육의 현실에서 교육 내용과 함께 방법론의 문제가 중요함을 논한다. 본론에서는 교육 콘텐츠에 연계된 세 가지 접근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언어사적 접근으로서, 인도유럽어의 전통과 로망스어의 모어이자 서양 언어의 뿌리인 라틴어를 언급한다. 둘째, 문법적 접근으로서, 음운론, 형태론, 통사론에서 전통적인 라틴어 교육의 내용을 설명한다. 셋째, 문화적 접근으로서, 교양 단위의 라틴어 수업에서 문화적 접근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라틴어 교육에서 로마 문화와 문학 콘텐츠 활용의 방법론을 다룬다. 결론으로, 본고는 라틴어 교육에서 문법, 문학, 문화 콘텐츠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함을 도출하며,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 이 연구를 통해, 학문도구로서뿐 아니라 글로벌 시대 세계시민을 위해서도 가치가 높은 라틴어가 우리나라 대학의 교양 교육에서 제자리를 잡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2. 라틴어의 역사와 라틴어 교육

라틴어가 서양의 국가들에서 전통적인 교육의 기본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그것이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는 여러 서구 언어들의 조상 언어이며, 특히 로망스어의 모어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그리고 루마니아어 등 로망스어 국가들에서는 자국어만큼이나 라틴어 교육에 큰 중요성을 두고 있으며(김수업, 1983), 로망스어 지역이 아닌 국가에서도 폴란드의 경우처럼 중세 동안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하면서 라틴어 교육이 정착하기도 하였다(Malinowski, 2016). 영어권 국가 가운데 미국의 경우는 따로 살펴보겠지만, 영국에서의 라틴어 교육은 옥스퍼드와 캠브리지를 비롯한 영국의 대학들이 여전히 그리스 로마 문명과 문화 전반에 대한 연구의 본산이라는 점에서 그 기반이 되는 라틴어 교육을 중시하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다. 근대 이후에 서양 문화로 편입된 호주와 뉴질랜드의 대학교에서도 이제 그리스어와 라틴어 등 고전어가 대학 교육에서 모든 과목의 중심이라고 주장된다(O’Sullivan & Maitland, 2007). 전 세계의 대학들에서 라틴어 교육이 여전히 중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학에서는 라틴어 교육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이제 이 위기를 교육 콘텐츠와 방법론의 차원에서 살펴보자.

2.1 라틴어의 역사

라틴어는 이탈리아반도 중서부 라티움(Latium) 지방의 언어에서 시작하여 기원전 7세기 무렵에 문자 체계를 갖춘 것으로 추정되며, 역사적으로 로마의 왕정(BC 753-509)에서 공화정(BC 509-27) 후기에 이르는 시기와 겹치는 ‘상고 라틴어’(latina archaica) 시대까지는 지역 언어로서의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지식인들은 그리스어로 글을 쓰고 철학을 논했다. 기원전 1세기에 이르러 라틴어는 그리스어에서 부족한 철자와 문법이론을 도입하여 고전 문법을 완성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로마 문화의 융성기에 해당하는 기원후 1-2세기까지의 라틴어를 ‘고전 라틴어’(classica)라고 부른다(성염, 1994: 3). 대학의 라틴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전 라틴어의 시대는 로마가 그리스 문화를 받아들여 한 차원 높은 문명으로 도약하는 시기이며, 로마 문학의 황금기와 일치한다. 로마 문학의 황금기는 대체로 기원전 80년부터 기원후 138년까지로 잡는데 이는 ‘키케로 시대’(BC 80-43), ‘아우구스투스 시대’(BC 43-AD 14), ‘아우구스투스 이후’(AD 14-138) 등으로 구분된다(Wheelock, 2011: xxxi-xxxiii). 제국의 지배계층에서는 여전히 고전 라틴어가 사용되는 동시에, 1세기 이래 로마제국에 흡수된 지역들에서 공용어로 ‘대중 라틴어’(vulgata)가 형성되어 4세기 이후에는 제국의 언어로 통일된다. 이 ‘대중 라틴어’가 중세 동안 학술 및 외교 언어, 교회 언어로 사용되면서 ‘중세 라틴어’라 불리게 되었으며, 긴 시간 동안 유럽 각 지역의 언어와 혼합되면서 로망스어 계통의 언어들이 형성되었다(손윤락, 2019: 153).

2.2 서양의 라틴어 교육

르네상스 시대에 우리가 ‘인문주의자’라고 부르는 지식인들은 기독교 교리에 부합하는 것만 진리로 판단한 중세기의 라틴어를 거부하고, 다신교를 믿고 인간적인 것들을 즐겼던 고대 로마인들의 작품들 즉 인간의 이성이 만들어낸 모든 작품을 읽을 수 있는 고전 라틴어를 복원하는 활동을 했다. 이러한 지식 활동이 서양의 근대를 낳았고, 이제 중세 라틴어는 교회와 신학 언어로 축소되었으며(성염, 1994: 4), 오늘날 대학에서는 다시 고전 라틴어로 로마의 텍스트를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유럽의 국가들에서는 근대 이후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학교 교육이 기독교 교회로부터 벗어나 정부와 민간이 주도하는 “세속주의”(laïcité, secularism)를 성취하는 과정을 거쳤고(Wright, 2018: 215), 이를 통해 고전 그리스어와 고전 라틴어(이하 ‘라틴어’)는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기 문명과 문화를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학문 도구’로서 모든 영역에서 지식의 출발점으로 정착되었다. 독일, 프랑스, 그리고 영국의 경우 중등교육기관에서 고전 라틴어를 보편적인 교과목으로 가르쳤으며, 1990년대 말까지도 대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는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대부분 ‘필수교과’ 혹은 ‘진로지도 과목’으로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배운 것으로 확인된다(반성완, 1989; 소경희외, 2000: 191, 249: 96; 강태호, 2007: 89). 특히 프랑스는 최근 중등교육과정에서 고전어 교육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2017년부터 문과 선택과목 라틴어와 그리스어의 수업시수를 늘렸고 대학입시를 위해 필요한 바깔로레아 시험에서 추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프랑스교육부(www.education.gouv.fr), infographie 9671; 한국교육부, 공지 2019.01.31).
미국은 18세기 후반 영국으로부터의 독립과 각 주의 형성 과정에서부터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를 유럽의 전통과 연계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19세기와 20세기를 지나면서 학교 교육에 있어서도 자신들의 뿌리를 결국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에 닿도록 하는 그리스어 및 라틴어 교육과 고전 번역이 이루어졌다. 19세기에는 라틴어 교육이 전국에서 번성하여, 예를 들어 1850 년대에 라틴어가 버지니아대학교에서 가장 큰 학과였다(Howe, 2011: 32). 이 시기에는 중등교육과정에서도 전통을 중시하는 사립학교들에서는 체계적인 라틴어 교육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전통이 20세기까지 이어져 미국은 이제 그리스⋅로마의 고전 연구와 라틴어 교육에 있어서 세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으며, 최근까지 그 중요성에 대한 연구가 나오고 있다(Tompkins, 2000; National Council of State Supervisors of Foreign Languages, 2003).

2.3 한국의 라틴어 교육

한국에서 라틴어는 1831년 가톨릭교회 조선교구가 설치되면서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주교와 선교사들의 입국에 따라 미사에서 사용되기 시작되었으며, 김대건 등 최초의 사제들이 공부함으로써 이때부터 라틴어 교육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파리외방전교회, 2015). 이후 라틴어는 가톨릭 신학교에서 교육되었으나, 이는 ‘기독교 라틴어’(christiana)로서 중세 라틴어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일제강점기 이후 1980년대까지 신학대학이 아닌 한국의 일반 대학에서의 ‘고전 라틴어’ 교과목은 매우 드물었으며, 강의도 ‘기독교 라틴어’를 배운 교수자들이 담당했다. 1991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서양고전학 협동과정이 개설되었을 때 독일인 Nicolaus Gross 박사가 강의를 맡음으로써 한국의 대학교에서 라틴어 교육은 그 내용이 고전 라틴어 문법 및 문학 교육으로 전환되었다. 그 후 몇몇 대학으로 ‘고전 라틴어’ 강의가 확대되었고 현재까지 국내 10여 개 대학에 라틴어 교과목이 개설되어 강의가 열리고 있다(손윤락, 2019: 154). 이 상황은 현재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라틴어 교육은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학에서, 그리고 교양 단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대학에서 라틴어는 단지 하나의 특수 외국어로 취급된다. 사실 이제 대학이 다양한 외국어를 가르치고 학생들은 미지의 언어에 대한 매력을 자유롭게 추구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첫째 사회적, 경제적인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학생들이 필수 외국어인 영어에 집중하는 경향이 여전히 강한 점, 둘째 제2외국어로는 독일어와 불어 같은 과거의 언어들은 쇠퇴하는 대신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는 점, 셋째 라틴어는 교양 단위에만 있는데 과거에 비해 전체적으로 교양 이수학점이 줄어든 데다가 교양 필수나 공통교양의 비중이 커지면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교양 학점 자체가 줄어든 점 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제2외국어들도 어렵겠지만, 전공 학과가 없는 라틴어는 오늘날 한국의 대학 교육에서 그 입지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소수 외국어도 아니고 하나의 “특수 외국어”로 불리는 라틴어 교육의 현실에서 교육 내용과 함께 교수 방법론의 문제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다.

3. 언어사적 접근

한국의 대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양 수준의 라틴어 강좌에서는 라틴어에 대한 언어사적 지식으로, 서양 언어의 계통과 역사에서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한다. 즉, 학생들이 라틴어가 유럽 언어들의 공통 조상인 인도유럽어족의 전통을 이어받은 언어로서, 현대 로망스어권 언어들의 직접적인 모어일 뿐 아니라 고대 후기와 중세 기간 동안 유럽의 역사에 따라 지역적인 융합과 분화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서양 언어들에 영향을 끼친 중요한 언어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3.1 인도유럽어 전통

인도유럽어에 속하는 모든 언어들의 공통 조상인 인도유럽조어(proto-Indo-European language)는 기록으로 남은 것은 없으나 학자들이 그 재구성을 위해 연구하는 이론적인 언어로서, 대체로 기원전 4500년경부터 흑해와 카스피해 북쪽에 걸친 스텝 지역에서 형성되어 신석기 말기와 청동기 초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Fortson, 2004: 16). 이 언어의 사용자들 일부가 수천 년 동안 사방으로 흩어져 이동하면서 선주민들과 섞여 각 지역 언어의 조상 언어를 형성했는데, 예를 들어 남쪽과 동쪽으로 이동한 사람들은 인도-이란어의 조어를 이루었으며, 서쪽으로 이동한 사람들 중 일부는 대륙의 본토로 들어가 게르만어, 켈트어, 발트-슬라브어 조어를 이루었고, 그리스 땅으로 들어가 그리스어의 조어를 이루었으며, 또 일부는 이탈리아반도로 들어가서 라틴어 조어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라틴어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는 언어로서 그리스어, 켈트어, 고대 게르만어와 함께 서양 언어들의 조상 언어 중 하나이다(김혜진, 2019: 171). 기원전 8세기 로마의 건국(BC 753)과 수백 년에 걸친 팽창으로 라틴어는 이탈리아 반도와 지중해 연안, 유럽 전체에서 통용되는 언어로 세력이 확장되었고, 로마가 유럽 세계를 지배한 고대부터 유럽의 각 지역에 로망스어 언어들을 형성하였다. 영국에서도 브리타니아가 기원후 1세기부터 5세기 초까지 로마의 지배를 받으면서 이미 ‘대중 라틴어’가 사용되었고(Hornblower & Spawforth, 1998), 이후 11세기 노르망디 공작 윌리엄1세의 잉글랜드 정복 이후 프랑스어에 속하는 노르만어를 통해 다시 라틴어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대륙의 국가들에서는 로마 가톨릭을 중심으로 한 기독교가 중세 동안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면서 라틴어가 유럽의 언어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3.2 로망스어의 모어

라틴어는 현대 언어에서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그리고 루마니아어 등 로망스어권 언어들의 직접적인 조상 언어이며 또한 영어에도 직접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 로망스어권 언어들은 ‘대중 라틴어’와 각 지역에 고유한 어휘와 음운, 문법 요소 등이 결합되어 발전한 것으로서 어휘, 문법, 문장구조 등 모든 면에서 라틴어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명사와 형용사가 성-수-격에 따라 변화하는 것과 동사가 시제-법-태 및 수-인칭에 따라 활용하는 모양에 있어서 매우 높은 유사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1]에서 인도유럽어족에서 내려온 라틴어의 위치와 그것이 로망스어 및 기타 언어들과 가지는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Wheelock, 2011: xxvii).
[그림 1]
인도유럽어족의 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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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서양 언어의 뿌리

라틴어는 로망스어의 모어일 뿐 아니라 서양의 모든 언어들에 직접적,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서양 언어의 역사에서 라틴어는 중세 전후에 걸쳐 천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럽 전체를 지배했는데, 특히 사회의 정점에 있었던 정치적, 종교적, 학문적 언어가 라틴어로 성립하고 또 유지되었기 때문에 그 언어학적 영향력은 막대한 것이었다. 따라서 라틴어는 서양 언어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의 언어 교육에서 이를 입증하는 하나의 근거로 코너스의 연구가 있는데, 그는 오늘날의 학생들이 왜 라틴어를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 라틴어가 가진 굴절어로서의 특징과 문장구조에서 답을 찾고 있다. 즉, 라틴어가 고도로 조직화된 언어이기 때문에 그 문장구조와 어휘들을 익히는 것을 통해 학생들이 다른 언어들을 더 쉽게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Connors, 2007). 이는 그만큼 서양 언어들이 라틴어라는 뿌리를 통해 서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4. 문법적 접근

4.1 음운론

한국의 대학에서 라틴어를 가르친 역사는 상당히 오래 되었으나, 고전 라틴어를 기준으로 한다면 위에서 본 것과 같이 1990년대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이때부터 대체로 2000년대 후반까지 라틴어 수업은 문법 위주의 강의가 주를 이루었다. 현재 한국에서는 중등교육과정에 라틴어 교과목이 없기 때문에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대학교에서 라틴어를 처음 접하게 된다. 이에 대학의 라틴어 강의는 초급 수준을 학습목표로 설정하며, 따라서 철자 읽기 등 음운론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수업은 라틴어 철자의 역사를 시작으로 자모의 발음, 음절, 악센트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르친다.
라틴어 강의에서 발음은 ‘고전 라틴어’ 발음을 기준으로 한다. 고전 라틴어 발음이란 언어학자들이 기원전 1세기 전후를 의미하는 로마의 고전시대의 라틴어 발음을 교육용으로 재현한 것이다. 이 시대의 라틴어는 금석문, 문학작품, 라틴어 교재, 기타 기록들에 많이 남아있는데, 이를 토대로 발음을 재구성한 것이다. 교회 라틴어는 중세에 사용된 대중 라틴어(vulgata) 발음을 이어가고 있으나 유럽 각 지역 언어의 영향을 받았다. 이 부분의 수업 내용으로는 기원전 1세기 라틴어 철자 Y(입실론)과 Z(제타)의 도입, 반자음(semi-consonant), 모음, 이중모음, 자음의 분류, 이중자음 등이 있다(성염, 2003: 17-18).
라틴어는 인도유럽어의 전통을 받은 음절 언어이다. 음절(syllaba)은 음성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 음운학적 “구성요소”라 불린다. 라틴어 단어에서 음절의 수는 그 단어의 모음이나 이중모음의 수와 같다. 음절의 이해는 기본적으로 단어와 문장을 정확하게 읽기 위해서 필수적이며, 나중에 라틴어 운문을 배울 때 운율을 이해하고 시행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다. 이 부분의 수업 내용으로는 라틴어 음절의 이해, 음절 나누기, 파열음가 유음 단위의 이해, 합성어 읽기 등이 있다.
악센트(accentus)는 라틴어 단어를 정확하게 읽기 위한 기본 지식이다. 단어를 읽을 때 어디에 강세를 주어 읽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익혀야 한다. 규칙이 단순해서 알기는 쉬우나, 음절의 이름을 알아야 규칙을 기억하기 쉽다. 악센트는 운문을 읽을 때 필요한 박자(ictus)와는 다른 개념임을 이해하도록 하고, 악센트와 박자를 예시로 들어 비교해줄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의 수업 내용으로는 라틴어 ‘두 음절 규칙’, 음절의 이름, 음절의 길이와 강세 규칙 등이 있다.

4.2 형태론

라틴어는 굴절어로서 부사나 접속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품사들이 문장에서의 쓰임에 따라 형태상의 변화를 겪는데, 이 변화가 의미를 결정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라틴어 단어는 기본적으로 어간과 어미로 이루어지는데, 명사와 형용사는 성과 수와 격에 따라 어미변화(declinatio)를 겪는다. 성으로는 남성, 여성, 중성이 존재하며 수는 단수와 복수가 있고, 격으로는 주격, 속격, 여격, 대격, 탈격, 호격 등 여섯 개가 있다. 라틴어 문법의 형성기에 로마의 문법학자들이 참조했던 그리스어는 단수, 복수 외에 양수(dual)가 존재하고, 탈격이 없다. 라틴어의 탈격은 그리스어 여격의 용법들을 분리시키면서, 라틴어에 독특한 여러 용법을 담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라틴어 명사는 단수 복수를 합쳐 격에 따라 12개의 어미변화 형태를 가진다. 형용사는 동일한 어간에 남성-여성-중성 각각 6개의 격이 어미변화 형태를 가지며, 단수-복수를 합쳐서 36개의 형태를 가진다. 학생들은 여기서 매우 낙담하지만, 이렇게 성-수-격으로 구분되어 어미가 정해져 있는 덕분에 라틴어는 문장 구조가 바로 드러나고 분명하게 이해될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킨다.
라틴어의 동사는 수와 인칭, 그리고 시제, 태, 법에 따라 활용(coniugatio)을 겪는다. 라틴어 동사의 수로는 단수와 복수가 있고, 인칭으로는 1인칭, 2인칭, 3인칭이 있다. 수와 인칭에 따른 어미가 결정되어 있어서, 학생들은 동사를 배울 때 이 인칭어미의 활용을 익히게 된다. 라틴어의 시제(tense)로는 현재, 미래, 반과거(imperfect), 완료(perfect), 미래완료(future perfect), 과거완료(pluperfect) 등이 존재한다. 라틴어의 태(voice)로는 능동태와 수동태가 있으며, 법(mood)으로는 직설법, 부정법, 명령법, 접속법, 분사 등이 있다. 라틴어 동사에는 그리스어에 있던 양수(dual), 부정과거(aorist), 중간태(middle), 희구법(optative)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라틴어의 분사 체계도 형태상으로 보면 비교적 단순하다. 라틴어 문장에서 동사 하나를 말할 때, 이렇게 수와 인칭, 그리고 시제, 태, 법 등 다섯 가지 요소가 함께 결정되어, 즉 해당 요소에 따라 활용된 상태로,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라틴어 동사 하나를 놓고 활용되는 경우의 수를 다 따져보면, 특히 타동사의 경우, 굉장히 많아서 명사나 형용사의 변화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지만, 학생들은 그것들을 다 배우지 않기 때문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초급 라틴어 수업에서 동사는 대부분 능동태, 직설법, 현재시제만 배우기 때문이다.
라틴어는 명사와 형용사가 성, 수, 격에 따라 변화하고 동사도 수와 인칭에 따라 활용하기 때문에 문장의 요소 간 의미 관계가 뚜렷하며, 그래서 어순은 다소 자유롭다. 로마인들의 언어 습관에 따르면 주어가 맨 앞에 오고 동사가 문장의 뒤에 가며, 타동사의 경우 목적어가 동사 앞에 놓이며, 부사어구도 동사 앞에 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강조점에 따라 단어의 위치는 달라질 수 있으며, 단어의 위치가 바뀌었다고 해서 비문이 되지는 않는다. 동사가 뒤에 놓인다는 점에서 영어 어순과 달라서, 유일한 외국어로 영어를 익힌 학생들은 상당한 혼란을 겪는다. 라틴어는 이렇게 어순이 다소 자유롭지만, 일정한 습관이 있음을 파악하도록 하고, 특히 각 단어의 어미 형태를 문맥 안에서 파악해야 하므로 라틴어에서 형태적인 측면은 매우 중요한 지식이다. 사실 이 부분이 과거 라틴어 문법 수업의 주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윙게이트는 이른바 ‘문법⋅번역 방법’(grammar/translation method)으로 불리는 이 전통적인 라틴어 교육방법론에 대한 비판에서 ‘자연적 방법론’을 주장했는데, 복잡한 문법 암기를 떠나 라틴어 문장을 듣고 따라하고 교실에서 오직 라틴어만 사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Wingate, 2013: 493). 그러나 이는 긴 교육 시간과 여유 있는 환경이 전제되어야 하기에, 한국의 대학 교육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라틴어 학습에서 문법 암기 위주가 아니라 문장을 통째로 보고 그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효율적인 방법인 것은 사실인데, 이 내용은 구문론에서 살펴보겠다.

4.3 구문론

과거 1980~90년대까지 우리나라 대학의 라틴어 강의는 문법 위주이면서 형태론 중심의 학습으로 명사, 형용사의 변화를 외우고 동사의 다양한 활용을 암기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이것은 특히 한 학기로 끝나는 교양 라틴어 입문 강좌의 전형적인 수업 방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2000년대 이후 오늘날의 라틴어 강의는 대체로 통사론 혹은 구문론 중심의 학습으로 문장 안에서 요소들의 관계를 파악하고 결국 문장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
구문론에 따른 라틴어 학습법은 문장의 구조와 의미를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한국에서 라틴어 구문론을 별도의 책으로 낸 것으로는 허창덕의 『라틴어 문장론』이 유일한데(허창덕, 1962), 이 책을 기본 교재로 일반대학에서 교양 강의를 한 예는 없지만, 구문론을 기반으로 하는 학습법은 라틴어나 라틴 문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에게 상당한 유익함이 있어서 많이 활용되었다.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목차는 제1편 단문(주어, 부설명어, 직접객어, 간접객어, 부가어, 부사어), 제2편 복합문(주문, 속문, 주어문, 객어문, 부가어문), 제3편 간략문(부정법문, 분사문, 동명사문), 제4편 간접화법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의 편제는 당시 유럽의 라틴어 문법책 중에서 전통적인 구문론 교재와 다르지 않은데, 말하자면 주어와 목적어를 문장의 핵심 요소로 파악해야 한다는 시각을 담고 있다.
한국에서 라틴어 문장의 학습법에 대한 접근 방법은 1990년대를 기점으로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되는데, 기존의 주어와 목적어를 문장의 핵심 요소로 보는 체언 중심의 문장 이해를 비판하고, 동사를 라틴어 문장의 중심 요소로 보아야 한다는 이론에 입각해 있다. 이것이 오늘날 라틴어 학습 교재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시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사실 서구의 다른 언어들의 학습법이 채택하고 있는 경향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시각에 입각한 학습법에 따르면, 무엇보다 라틴어 동사의 성격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서 문장의 형태가 자연스럽게 구분된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의 대학에서 사용된 라틴어 교재 가운데 이렇게 문장에서 동사 중심의 구문론을 수용하고, 교수학습법에서 강조한 것으로는 성염의 『고전 라틴어』가 처음이다(성염, 1994). 그리고 현재는 대부분 대학교의 라틴어 강좌가 이러한 이론에 부합하는 교재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것이 Oxford Latin Course(Balme & Morwood, 2006)인데, 이는 2008년에 당시 서울 지역 대학들의 라틴어 교수자들이 모여 건조한 문법책을 탈피하고 새로운 문장론에 부합하는 교재로 이 책을 선정하고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교재는 전 세계 영어권 국가의 중등교육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집필된 것인데, 대학에서도 라틴어를 처음 배우는 학생들을 위한 교재로 쓰인다. 이 책은 본문에 아예 문법 항목이 없는, 다소 충격적인 모양을 갖추고 있다. 본문에는 쉬운 라틴어 문장으로 된 이야기만 있고, 로마 문화에 관한 영어로 된 설명이 들어 있으며, 문법은 책의 끝에 모아 놓았다. 본문의 라틴어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틀 속에 들어 있어 전체적으로 스토리를 연결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장별로 문장을 싣는 기준은 구문론 학습법 상의 순서에 따랐다. 문장 안에서 동사의 성격을 구분하면서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고, 그 안에서 쓰인 단어의 변화와 활용을 익히는 방식이다.

5. 문화적 접근

5.1 문화적 접근의 필요성

한국의 대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라틴어 교육은 서양의 대학들, 특히 유럽의 대학들과 미국의 대학교 및 인문학 칼리지들이 전통적으로 유지해 오는 라틴어 교육과는 목표에 있어서부터 다르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유럽의 라틴어 교육은 초등교육 과정부터 혹은 최소한 중등교육 과정에서부터 시작하며, 교육의 목표는 상당한 수의 고전학 전문가를 양성하여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화로부터 이어지는 자신의 정체성과 전통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유럽 문화를 자신들의 뿌리로 삼으려고 하는 미국과 캐나다 등 미주 국가들의 고전어 및 문화 교육도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고전 교육을 통해 전통의 가치를 보존하고, 문화인이 되는 것이다(Howe, 2011: 31).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도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고전 교육이 무너진 현대의 교육 현실을 비판하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Hanson & Heath, 2001), 이제 고전어 교육에서 과거의 엘리트 양성이라는 목적을 버리고 전통 문화를 이해하는 문화 대중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공존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김나지움에서의 라틴어 교육의 목표는 더 이상 엘리트 양성이 아니다. 단지 다른 언어처럼 ‘말하기와 듣기’ 위주가 아니라 라틴어 문장을 해독하는 능력을 교육 목표로 삼고 있다(Mayer, 1972: 13. 강태호, 2007: 90에서 재인용). 미국의 경우에도 라틴어 교육의 목표를 고전 작품들을 읽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갖춰주는 것이 아니라 ‘라틴어 문장구조와 어순을 익혀 읽기 능력을 증진하는 것’으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으며(Hansen, 2000: 173), 나아가 라틴어 교육에서의 엘리트주의가 이 교과목의 지속성을 위협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Kitchell, 2015: 168).
미국에서는 이미 라틴어 교육에서 문화적 접근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중서부 및 남부 고전학회’(Classical Association of the Middle West and South)의 1998년 컨퍼런스 자료에 따르면, 1996년 오하이오주 교육청이 채택한 문서 ‘외국어: 오하이오 모델 역량기반 프로그램’(Ohio’s Model Competency-Based Program)이 제공한 라틴어 교육의 세 가지 목표 중 둘은 문화와 관련된 것이다. 이를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목표 1. “학습자들이 다양한 목적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광범위한 문화적 맥락 속에서 외국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 이 목표는 라틴어 교수자에게 라틴어를 단지 일련의 문법규칙과 어미 습득이 아니라 의사소통의 방법으로 간주하도록 하는 것이다.
목표 2. “학습자들이 세계문화에 대한 지식을 보여주고, 문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제고하며, 그들 자신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인식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문화적 연결은 라틴어 교수자들에게 ‘자연스러운’ 것이었지만, 새로운 시도란 이런 정보를 언어 학습에 통합하는 것이지 언어 학습을 쉬고 별도로 ‘문화의 날’을 갖는 것이 아니다.
목표 3. “학습자들이 정당한 언어 자료를 통해 정보에 접근함으로써, 그리고 글로벌 사회에서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다른 과목들과의 연계를 통해 언어를 사용하는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목표도 라틴어 교수자에게 도전이 된다.” (Sienkewicz et al., 1999: 61-62)
한국의 라틴어 교육도 이제 문화적 접근 방법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에서 라틴어 교육이 대학교에서 처음 시작되고 또 교양 영역에서 이루어지므로 더욱 그렇다. 라틴어 교육에서 문화적 접근이란, 기존의 언어학적 문법적 접근 방법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필수 콘텐츠로 삼되 문학과 문화의 콘텐츠를 오히려 바탕에 놓아야 한다는 시각의 전환을 기본으로 한다. 쉽게 말하면, 라틴어 교육에서 로마의 신화와 역사, 로마인의 삶과 문화, 그리고 그들이 남긴 문학 작품들의 풍부한 콘텐츠를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대학교에서 고전 그리스어와 라틴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오설리번 또한 이 고전학 영역의 교육에서 신화와 문학, 역사와 같은 비언어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크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그리스와 로마 세계에 대한 폭넓은 대중의 관심을 견인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O’Sullivan 2007: 109).

5.2 라틴어와 로마 문화

라틴어 교육에서 로마의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은 로마의 신화와 역사, 로마인의 생활 등 문명과 문화적 요소를 교육 내용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라틴어 강의에서 로마 문화에 대한 교육은 실제 강의계획서에 로마 문명과 문화에 대한 내용이 수업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명시하는 데서 시작한다. 매 수업에서 문법과 문장의 설명에서 필요하면 교수자가 로마의 역사나 로마인의 문화 관련 내용을 이야기해주지만, 공식적으로는 학기 초 강의 오리엔테이션 때와 학기 중 3~4회 정도 문화사 중심의 수업을 편성할 수 있다. 다음은 수업 중 포함할 수 있는 로마의 문명과 문화 콘텐츠 중 일부이다.

5.2.1 라틴어와 헬레니즘 전통

학기 초 라틴어의 역사를 소개할 때 고전 라틴어가 고대 로마인들이 사용하던 언어로서, 인도 일부와 유라시아 대륙 대부분 언어들의 공통 모어인 인도유럽어족에 속한다는 언어학사적인 사실과 함께, 앞서 언급했던 인도유럽조어(proto Indo-European language)의 형성 및 그 사용자들의 이동 시기와 경로부터, 고대 로마인들의 형성에서 그리스 문화가 끼친 영향 등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서양의 문명사에서 로마가 그리스인들이 일으킨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헬레니즘(Hellenism)의 계승자이자 후대 유럽에 이를 전해준 전달자라는 사실과, 르네상스 이후 근대 서양이 자기 정체성의 핵심 가치로 되살리고자 했던 것이 다름 아닌 이 그리스와 로마의 전통이라는 점을 주지시킨다. 또한 이것이 현대에 와서는 서양을 비롯한 세계의 대부분 대학에서 학문의 기본 이념으로 추구되고 있으며, 우리가 서양적 학문과 방법론을 지식의 바탕으로 습득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리스 로마의 문명이 우리 자신의 지식의 뿌리에도 닿아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5.2.2 고대 로마의 신화와 역사

고대 로마의 역사는 신화에서 시작되는데, 그것이 그리스 신화와 연결되는 이야기라는 사실도 중요한 수업 내용이다. 로마인들은 그리스 문화의 영향으로 자신들의 조상이 트로이의 영웅 아이네아스(Aeneas)라고 여겼는데, 그가 이탈리아 반도 라티움족(Latini)의 땅에 들어왔고 그의 아들이 세운 알바롱가(Alba Longa)의 먼 후손인 공주 레아 실비아(Rhea Silvia)가 전쟁의 신 마르스(Mars)의 아이를 잉태하여 쌍둥이 로물루스(Romulus)와 레무스(Remus)를 낳았고, 이 중 로물루스가 기원전 753년에 로마(Roma)를 건국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스』(천병희역, 2007)와 리비우스의 『로마사』(이종인역, 2018) 등 여러 전거들에 나오는 것이지만 그것들을 수업시간에 다 다룰 수는 없다. 그런데 이 내용이 본 강좌에서 채택한 교재 Oxford Latin Course(이하 OLC) 제1권에 라틴어 지문과 연관된 지식을 제공하는 부분에 영어로 제시되어 있다(Balme & Morwood, 2006: 78). 로마 문화를 위해 별도의 교재를 추가하지 않더라도 이 내용을 교수자가 적절한 정도로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 신화적인 시작으로부터, 교수자는 자연스럽게 로마 왕정의 역사와 공화정의 성립과 팽창, 그리고 수업에서 주로 다루는 기원전 1세기 공화정 말기와 제정으로의 이행을 설명할 수 있다.

5.2.3 고전 라틴어와 로마 문화의 발전

고대 라틴어는 이탈리아 반도 중서부 라티움 지방의 언어였으며, 인도유럽어의 일종인 기존의 구어 전통 위에 기원전 8세기경 페니키아로부터 지중해 세계에 알파벳이 전해질 때 라틴어 철자가 처음 형성되었으며, 기원전 7-6세기의 금석문이 있다는 사실도 수업 내용이 된다. 초기 로마는 주변 부족들 및 왕국들과의 전쟁을 통해 영향력을 키웠으며 기원전 3세기 말 카르타고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이탈리아 반도 밖으로 진출하면서 국제적 영향력도 커졌다. 이제 로마인들이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가운데 문화적 성장이 요청되었고, 기원전 2세기에는 라틴어 문헌들이 나오게 되며, 기원전 1세기에 이르러 로마는 정치적으로는 그리스를 점령하면서 문명 세계의 정점에 서게 되고 문화적으로는 국가사업으로 라틴어 문법을 정비하게 된다. 라틴어의 발전으로 로마 문화는 기원전 1세기 키케로(106-43)와 아우구스투스(BC 63-AD 14)의 시대로 불리는 황금시대를 이룰 수 있었으며, 기원후 1세기 은시대를 거쳐 로마에 기독교가 공인되고 국교가 되는 4세기까지 번영을 누리게 되는데, 이 때의 라틴어를 ‘고전 라틴어’라고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렇게 고대 로마의 문명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고전 라틴어의 역사에 실어서 전달함으로써 학생들이 먼 과거의 언어를 배울 때 가질 수 있는 긴장과 두려움을 관심과 흥미로 전환시키고, 이를 통해 자발적인 학습 동기를 이끌어낼 수 있다.

5.3 로마 문학과 라틴어 교육

대학의 라틴어 교육은 ‘고전 라틴어’(latina classica) 교육이기 때문에, 문법 중심의 강의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대 로마의 문학이 가장 중요한 교육 콘텐츠가 된다. 고전 라틴어는 고대 로마의 역사 중에서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2세기의 황금기를 일컫는 “고전기”의 라틴어를 가리키는데, 대체로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하여 라틴어가 유럽의 공용어로 통용되는 4세기말 이후 중세 동안의 ‘대중 라틴어’(latina classica)와 구분한다. 고전기의 로마 문학은 서사시, 서정시, 드라마, 산문 등 다양한 장르에서 발전했으나 라틴어 수업의 콘텐츠로 사용할 만한 것은 주로 서사시에서 가져올 수 있다.
로마의 서사시로는 기원전 1세기 루크레티우스(Lucretius)의 철학적인 저작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De rerum natura)를 제외하면(강대진역, 2012), 대표적으로 베르길리우스(Vergilius)와 오비디우스(Ovidius)의 작품을 수업에 사용할 수 있다. 이것들이 그리스 신화를 수용하고 로마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Aeneis)는 로마인들의 조상이 옛날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의 영웅 아이네아스(Aeneas)에서 시작되었고 이 혈통이 당시의 지도자 아우구스투스에 까지 이르렀다고 하는 내용으로 고대 로마인들의 정체성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며(천병희역, 2007),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Metamorphoses)는 그리스 신화를 로마의 전통 속에 수용하고 변형하여 독특한 로마인의 신화를 구축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천병희역, 2017).
한국의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고전 라틴어 강의에서는 특히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것은 현재 국내 대부분 대학의 라틴어 강의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OLC에 이 『아이네이스』의 내용이 상당히 많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OLC는 건조한 문장으로 문법을 전달하는 기존 라틴어 교재의 편제를 탈피하여, 잘 알려진 주인공을 내세우고 쉬운 라틴어 문장으로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스토리텔링’ 방식을 취했는데, 이 책의 어린이 주인공 퀸투스(Quintus)가 나중에 로마의 유명한 시인 호라티우스가 된다. 호라티우스는 “Carpe diem”(카르페 디엠)이라는 라틴어 경구로 잘 알려져 있어 학생들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 교재 1권은 문법이 초급의 전반부, 2권은 초급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3권은 접속법(subjuctive) 등 문법의 마지막 부분을 담고 있다. 교양 강좌로 열리는 한국의 대학 라틴어 강의에서는 주로 1권으로 수업을 하는데, 제시되는 라틴어 문장들의 내용에 다름 아닌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트로이전쟁 후 오뒤세우스(Odysseus)의 귀향 이야기가 나오고, 트로이가 함락되던 날 영웅 아이네아스가 트로이 일족을 이끌고 탈출하여 온 바다를 방랑하다 카르타고에 들어가 여왕 디도(Dido)와 사는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소명에 대한 유피테르(Iupiter)의 경고를 듣고 이탈리아로 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학생들은 기초적인 문법을 익히면서 이런 이야기들을 쉬운 라틴어 문장 안에서 읽어낼 수 있고, 교수자의 설명을 통해 이야기를 지은 시인 베르길리우스와 그의 시대를 알게 되고, 관련 자료를 통해 로마의 신화와 역사 전반에 대해 더 깊은 이해에 이를 수 있게 된다. 교양 교과목인 고전 라틴어 강의에서 별도의 문학 교육을 편성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문법에 치중하지 않으면서 문학 텍스트를 바탕으로 내용을 구성한 문법 교재를 사용한다면 주어진 시간 안에 로마 문학의 콘텐츠를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6. 나가는 말

한국의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라틴어 교육의 내용과 방법론에 대한 진단은 라틴어가 대학의 학과나 전공을 형성하지 못하고 교양 영역에 속하며, 학문 도구로서의 중요성에 비해 단지 하나의 소수 언어로 취급되는 현실을 감안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현황을 감안할 때, 한국의 대학에서 라틴어 교육은 유럽에서 고전을 익힌 전통적인 엘리트와 고전어 전문가 및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데서 성립한 서양의 전통적인 교수법을 따르는 기존의 문법 중심 교수방법론을 극복하고, 라틴어 문법과 함께 로마의 문학과 문화 콘텐츠가 입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수업을 만들어 학생들이 라틴어와 로마 문화를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인문교양 콘텐츠로 인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라틴어 문법 강의는 교재 내에서 수업 일정에 따라 정한 만큼의 분량을 정해진 시간 내에 소화하되 정확한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해야 하며 학생들이 문법을 이해하고 기억하고 문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쉬운 학습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렇지만, 학생들이 라틴어 수업 시간에 고대 로마의 신화와 역사, 문학과 문화를 자료와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라틴어를 통해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면 라틴어를 배우는 현장에서 그 시간을 즐겁게 느끼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라틴어에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현재 한국의 대학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라틴어 교재 Oxford Latin Course는 이야기책이다. 기원전 1세기 후반 공화정 말기의 로마 역사와 로마인의 생활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 속에 라틴어 문법을 은근히 담아둔, 소프트한 문법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로마 최고의 시인이었던 퀸투스 호라티우스가 남긴 경구 ‘Carpe diem’은 시의 한 구절로 ‘오늘을 즐겨라!’라는 뜻이다(Horatius, Odes 1.11. 김남우역, 2016). 학생이 수업 중에 라틴어와 로마 문화에 즐거움을 느끼고, 그것을 좋아하게 되고, 거기서 나름의 탐구심이 생겨서 스스로 라틴어 학습이 자신의 삶에 의미를 남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본 연구가 지향하는 방법론상의 목표이다.

Notes

1) 2020년 현재 국내 일반대학 중 교양강좌로 라틴어가 있는 곳은 건국대학교, 경희대학교, 고려대학교, 동국대학교, 부산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서강대학교, 서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전남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으로 15개 대학이다. 그러나 최근의 폐지 및 학기 중 폐강으로 실제 라틴어 강의가 열리는 학교는 10여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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